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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김재박 감독은 불행히 그 자리에 있었을 뿐"


 

김성근 SK 감독이 아시안게임에서 치욕을 당한 한국 야구를 위해 고언을 건넸다.

김 감독은 우선 김재박 대표팀 감독이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불행히도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다. 어찌보면 누가 했어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단순한 운영 미숙이 부른 참사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한국 야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었지만 그에 대한 인식과 대비가 부족했고 결국 한수 아래로 여겼던 대만에 덜미를 잡히고 아마 대표팀인 일본에마저 지게 됐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 또 다시 헛되이 시간을 보낸다면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경고의 메시지다.

김 감독은 한국 야구가 이미 2003년 11월 삿포로에서 열린 아테네 올림픽 예선에서 대만과 일본에 내리 패하며 이미 큰 실패를 맛봤다고 했다. 세계화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한국 야구에 대한 빨간 불이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김감독은 "그러나 우린 실패가 아닌 실수로 여겼다.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고 오늘의 커다란 상처가 돼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4강에 들며 화려하게 꽃이 피웠다고 여겼지만 당시엔 해외파들을 대거 받아들이며 순간의 성과만을 거뒀다. 그때의 승리에 도취된 한국 야구는 여전히 세계화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후 대회 참가를 했던 몇몇 해외파 선수들은 '국내 복귀 시 2년간 활동금지'라는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다른 해외 진출 선수들은 여전히 커다란 벽에 막혀 있다.

김 감독은 "야구인 선배로서 김재박 감독의 전략에 대해 지적하고 싶지 않다. 김재박 감독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을거라 여겨진다"며 "최고의 선수들로 팀을 꾸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 현실에서 최고 팀을 구성해 한두번 이기면 뭐하나. 미국이나 일본처럼 그런 팀을 두개 이상 만들 수 있는 기반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만 진정한 야구 강국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사실 한국 야구는 2003년 11월 삿포로 참사 이후에도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야구장 신축 등 새로운 인프라에 대한 확실한 비전도, 유소년 야구의 장기 발전 계획도, 신생구단은 물론 미지명 고졸 및 대졸 선수들의 사회진출까지 무엇 하나 시원하게 해결된 것이 없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 자세도 문제를 삼았다. "원래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은 아마 선수들의 몫이었다. 성적은 두번째다. 어찌됐든 아마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노려볼 수 있는 대회를 프로가 빼앗은 셈"이라며 "근데 우리 선수들의 자세는 어떤가. 미안한 마음은 커녕 자신의 이익만을 따지는 선수들이 많지 않은가. 태극기를 가슴에 달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는 선수가 대부분이다. 그런 팀은 누가 이끌어도 강해지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정보력 부재,코칭스태프 인선 등 이번 대회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더 큰 틀에서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려 해야지 지엽적인 문제만 건드려선 아무 도움이 안된다"고 말을 맺었다.

조이뉴스24 정철우기자 butyou@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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