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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Kiss&Cry Zone]신인왕 서건창, 여동생이 밝힌 '우리 오빠는…'


5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12 팔도프로야구 MVP 및 신인왕 시상식에서 넥센의 박병호(26)와 서건창(23)이 각각 MVP와 신인왕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홈런·타점·장타율 등 타격 3관왕에 오른 박병호는 총 유효 투표수 91표 중 73표를 획득하며 장원삼(삼성, 8표), 김태균(한화, 5표), 나이트(넥센, 5표)를 누르고 MVP에 선정됐다. 서건창도 79표를 휩쓸며 박지훈(KIA, 7표), 최성훈(LG, 3표), 이지영(삼성, 2표)을 가볍게 물리치고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로써 넥센은 팀 창단 5년 만에 최우수선수상과 신인상을 동시에 배출하는 겹경사를 누리게 되었다.

시상식 종료 후에도 이 날의 주인공들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인터뷰 공세에 시달렸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신인왕을 뿌듯하게 바라보는 한 미모의 여학생이 있었다. 바로 서건창의 여동생 서건주(22)였다.

"주변에서 오빠가 (신인왕이) 유력하다는 이야기도 있고 또 저도 그렇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오빠는 모르는 거라며 끝까지 조심스러워했어요. 진지하고 차분한 편인데 오늘도 역시 크게 다르진 않네요.(웃음)"

오랜만에 광주 고향집에서 지내던 서건창은 3일 열린 행사(우리 국토사랑 생활체육 강변야구대회) 사인회 참가로 서울로 먼저 이동해 올라왔고 동생 서건주는 전날 엄마와 함께 상경했다.

그동안 힘들었던 오빠의 삶을 천천히 되돌아보며 서건주는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학년으로는 2살 위지만 나이로는 한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광주일고 때부터 야구하는 오빠를 자주 보러 다녔다. 무난히 프로 지명을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그게 뜻대로 되지 못하고 1년 만에 방출이 되는 등 힘든 순간을 겪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정말 너무 기쁘고 꿈만 같다."

서건창-건주 남매는 비록 부유하진 않았지만 남부러울 것 없이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에서 자랐다. 그러나 초등학교 때 갑작스레 아버지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 "순천으로 출퇴근 하셨던 아버지가 퇴근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그 때가 오빠가 6학년 때였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면서 엄마가 그 빈자리를 대신 했다."

하루아침에 남편을 잃은 어머니가 생업 전선에 나서는 등 달라진 현실을 일찌감치 깨닫게 된 서건창은 아버지를 대신해 자신이 가장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야구로 성공할 것을 다짐했던 그는 마침내 이를 실현하는 첫 계단에 올라섰다.

10년 전 '박찬호 장학금' 시상식에서 서건창이 수상자로 선정되었을 때도 엄마와 나란히 행사에 참석한 바 있었다는 서건주는 "그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환하게 웃었다.

"제가 보기에도 올 시즌 정말 너무 잘한 거 같은데 오빠는 시작일 뿐이래요." 대학 대신 일찌감치 프로행을 목표로 잡은 서건창과 달리 동생은 현재 모 국립대학 4학년에 재학 중으로 대학 등록금을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로 자신이 해결해왔다고 덧붙였다. "엄마도 이제 한시름 놓으셨다고 좋아하세요. 늘 무거운 짐을 홀로 짊어지고 가장의 책임을 다하려는 오빠였는데 이젠 자기가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어 일단 너무 좋아요. 주변 친구들이 오빠 사인 받아 달라고 성화예요.(웃음) 덕분에 저도 엄마도 바빠졌어요."

오빠 서건창의 장점을 묻자 서건주는 "아시겠지만 겸손함 같다. 작년이나 올해나 항상 변함 없다. 주변사람들과 가족에게도 한결 같다"고 밝혔다.

기자는 남매에게 사진을 함께 찍어 기사에 올리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런데 서건창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소와 달리 단호하고 강하게 자신의 의지를 피력해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동생도 사생활이 있잖아요. 저야 어쩔 수 없지만 동생이 저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생활이 불편해지는 건 원치 않아요. 제 마음 이해하시죠?"

오빠로서 당연하고 또 믿음직스러운 행동이었다. 다만 단아하고 차분한 미모의 여동생을 소개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한편으로는 동생에 대한 살뜰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서건창의 신인왕 수상에 큰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시상식 현장에서 오빠를 축하해주는 동생을 자주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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