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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아웃사이더]한화 신인 황재규, '젊은 마운드의 중심이 되고 싶다'


지난 8월에 열린 프로야구 2009 신인 2차지명에서 한화 이글스는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6명을 지명했다. 그 가운데 6라운드 전체 43번으로 지명한 2루수 김강석(제물포고-경성대)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투수로 뽑았는데 이 가운데 4명이 대학 졸업예정자다.

한화는 류현진을 제외하고는 주전급 투수들의 평균 연령이 무척 높다. 출전 자체가 기록이 되는 송진우(42)를 비롯해 구대성(39) 정민철, 문동환(이상 36)) 최영필(34)까지, 코치로 나서도 결코 이른 나이가 아닌 이들로 꾸며져 있다.

마운드 세대교체가 절실한 상황인 만큼 올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당장 1군에 올릴 수 있는 즉시전력감을 우선 찾아 나섰고 대학 최고의 알짜배기 투수들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190cm 의 장신으로 대학 투수 가운데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구본범(원광대, 전체6번), 영리한 마운드 운영을 하는 성균관대 에이스 허유강(전체 11번), 유일하게 고졸 출신인 장민제(광주일고), 195cm의 키에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성호(고려대), 그리고 5번째로 이름이 불린 황재규(성균관대, 우완)다.

[2009 한화 신인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구본범-허유강-장민제-최현호(신고선수)-황재규-박성호.]

황재규는 새내기 투수 가운데 가장 작은 키(175cm)지만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8일 야구계 총 결산 행사였던 '야구인의 밤'에서 대학 우수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대학 유니폼을 입고 오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대학 시절 끝자락에서 상을 받게 돼 더 기쁘죠. 프로에 가서도 잘하라고 주는 거 같아요."

올 한 해 치러진 7개 전국대회에서 규정 이닝(40이닝) 이상을 던져 수상 자격 요건을 갖춘 투수 가운데 황재규가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90.1 이닝을 던지며 8승 2패 평균자책점 1.39를 기록했고 제1회 KBO 총재기대회에서는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1학년 땐 2점대 방어율이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3년 연속 1점대를 유지했어요." 구속은 140Km대에 불과하지만 안정된 컨트롤과 두둑한 배짱이 그의 장점이다.

본받고 싶은 선수가 있냐고 묻자 일본 유명 투수들의 이름을 줄줄이 꺼냈다. 최고 마무리 후지카와 규지(한신 타이거즈),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다르빗슈 유(니혼햄) 등이라며 국내에서는 자신과 신체조건이 비슷한 신철인, 조용준(이상 히어로즈)이 롤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청원고 졸업 당시 프로 직행을 이루지 못하고 대학 진학을 선택했을 때만 해도 프로의 꿈은 멀어지는 듯했지만 4년간 제자리를 지키고 와보니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며 프로 입문 소감을 밝혔다.

"이제 지명 순서에 대한 서운함은 사라졌죠.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음 한 구석에는 상위 지명을 받지 못한 아쉬움도 남아 있었지만 계약금 5천만원에 입단 도장을 찍고 대전으로 내려가 팀 훈련에 합류하고 보니 어렴풋하게 상상으로만 그려왔던 프로라는 세계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아마 때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체계적인 훈련이 인상적이었고 한용덕 코치와 이상군 코치, 또 잠시 한화 동계훈련에 동참한 손혁 인스트럭터에게 투구 폼을 수정받고 지시를 받았는데 "글러브 놓는 각도가 낮아 높여보라는 주문을 받았는데 잘 되지 않는다"라며 내년 1월 중순이 'D- 데이'라고 했다.

"하와이 전지훈련을 그 때쯤 간다고 하더군요. 꼭 그 속에 들어야죠. 그리고 내년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몇 승 몇 패, 혹은 1군 진입같은 두루뭉실한 답변 대신 현실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단계를 밟아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황재규는 냉정하게 말하자면 현재는 볼 빠르기도 다른 신인보다 뒤처지고 신체적인 조건도 불리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지명 순번이 실력이나 결과와는 상관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고, 또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노라 두 주먹을 힘껏 쥐어보였다. 올해 입단해 차세대 한화의 안방마님을 노리는 이희근(포수)이 대학 선배라는 점도 자신에게 보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 졸업예정 선수들은 고졸 출신에 비해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성찰의 기회를 갖는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고졸 출신 새내기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생각이 많은 편이다.

프로행 막차를 어렵게 잡아탄 황재규의 '작은 소망'들이 차례로 이뤄질 지 조용히 지켜볼 일만 남았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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