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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에서 영그는 황선홍의 야심과 미래


부임 1년 2개월 "서울에서 정말 하고 싶은 것 많다" 정면 돌파 선언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지난해 6월 유럽을 유랑하며 축구 공부를 하고 있던 ''황새'' 황선홍(49) 감독은 ''독수리'' 최용수(44) 감독이 장쑤 쑤닝(중국)으로 이동하면서 전격적으로 FC서울 지휘봉을 잡았다.

최 감독이 남기고 간 유산을 활용해 서울의 연속성을 이어가야 하는 부담이 꽤 컸지만, 황 감독은 하나씩 자신의 틀로 바꿔가기 시작했다. 덕분에 정규리그 최종전 전북 현대전에서 이기며 극적인 우승을 차지해 개인적으로 큰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정신없이 6개월을 보낸 황 감독은 올해 야심 찬 출발을 시도했지만, ACL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연이어 당하는 등 수렁에 빠졌다. 정규리그 출발도 좋지 않았고 FA컵도 16강에서 부산 아이파크(챌린지)에 승부차기로 무너지는 등 매끄럽지 않았다.

◆서울 부임과 함께 정신없이 보낸 시간

비판의 강도는 더 세졌다. 황 감독의 마음도 편하지 않았다. 전지훈련 동안 다듬었던 수비 전술을 수정하는 등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다. 부산, 포항 스틸러스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지도력을 구축하고 정규리그, FA컵 우승도 해봤지만 서울은 또 달랐다.

부임 1년 2개월여가 지난 시점에서 '조이뉴스24'가 지난 15일 황 감독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나 정신없이 달려왔던 지난 시간과 서울에서의 계획 등에 대해 물었다.

이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쏟아졌다. 그렇지만, 서울 선수들은 빗속 훈련을 강행했다. 오는 19일 울산 현대와의 27라운드를 앞두고 훈련을 당연하다는 것이 황 감독의 생각이었다. 어차피 분당 자택 말고 훈련장 인근 구리에 집을 마련해 이동이 편하다. 가끔은 강변을 걸어서 훈련장까지 온다고 한다.

"5위(서울) 팀이 2위(울산)와 만나는데 당연히 훈련해야죠. 앞선 팀을 상대로 이기려면 뭐든 방법을 찾아서 해야죠."

서울(승점 41점)과 울산(47점)의 승점 차이는 6점,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 승리로 3경기 무패(2승 1무)를 울산전 승리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데얀이 16골로 득점 2위 기운을 이어가고 있고 윤일록(10도움)도 도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A대표팀 발탁이 불발, 충격이 꽤 크지만 이겨내고 있다. 그나마 발탁에 성공한 고요한이 좋은 기운을 안고 있다.

황 감독은 서울과 2년 6개월의 계약을 맺었다. 내년 말까지는 서울을 지휘한다.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팀으로 좀 더 강한 팀으로 바꿔 보고 싶은 것이 황 감독의 마음이다.

"선수들은 그 나이에 맞는 경기를 보여주면 된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젊은 선수, 20대 초반이나 중반은 패기가 넘치지 않는가. 실수해도 좋으니 도전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실수해도 좋으니 도전 의식을 보여주고 적극성이 드러나야 한다고 본다. 고개 숙이고 뛰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서울은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강점이다. 그렇지만 올해는 시행착오를 단단히 겪으며 시즌 중반이 넘어가서야 감을 잡아가고 있다. 3연승 이상을 하지 못하고 끊기는 것이 아쉬워도 슬로스타트에서 벗어나 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어떤 행동을 하다가 실수를 하는가가 중요하다. 좀 더 적극적인 마음을 갖고 하다 실수하는 것은 다행이라고 본다. 그런 마음이 없다면 운동장에 내보내기 싫다. 적어도 나와 함께하는 선수라면 소극적인 자세를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축구가 인생의 큰 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주어진 시간을 헛되이 보내면 안 된다. 포지션에서 붙박이가 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축구가 자기의 삶이지 않은가. 어차피 경쟁해야 한다. 기회가 10분, 20분이 오더라도 자기 것을 보여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프로답다고 본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선수들이여 경쟁하려면 실패 두려워 말고 보여달라"

물론 서울은 성적을 내야 하는 팀이라는 것을 황 감독도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젊은 선수에게 많은 기회를 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다. 다소 전력이 약했던 부산, 포항에서야 젊은피가 대거 중용됐지만, 서울은 다르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더 할 말이 많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교체하면서도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한다. 서울은 시도민구단과 비교하면 정말 치열하다. 시도민구단에서 6~7경기 기회를 준다 치면 서울은 2~3경기에서 승부를 내야한다. 그래서 주어진 시간을 헛되이 보내면 안 된다고 본다. 그래야 프로답다고 본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선수들에게도 못해서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선방쇼를 펼치며 26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골키퍼 양한빈(26)이 좋은 예다. 2011년 강원FC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양한빈은 지난해까지 두 경기 출전에 불과했지만, 올해 15경기에 나서고 있다. 선배 유현(34)과 당당한 경쟁을 이겨내고 있다.

"올해 우리 팀은 중앙 수비, 측면 모두 한 바퀴를 돌았다. 가용 자원을 모두 활용해봤다는 뜻이다. 그럴수록 경쟁에서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표현해야 한다. 기회를 잡기 위해 성심 성의껏 자세를 보여준다면 분명히 개인이 발전하리라 본다. (양)한빈이도 슈퍼매치 직전 대구전에서 실수해서 정말 심하게 뭐라고 했다. 한 번 실수야 그럴 수 있는데 그것이 뒤에도 영향을 받으면 안 된다. 그래서 여러 말을 해줬더니 슈퍼매치에서 안정을 찾더라. 한빈이처럼 기회가 오면 흔들리지 말고 잡아야 한다."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시대지만 개인의 개성이 팀 안에서는 죽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 황 감독의 마음이기도 하다. 공격수 출신인 황 감독은 기술도 영리하게 써서 전체를 살리면서 자신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한 선수가 볼을 갖고 있는데 무리하게 슈팅을 하려고 한다. 동료에게 내줘야 하는데 슈팅을 하는 것은 개성이 아니다. 욕심이다. 순리대로 해야 한다. 일대일 상황이면 과감하게 해야 한다. 실패, 성공 상관없이 아무 문제가 없다. 속여서 뭘 하려면 욕심이 된다고 본다. 그건 팀 전체를 망치는 일이다. 나도 조직과 틀을 좋아하지만, 그 안에 넣고 싶은 생각은 없다. 축구는 무리하면 안 된다. 어차피 다 보인다. 저 친구가 욕심을 내는지, 무엇을 의도하는지 다 보인다. 그라운드에 도망갈 곳이 어디 있는가. 카메라가 있고 관중이 있다. 움직임을 통해 동료를 끌어내고 자신이 할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재차 기회 안에서의 성장, 경쟁을 기대했다.

"한 번 기회를 얻었으면 뺏기지 말아야 한다. (황)현수에게도 말하지만, 인생이 달린 문제 아니냐. 누구를 탓하겠는가. 강철, 윤희준 코치에게도 잘 배우라고 한다. 이 순간이 1~2년 사이에 자리 잡는다. (포항 시절) 김원일, 김광석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데얀을 보라. 자기 것을 하면서도 동료를 활용하는 상황에서는 철저하게 한다. 정말 영리하지 않은가"

◆"절대 관둘 생각 없어요. 서울에서 하고 싶은 것이 많아요"

개인이 발전하면 황 감독에게는 더 큰 책임감이 주어진다. 서울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히 큰 편이다. 수원, 서울, 전북, 포항, 인천 등 특수 관계로 얽힌 팀이 많아져 열심히 해야 한다. 조금만 부족해도 인터넷 댓글에는 "황선홍 관둬라"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온다.

"일단 나쁜 댓글은 안 본다. 좋을 때만 본다(웃음). 서울에 와서는 한 번도 보지 않았다. 팬들의 반응이 당연하다. 전임 최용수 감독이 팀을 잘 만들었고 기대치가 높은 것도 있기 때문이다. 나도 초창기에는 경기 내용이 썩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팬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조금만 더 기다려줬으면 한다. 보답할 자신이 있다."

물론 감독하기 쉬운 시대는 아니다. 이미 남기일 전 광주FC 감독과 최윤겸 강원FC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3위를 달리고 있는 서정원 수원 감독은 지난해 일부 분노한 팬들이 선수단 버스를 막아 형식은 자발적이었지만 사실상 끌려 내려와 해명했다. 올해도 초반에는 '세오 아웃(SEO OUT)' 구호를 들었다. 팬들이 기다리지 못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나는 절대 (중간에) 관둘 생각이 없다. 서울에서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서울은 팬층이 넓다는 것을 알고 있고 충족시키기고 힘이 든다는 것을 안다. 그런 각오 없이 서울을 맡았겠는가. 선수들과 함께 팬이 만족하는 팀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내 자존심이기도 하다."

서울은 언론을 상대로 홈 경기를 앞두고 감독 및 선수와 대화를 나눌 미디어데이를 마련한다. 경기 결과가 나빠도 좋아도 거의 같다. 황 감독은 "미디어데이를 자주 한다"며 웃었다.

전통의 명가 부산, 포항을 거친 황 감독에게 서울은 새로운 축구를 하는 곳이다. 리그를 선도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정말 크다. 그래서 늘 마음이 새롭고 각오도 다시 다지게 된다. 어차피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어본 황 감독이다. 서울에서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만 든다. 인내하며 가야 한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어차피 고생이 따르게 마련이다. 즐겁게 해야 한다.

조이뉴스24 구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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