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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꿈을 향한 순수한 질주, '천사의 숨소리'


[정명화기자] 영화 '천사의 숨소리'는 스타를 꿈꾸는 연기자 지망생과 그의 첫 팬이자 변함없는 지원군 엄마의 가족애와 청년의 성장담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에서 연출과 주연을 맡은 한지원 감독은 제작비 투자를 위해 3년여 동안 프로젝트를 끌고 가며 영화를 내놨다. 전직 댄서 출신의 무명 배우이자 감독이 만든 저예산 영화 '천사의 숨소리'는 단점과 장점이 확실한 작품이다.

어렵사리 만든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한지원 감독은 언론사에 직접 메일을 보내 영화를 꼭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을 피력했다. 스타 배우 없이 저예산으로 제작돼 영화 담당 기자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없었던 이 작품은 감독의 패기와 열정, 끈기를 오롯이 보여주는 영화다.

연출의 세련됨이나 능숙한 장르 연기, 미끈한 미쟝센은 없지만 영화가 얘기하고자 하는 주제를 향해 달려가는 뚝심은 여느 상업영화보다 순수하고 담백하다.

한지원 감독이 연기한 '재민'은 재민은 외모가 되는 것도, 끼가 넘치는 것도 아니지만 배우가 되고 싶다는 열망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다. 수많은 오디션에 낙방하고 단역배우의 서러움을 겪으면서도 곁에서 응원해주는 홀어머니의 바람을 꼭 이뤄주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연습실 전기세를 내지 못해 전기는 끊기고, 오디션은 번번이 떨어진다. 오디션을 보러 간 재민은 '단 한 사람만이라도 진정으로 이해하고 오라'는 미션을 받게 된다. 철없는 재민은 사람의 마음을 알기 위해 여기저기 사고를 치고 다니며 한편으로 성장해간다.

재민의 엄마 '영란'(김영선 분)은 꿈을 꾸는 아들을 볼 때 가장 행복하고, 그런 아들을 뒷바라지 해주는 것이 자신의 삶의 낙인 싱글맘이다. 천식을 앓고 있지만, 아들을 위해 식당에서 억척스럽게 일하는 그는 자신을 돌보지 않은 채 그저 아들의 연기비용, 연습실 비용 등을 뒷바라지 해주면서 행복을 느낀다. 아들이 매번 현실의 벽에 부딪치고 돌아왔을 때에는 조용히 응원의 편지를 남기는, 천사같은 엄마다.

그러나 병이 악화되며 영란은 세상을 떠나고 재민은 죄책감과 그리움에 배우의 꿈을 접고 방황한다. 정작 가장 가까이 있었던 엄마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던 그는 오디션장에서 자신과 엄마의 모습을 연기하며 한발짝 더 성장한다.

영화는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지만 만만치 않은 현실들과 그 벽을 마주하면서 겪게 되는 좌절과 갈등을 통해 우리시대 청년들의 아픔을 보여준다.

특히 끝까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엄마 영란의 모습은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우리는 지금도 가장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것을 알지 못하고, 먼 곳만을 바라보며 달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지 뒤돌아보게 한다.

주연을 맡은 한지원 감독은 가식없는 모습과 현실적인 연기로 영화에 진실성을 불어넣는다. 젊은 영화인의 패기 넘기는 도전이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영화 '천사의 숨소리'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조이뉴스24 정명화·백나영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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