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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 "'스파이', 내 선택은 아니지만 최선이었다"(인터뷰)


이명세 감독 하차 후 고민 많아

[정명화기자] 배우 설경구의 행보가 숨가쁘다.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타워', '감시자들', '스파이'에 이어 '소원'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출연을 시작한 후 이렇게 다작을 한 시기가 있었던가. 연기에 몰두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설경구를 만났다.

쉼 없는 일정에도 불구하고 표정은 한결 여유 있어 보이는 그는 "인터뷰 후 딸과 뮤지컬 관람을 가기로 했다"며 '딸바보'의 미소를 드러내기도 했다. '감시자들'의 흥행 성공에 이어 한국영화 장르로는 오랜만에 선보이는 '스파이'를 들고 돌아온 그는 "무대인사며 새 영화 홍보며 바빠 죽겠다"며 넉살을 부리기도 했다.

"얼마전에는 방송사 보도국 인터뷰를 하는데, '스파이' 얘기를 했다가 '감시자들' 얘기를 하기도 했다가 헷갈리더라. 요즘 같아서는 바빠서 죽을 지경이다."

'스파이'에서 국내 최고의 첩보 요원 '철수' 역을 맡아 '박하사탕'의 연인 문소리와 다시 한번 재회한 설경구. 첫사랑의 아픔을 아련하게 그려냈던 문소리와는 '오아시스' 이후 세번째 만남이다. 그때의 못다한 사랑을 이루라는 뜻인지, 이번에는 부부로 호흡을 이뤘다.

"우리 모두 '박하사탕' 때보다는 여유가 있어졌다. 그때는 영화도 처음이고,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를 때였다. 모 제작자가 우리들을 보더니 '이게 무슨 배우냐'며 놀리기도 했는데, 그때 생각하면 우리 참 많이 넉살이 좋아진 것 같다. 이제는 가족같고 남매같고 호흡이 딱딱 맞는다."

코믹 액션물로 선보인 '스파이'는 제작 초기 우여곡절을 겪은 작품이다. 애초 연출을 맡았던 이명세 감독이 중도 하차하면서 영화는 신인감독에게로 메가폰이 넘어갔다.

"이명세 감독과 영화를 하고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 그동안 영화를 많이 했지만 스타일리시한 작품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명세 감독과 일을 하면 그 갈증을 풀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서 기대도 컸고, 준비도 많이 했다. 탱고도 배웠고. 그런데 이명세 감독이 하차하게 된 후에 당연히 고민히 많았다. 하지만 나까지 무너지면 나를 따르는 후배 배우들과 제작진까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내 마음을 추스리고 차선이지만 최선의 방법을 찾아 열심히 하자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설경구는 자신이 생각했던 그림과는 다른 작품이 나왔지만 이 또한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최선의 선택이었노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번에 못다한 이명세 감독과의 작업을 다음 기회에 꼭 해보고 싶다고 기약하기도 했다.

"영화 콘셉트가 바뀌면서 코미디가 강조됐다. 완성물에 대한 아쉬움이야 어쩔 수 없지만 촬영하는 동안의 호흡을 정말 좋았다. 배우끼리도 합이 안 맞았다면 정말 지옥같은 촬영이었겠지만, 배우들의 호흡만은 최고여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장에서의 스트레스를 제작자 윤제균에게 다 풀었다. 얼굴만 보면 들들 볶았으니까(웃음)."

배우들 간의 호흡이 특별히 좋았다는 이번 영화에서 설경구는 문소리의 색다른 면모를 발견했다고 한다. 과거에는 알지 못했던 문소리의 코미디 감각을 높이 추켜세우며 "40대의 엄마가 되더니 정말 편안해진 것 같다"고 칭찬했다. '감시자들'의 정우성에 이어 비주얼 배우 다니엘 헤니와 숙적 관계를 연기한 그는 "둘(정우성과 다니엘 헤니) 다 완벽한 비주얼을 가졌다"며 "그들이 비정상인 것이지 나는 지극히 정상"이라며 웃었다.

"위험한 비주얼들이지. 어떻게 그렇게들 태어났을까. 헤니를 겪어보니 (정)우성이쯤은 뭐(웃음). 그런데 막상 헤니도 된장 냄새 나는 촌놈이더라. 첫 인사가 '형님, 저 촌놈입니다'였는데, 진짜 그랬다."

최근 소속사를 이적한 설경구는 딸 덕분에 현 소속사와의 인연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JYJ의 열혈팬인 딸을 위해 사인이며 공연 일정을 챙기다 보니 친분이 생겼고 한솥밥까지 먹게 됐다.

"제발 JYJ 셋이 동시에 활동했으면 좋겠다. 셋이 시기도 다르고 각기 활동하면 챙기기가 힘들다"며 웃은 설경구는 "한국영화가 잘 되서 호흡이 길고 감성적으로 통하는 작가주의 영화에도 투자가 활발해졌으면 한다"는 진지한 바람도 잊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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