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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류형제', 범접 못할 아우라 있다"(인터뷰①)


31일 개봉하는 영화 '베를린'서 北 통역관 연정희 역

[권혜림기자] 불과 7개월 전 줄타기 도둑 예니콜로 스크린을 꽉 채운 그 배우가 맞나 싶다. 이번엔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 가혹하게 던져진 북한 여인으로 분했다. 전지현은 '베를린'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한 뼘 넓힌 동시에,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가 됐다.

지난 24일 서울 명동의 한 카페에서 조이뉴스24와 만난 전지현은 이어진 홍보 일정에도 피곤함보단 들뜬 얼굴로 기자를 맞았다. "오늘은 인터뷰를 점심부터 시작해 피곤하지 않다"고 말하는 그의 눈에는 새 영화로 관객을 만날 설렘이 가득했다.

'베를린'으로 전지현은 액션 장르에서 출중한 연출력을 발휘해 온 류승완 감독과 첫 호흡을 맞췄다. 류승완의 친동생 류승범은 극 중 북한 내 실세 동종호(명계남 분)의 아들이자 베를린 공관을 장악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표종성(하정우 분)-연정희(전지현 분) 부부의 목을 조여오는 동명수 역을 연기했다.

이날 전지현은 현장에서 느낀 '류 형제' 류승완-류승범의 끈끈한 호흡에 부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류승완 감독과 류승범 사이에는 범접할 수 없는 뭔가가 있더라"며 눈을 반짝였다.

'베를린' 촬영 현장에서 류승완 감독은 벼랑 끝에 몰린 듯한 연정희 캐릭터를 위해 실제로 전지현을 외롭게 만들려 노력했다. 영화의 제작보고회장에서 류 감독은 "비밀리에 스태프들에게 전지현이라는 배우를 외롭게 만들라는 지령을 내렸었다"며 "본인의 그늘진 상태가 자연스럽게 찍히도록 만든, 악독한 방법"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그 탓인지, 전지현은 "촬영 현장에서도 그랬지만 지금도 감독님과 대화가 많지 않아 어색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저와 감독님 사이에는 거리가 있었으니까, 감독님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류승범 씨가 굉장히 부러웠어요. 둘에겐 범접하지 못할 아우라가 있어요. '저게 얼마나 행운인지 류승범 배우가 알까?'하는 생각도 들었죠. (감독과 소통을 통해) 본인이 끌어올릴 수 있는 최대치를 발휘하고 있을 테니까요."

전지현이 연기한 연정희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믿었던 남편마저 자신을 의심하자 혼란을 느낀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내뱉는 짧은 대사들, 흔들리는 눈동자만으로도 인물의 절망을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자칫 단선적인 캐릭터일 수 있는 인물임에도, '전지현 표 연정희'는 그만의 기운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붙잡을 법하다. 극 중 남편 하정우와 '찰떡호흡' 역시 그가 캐릭터를 살려 관객의 몰입을 돕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저는 굳이 외롭고 힘은 역을 연기한다고 해서 실 생활에서도 힘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연기하는 것이 익숙하고요. 그런 면에서 하정우 씨와 저는 호흡이 잘 맞았어요. 슛 바로 전까지 장난을 하니까, 편한 분위기에서 연기를 했고 최고의 시너지를 느꼈죠."

'베를린'의 결말은 마치 속편을 예고하는 듯한 뉘앙스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류승완 감독은 "속편 제작 계획은 현재까지 아무것도 없다"고 추측에 선을 그었지만 사건 발생지를 영화의 제목으로 채택한 것이나 다음 행선지를 향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등장시킨 것 역시 호기심을 자극할 만하다.

전지현은 "'베를린'의 속편이 나온다면 과거의 이야기들을 다루는 프리퀄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연정희와 표종성의 과거를 다음 편에서 그린다면 흥미로울 법하다는 이야기였다.

이어 그는 결혼 생활이 연기 활동에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했음을 고백했다. '베를린'은 지난 2012년 전지현이 결혼한 후 바로 촬영에 나선 작품이다.

"결혼이라는 형식을 통해 어른이 된 기분이 들어요. 개인적인 변화가 없었다면 연정희로서 내뱉었던 대사들을 소화하는 데 애를 먹었을 거에요. 아이를 잃은 아픔을 드러내거나 표종성에게 붕대를 감아주는 장면 등은 결혼 후 생긴 자신감 덕에 불편하지 않게 연기할 수 있었죠."

'베를린'은 극 중 국제적 음모가 벌어지고 있는 독일 베를린을 배경으로 남북 첩보요원들의 추격전을 그린 액션 영화다. 하정우·한석규·류승범·전지현이 출연한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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