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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고교야구 탐방]④신일고…'90년대 영광 재연, 위하여!'


11차례 전국대회 우승 명문이지만 최근 침체...2009년은 '재도약'의 해

신일고 야구부의 전성시대는 1990년대였다. 1975년 창단 이후 총 11번의 전국대회 우승과 5차례의 준우승 중에 무려 7번의 우승이 90년대에 몰려 있다. 2000년 이후엔 황금사자기 우승과 준우승, 그리고 2005년 대통령배 준우승의 기록을 갖고 있지만 그 이후 3년간의 성적은 4강 진입이 단 한 차례 뿐 예전의 명성은 되찾지 못하고 있다.

신일고의 최고 절정은 두 차례로 축약된다. 1991년 봉황기와 황금사자기 우승, 대통령배 준우승을 거둔 것이 첫 번째 피크였고, 두 번째는 1997년 3관왕이 그것이다.

91년에는 좌우에 설종진과 조성민이라는 걸출한 투수가 버티고 있었고 방망이 쪽에는 조인성 김재현 백재호 강혁이 있었다. 97년엔 좀 더 화려했다. 대통령배 8강 성적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전국대회를 싹쓸이했는데 봉중근, 안치용, 김광삼, 현재윤이 당시 주축 멤버였다.

현재 프로야구계에서 이들의 존재는 여전히 신일고를 명문팀으로 꼽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게 하는 이유기도 하다. 최근엔 신고선수의 대명사 김현수(06년 졸)와 KIA의 4번타자를 노리는 나지완(04년 졸) 정도가 프로야구계에서 제대로 된 명함을 내밀고 있다.

3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신일고는 2년간 지도했던 손상득 감독 대신 7년간 덕수고를 맡아 3차례의 우승과 한차례의 준우승, 5번의 4강진출을 이끌어 낸 최재호 감독을 작년에 영입해 분위기 쇄신을 노렸다. 하지만 시카고 커브스행을 선택한 이대은 소식 이외에는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2년차에 접어든 최재호 감독으로서는 서서히 발동을 걸어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좌완 박주환(178cm/78kg)

동기들이 한결같이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프로급 몸 관리의 달인'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작년까지는 3학년 위주였기 때문에 많은 경기엔 나서지 않았지만 이번 동계 훈련을 통해 볼 구속도 빨라지고 제구력도 좋아져 본인도 만족스럽다는 입장이다.

"예전엔 안타를 맞을 것 같아 겁도 났는데 고된 훈련 때문인지 볼이 좋아졌어요. 평균 구속이 120km대 후반이었는데 전지훈련 이후 130km대에 진입했어요. 좌타자의 인코스 쪽을 자유자재로 찔러넣을 수 있다는 게 제 장점입니다."

장난꾸러기같은 이미지지만 동기들은 박주환에 대해 철저한 면이 있는 욕심 많은 친구라고 했다.

"3학년이 되고 보니까 팀 훈련만으로는 많이 부족한 거 같아요. 시간을 쪼개 개인훈련도 열심히 해야 할 거 같아요. 빨리 프로지명 행사가 열리면 좋겠어요. 자신 있냐구요? 자신 있어요."

대부분의 고3 선수들이 살 떨리고 긴장된다는 신인 드래프트가 오히려 기다려진다는 당찬 박주환은 류현진과 김광현처럼 배짱 있고 정신력을 겸비한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2009 이영민 타격상'을 노리는 4번타자 이제우(184cm/80kg)

작년까지는 투수로도 활약했지만 올해부터는 타자로 전향했다. 이제우는 3루를 맡기로 했는데 아직 수비 면에서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전했다.

"투수로서는 볼은 빠른데 더 이상 발전이 없었어요.(웃음) 타자로 나서는 게 더 유리한 것 같아 제가 결정했어요. 원래는 우투양타인데 좌타석에 서기로 했죠. 단점은 유연성이 없다는 것과 발이 빠르지 않다는 거에요. 키는 3루수로서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더 크면 곤란하죠."

이제우는 3년 전 신일중학교 3학년 당시 청룡기 중학교대회와 LG기 왕중왕전 우승의 주역이자 그 해 전국에서 가장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로 유명세를 탄 적이 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투수에 대한 미련은 접었고 김현수같은 리딩히터를 꿈꾸고 있다.

"작년엔 팀 성적이 나빠 42타석밖엔 나서지 못했는데요, 타율이 4할이었어요. 올해도 그 정도만 하면 좋겠어요. 그럼 이영민 타격상에 도전할 만하겠죠?"

*악발이 주장 이창열(174cm/65kg, 2루수)

우투좌타로 팀 내 1번 자리를 지킬 이창열은 수유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체격 조건이 월등한 동기와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주장을 맡았지만 아담한 체구답지 않게 근성 만큼은 팀 내 최고다.

"야구는 절대 키로 하는 운동이 아니거든요. 전 이용규(KIA)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저희 팀이 몇 년간 성적이 좋지 않아 동문에게, 또 학교에게 죄송한 마음 뿐이에요. 하지만 올해는 마운드에 좌완 우완 사이드암까지 골고루 괜찮은 애들이 버티고 있어 기대가 큽니다."

현재 12명의 3학년 선수 가운데 대부분이 신일중학교 동기들로 이뤄져 있는 만큼 함께 한 세월이 벌써 6년째다. 눈빛만 봐도 서로를 너무 잘 안다는 게 장점이 되겠지만 동시에 슬럼프도 함께 오고 상승세도 같이 타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어 '주장' 이창열은 걱정이라고 했다.

*니시오카 쓰요시를 꿈꾸는 유격수 양석환(184cm/70kg)

국내 최고의 유격수 박진만의 이름을 꺼내기 앞서 일본 국가대표이자 정교한 타격, 빠른 발, 견고한 수비까지 갖춘 니시오카 쓰요시(지바롯데)가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내야수인 것 같다며 닮고 싶은 선수라고 했다.

양석환은 작년 성적이 없다. 팔꿈치를 다쳐 재활에 매달린 탓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까지는 투수도 했죠. 하지만 고등학교 와서는 유격수만 했어요. 작년엔 병원에 다니면서 팀 훈련에 빠졌어요. 그래서인지 많이 부족해요."

이제우와 함께 신일중 3학년 당시 맹활약을 펼치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부상 공백기가 길어진 탓에 프로 지명이 버겁다고 예상된다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대학 진학도 신중히 고민하고 있어요. 워낙 내야에 좋은 애들이 많아서요. 4년간 준비해 프로행을 노리는 것도 나쁜 거 같지 않아요."

옆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후배 김민욱(2학년, 포수)은 "아니다. 수비도 좋고 타격에도 감이 살아있는 팀내 5번 타자"라며 의기소침해진 선배에게 기를 불어넣어줬다. 2학년이지만 주전으로 마스크를 쓸 김민욱은 "나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형들의 진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2학년들이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황금사자기 통산 8회 우승팀이자 90년대 고교야구를 평정했던 신일고는 2009년을 도약의 해로 삼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신일중학교부터 서로 눈빛을 맞춰온 '동기 4총사'가 버티고 있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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