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혜림기자] 배우 김무열은 자기관리에 철저한 사람이다. 뮤지컬 무대를 휩쓸 때에도 그랬고, 영화로 지평을 넓힌 지금도 마찬가지다. 몸 관리를 놓을 수 없는 숙명이 부담이 될 법도 한데 "배우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웃어 넘긴다.
그러나 지난 19일 조이뉴스24와 만난 김무열은 배우이기에 앞서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청년이었다. 절친한 배우 조정석, 어머니인 소설가 박민형 씨에 대해 털어놓는 모습은 특히 그랬다.
"조정석 형에겐 '보고싶다'는 문자도 자주 보내요"
그를 만나 개봉작 '은교'에 대한 이야기를 실컷 나누다보니 친구 혹은 아들로서 김무열은 어떤 사람일지가 궁금해졌다. 먼저 최근 무대를 넘어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맹활약중인 배우 조정석에 대해 물었다. 두 사람은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할 때부터 서로 절친한 사이다.
"조정석 형을 무척 좋아해요. '보고싶다'는 문자를 자주 보낼 정도로요. 정석 형은 이미 준비된 배우에요. 좋아하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빛을 발할 때가 된 배우죠. 이전에 인터뷰와 사진 촬영을 함께 한 적이 있는데 워낙 친하다보니 이상한 표정, 웃긴 표정들만 많이 나왔어요.(웃음)"
조정석과 만나면 밤새 술을 마시기도 한다는 그에게 조정석의 주량을 물었다. 돌아오는 답과 능청스런 표정이 허물없는 둘의 사이를 예측케 했다. "정석이 형이요? 에이, 술은 저한테 안 되죠."
그는 최근 JTBC 드라마 '러브 어게인'으로 드라마에 데뷔한 '뮤지컬계 황태자' 류정한에 대해서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류정한은 탄탄한 연기력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국민배우로 꼽히는 인물. '러브 어게인' 출연 전까지 그는 영화와 드라마 출연 제의를 수 차례 고사해 왔다.
김무열은 "작품 쪽에서 스케줄을 맞춰준다고 해도 '드라마와 영화에선 아직 신인이니 도리가 아니다'라고 거절했다더라"며 "드라마에서 만날 수 있어 반갑기 짝이 없다"고 류정한의 안방 데뷔를 반겼다.

"소설가 어머니와는 술친구"
앞서 조정석과 술자리를 즐긴다는 이야기가 나온 김에 김무열에게 최근 즐기는 술에 대해 물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막걸리를 사랑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자주 찾는 막걸리를 추천해주며 "명인의 맛이 느껴지는 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무열은 친구들 뿐 아니라 어머니인 소설가 박민형 씨와도 종종 술을 즐긴다. 그는 영화 '은교'의 소설가 서지우 역을 소화하는 데 어머니와 보조작가의 관계를 관찰하는 것이 도움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어머니는 술을 많이 못하세요. 막걸리 세 병을 사면 어머닌 반병 쯤 드시죠. 가끔은 제가 술을 많이 마시는 게 싫으신지 일부러 주량을 넘기며 드시려고도 해요.(웃음)"
그는 어른이 된 뒤 어머니의 작품을 읽고 "몰랐던 어머니의 모습을 만나는 기분이었다"고 고백했다. 어렸을 때는 "봤던 것을 다 소설에 녹여내시는구나"라고만 느꼈지만 나중엔 "어머니가 이런 감성으로 살아가시는구나"하고 달리 보게 됐다고도 말했다.
"소설가 어머니를 보며 젊은 예술가로서 제 열정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반성하게 돼요. 가끔은 열정 속 무모함을 보며 가슴 아파하기도 하고요."
김무열은 소설가 박범신의 원작을 영화화한 '은교'에서 노시인 이적요(박해일 분)의 제자 서지우로 분해 스승을 향한 질투, 17세 소녀 은교에 대한 욕망이 뒤얽힌 복잡한 심리를 연기했다. 애정과 증오, 분노와 집착으로 가득찬 서지우는 김무열의 호흡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제 인간 김무열 못지 않게 매력적인 배우 김무열을 만날 차례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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