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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한 고양, 프로 탈퇴 후 아마추어 전환 예고


구단 운영 어려움 호소, 시즌 중반 보조금 횡령 등 문제점 드러나

[이성필기자] K리그 챌린지(2부리그) 고양 자이크로의 프로 탈퇴는 일찌감치 예견됐던 일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28일 "고양 구단이 공문을 보내 프로축구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무책임한 행동으로 보일 수 있어서 시즌이 끝나면 이사회와 총회를 통해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전했다.

고양은 2013년 챌린지 출범과 함께 고양 Hi FC로 리그에 참여했다. 전신인 안산 할렐루야 구단의 프로 확장판이었다. 안산 시절 구단 운영비 일부는 대형교회의 선교 헌금 등으로 충당했는데 고양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운영을 이어왔다.

고양 구단의 1년 예산은 20억원대 중반이다. 고양시가 4억5천만원 정도를 지원하는데 유소년 육성에만 사용 가능하다. 프로축구연맹이 지난해 공개한 각 구단의 선수단 인건비를 확인하면 고양은 9억5천만원 정도가 된다. 등록 선수가 28명으로 1인당 평균 연봉은 3천400만원이다. 군경팀인 상주 상무와 안산 무궁화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금액이다.

감독은 이영무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안산 시절부터 맡아 왔다. 이 감독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지난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에 '이 감독이 구단을 사유화 하고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투서가 접수된 뒤 감독직에서 물러나 기술위원장을 맡았다. 서른 넷의 이낙영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한동안 뒤로 물러났던 이 감독은 구단 자체 조사 결과 무혐의로 밝혀진 뒤 올해 구단 대표이사로 올라서며 전면에 재등장했다. 일종의 돌려막기였다.

성적도 좋지 않다. 올 시즌 39경기 2승 10무 27패, 승점 16점으로 최하위다. 홈경기 평균 관중은 300명대 중반이다. 프로 역사상 최다인 25경기 연속 무승 기록도 세웠다. 게다가 문체부 지원금 4억6천800만원 중 3억8천200만원의 보조금이 세탁됐다. 이 중 2억8천700만원이 구단 운영비 외의 목적으로 사용된 것이 드러났고 재무이사가 9천600만원을 허위로 정산하고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시즌 중반에는 고양과 연고지 계약이 끝나면 경기도 내 타 도시로 연고를 옮긴다는 소문까지 나왔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여주, 이천이었다. 축구 기반이 완벽하지 않은 도시로 이전하는 것에 물음표가 붙었다.

그러나 이천시 축구 관계자는 "고양에서 꾸준히 연고지 협약에 대한 제안을 했고 그 중심에는 이영무 대표이사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연고를 옮긴 후 아마추어로 시작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고양 관계자는 "특별하게 언급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다만, 아마추어 전환은 아무도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당황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프로연맹은 무조건 고양을 퇴출시키는 등의 절차를 밟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명확한 책임을 묻는 등 사유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그동안 프로 운영 의지에 대한 의심이 있었고 의구심이 많았지만 (리그에서) 빠지겠다고 하면 빠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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