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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VB, 현행 랠리포인트제도 변경 '움직임'


한 세트 21점제 도입 검토

[류한준기자] 지난 11월 2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러시앤캐시전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이날 두 팀은 3세트에서 24-24로 듀스에 들어갔다. 2점을 먼저 앞서야 승부가 가려지는 가운데 3세트 최종 스코어는 56-54 대한항공의 승리였다. 두 팀은 한 세트를 더 치른 것과 마찬가지의 혈전을 벌이고서야 승부를 봤다. 현행 랠리포인트 제도에서 나온 한 세트 최다 득점(110점)과 최장 시간(59분) 기록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관하고 있는 V리그를 포함해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국제대회 그리고 유럽 등 각국 리그 기록을 종합해 봤을 때도 최고 기록이었다.

당시 대한항공의 경고 누적에 따른 페널티 규정 미적용으로 인한 오심 논란이 경기 종료 후 제기됐다. 그러나 재경기가 열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날 경기 결과와 3세트에 작성된 기록은 그대로 인정될 분위기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대한항공 외국인선수 마이클 산체스(쿠바)는 "배구를 하면서 이런 점수는 처음"이라며 "마치 농구경기를 한 것 같다"고 했다. 마침 같은 날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KCC와 LG전에서는 두 팀이 1쿼터를 8-6이라는 저조한 스코어로 마쳤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과 러시앤캐시의 3세트에서 나온 기록적인 스코어는 더 많은 조명을 받았다.

FIVB 주최 국제대회에서는 지난 1999년 월드리그에서 브라질과 캐나다전에서 나온 44-42가 한 세트 최다 점수였다. 2011년 월드리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전에서 나온 42-40이 두 번째 다득점이었고 같은 해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 미국과 이탈리아전에서 기록된 41-39가 그 뒤를 이었다.

유럽배구에서는 54-52가 종전 한 세트 최다 점수였다. 이 기록은 두 차례 작성됐다. 지난 2002년 1월 13일 이탈리아리그 쿠에노와 시슬리 트레비소와 경기, 그리고 2007년 그리스리그 AEK 아테네와 PAOK 테살로니키전이었다. 아테네와 테살로니키전은 2세트에서 길고 긴 접전이 이어졌는데 당시 세트 소요시간은 57분이었다.

여자 배구에서는는 지난 시즌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갈라타사라이(터키)와 볼리 취리히(스위전)전에서 나온 48-46이 한 세트 최다 득점 기록이다.

한 세트 최저 득점 기록은 어떨까. 공식경기에서 25-0 스코어를 가끔 볼 수 있는데 이는 몰수경기 때 나온다. 2011-12시즌 V리그에 참가했던 상무(국군체육부대)가 그랬다. 상무는 당시 승부 및 경기조작 사건이 일어나자 관련 선수 문제로 리그 불참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배구연맹(KOVO)은 남아있던 상무와 다른 팀들의 경기 결과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각 세트 점수를 25-0으로 처리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0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14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남미예선 아르헨티나와 페루전에서 25-0이 나왔다. 당시 페루는 심판 판정에 항의를 계속했고 사령탑을 맡고 있던 홍성진 페루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을 코트에서 나오게 했다. 주심은 코트에 복귀하지 않은 페루에게 0-3 몰수패를 선언했고 아르헨티나는 페루에게 1, 2, 3세트 모두 25-0으로 승리를 거둔 걸로 처리됐다.

그러나 몰수경기가 아닌데도 25-0이라는 믿기지 않는 점수가 나온 적이 있다. 2009년 러시아 2부리그 하라 모린과 자바야클라카전이었다. 당시 2세트에서 하라 모린은 25-0으로 자바야클라카를 제쳤다.

한편, FIVB는 랠리포인트제도 변경을 추진 중에 있다. 현행 랠리포인트제도는 지난 1999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FIVB 경기규칙위원회에서 채택됐고 2000년부터 공식 도입됐다. 그러나 FIVB는 더 빠른 경기 진행과 함께 박진감을 높이기 위해 세트당 25점제를 21점제(풀세트까지 갈 경우 마지막 5세트는 현재와 같은 15점제를 유지)로 바꾸려고 한다.

21점제에서는 팀 당 한 세트에서 두 번 주어지는 테크니컬 타임아웃 횟수가 2회에서 1회로 줄어든다. 타임아웃은 현재와 같은 세트당 2회를 그대로 유지한다.

FIVB는 이미 21점제를 시행해봤다. 지난 10월 브라질과 멕시코에서 각각 열린 23세 이하 남녀세계배구선수권대회에서 이를 적용했다. 또한 올 시즌 브라질 수레프리가에서도 21점제를 시범적으로 채택, 운영 중에 있다. 새로운 제도 도입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대한배구협회와 KOVO는 규정 변경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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