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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 흥행퀸의 열정과 도전(인터뷰)


"설경구, 김명민과 연기할 때는 마치 무림의 고수가 서로를 만났을 때 느껴지는 그런 미묘한 기류가 내 몸 속으로 파고 드는 것 같았다."

하지원은 일을 사랑한다. 그 어떤 여배우보다 작품 속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독하고 다부지게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하지원이 보여준 인물들은 현실 속에서 살아 숨 쉰다. 비현실적이거나 화면에서나 만날 수 있는 상류층 여성이 아닌,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현실적인 인물들을 하지원은 생생하게 그려내왔다.

드라마 '황진이' 이후 한참 동안 작품을 만날 수 없었던 하지원이 100억원대 대작 '해운대'의 주연 중 한명으로 돌아왔다. 부산 해운대의 억척스럽고 생활력 강한 처녀를 연기한 하지원은 빛나는 눈빛과 온 몸에서 풍겨 나오는 진실함으로 연기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한국영화 여배우 흥행 No .1

스타의 티켓 파워가 사라진 한국영화계에서 하지원은 실패작이 거의 없었던 안정적인 흥행 타율을 자랑한다. 여배우 가운데 항상 캐스팅 1순위로 거론돼 온 것은 그의 흥행 파워와 일단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주효했다.

호러 영화 '가위', '폰'의 흥행을 시작으로 하지원은 '내 사랑 싸가지',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 등의 흥행작과 '신부수업', '키다리 아저씨', '형사 : 듀얼리스트' 등의 중박을 내놨다. 지난해 제작 완료 2년만에 개봉한 '바보'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으나 하지원의 흥행 전적에 흡집을 내지는 못했다.

안정적인 흥행 성적 위에 하지원이 선택한 영화는 '해운대'와 이어지는 멜로 영화 '내 사랑 내곁에'다. '해운대'는 이미 두편의 영화에서 작업을 하고 카메오 출연까지 세 번의 인연을 맺은 윤제균 감독과 네 번째 만남이다.

"여배우 흥행 성적 1위요? 하하. 그렇다고들 하시는데, 정말 그게 사실이었으면 좋겠어요. 흥행을 위해서 작품을 고르지는 않지만, 영화를 찍으면 이상한 감이 와요. 영화를 촬영하면서 고생을 많이 한 영화는 흥행이 잘되더라고요. 제 몸이 고달플수록 영화가 잘 되는 거죠. '1번가의 기적'이나 '형사'같은 영화는 엄청 고생했거든요. 적당히 쉽게쉽게 찍으면 흥행도 적당히 되더라고요. 이번 영화도 고생 많이 했어요. 몸 고생 보다는 사투리로 인한 정신적인 압박이 컸죠. 잘 됐으면 좋겠어요."

윤제균 감독의 페르소나, 여배우라 더 좋아

"윤제균 감독님하고만 너무 많이 일하는 것 아니냐고 다른 여배우들이 질투 많이 해요. 왜 보면 감독과 그 페르소나 이런 관계는 많이 있지만, 여배우는 드물잖아요. 그런 점에서 전 감독님과 제 관계가 만족스러워요."

영화 '색즉시공'에서 인연을 맺은 윤제균 감독과 하지원은 이후 '1번가의 기적'과 '색즉시공 2'의 우정출연 등 이미 세 번의 호흡을 이뤘다. 네 번째 만남인 이번 ‘해운대’를 두고 윤제균 감독과 하지원의 끈끈한 관계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기대하는 시선이 많다.

하지원은 윤제균 감독과 감성적 코드가 잘 맞는다고 한다. 무엇보다 윤 감독과의 촬영이 즐겁고, 윤제균 감독 특유의 휴머니즘적 정서가 자신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감독님 영화에는 왜 따뜻하고 인간적인 그런 것이 있잖아요. 장르를 떠나서. 전 그런 점이좋아요. '해운대'도 시나리오도 안 봤어요. 그냥 '해운대에 쓰나미가 온다'는 말 한 줄만 듣고 "저 할래요"라고 말했어요. 캐릭터랑 스토리는 그 후에 만들어졌죠."

"윤제균 감독님과 일을 하면 제가 모르는 또 다른 하지원을 끄집어 내주는 것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매번 새로운 작업이 기대가 되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뭘 발견해 주고, 무엇을 만들어 주시려나. 그런 기대감이 커요. 이번에는 사투리를 완벽하게 구사하도록 해주마 하셨는데, 글쎄요. 영화 개봉 이후에 사투리가 뭐 그따위냐며 욕 먹을까봐 걱정도 되요."

설경구-김명민, 미쳐버리도록 좋았다

'해운대'와 차기작 '내 사랑 내 곁에'에서 하지원은 당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불리는 설경구, 김명민과 멜로 호흡을 이뤘다. '해운대'에서는 우직한 부산 청년 '만식'에게 구애를 받는 깍쟁이 부산 아가씨로, '내사랑 내 곁에'에서는 루게릭 병을 앓는 남자와 사랑을 나누는 장례지도사 역을 맡았다.

"두 분 다 연기파라고들 하는데, 평소에는 그런 점을 잘 못느꼈어요. 하지만 일대일로 연기에 들어가면 '아 왜 연기파라고 하는지 알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살갗으로 기(氣)가 느껴진달까요. 설명할 수는 없지만 몸을 통해 전해지는 에너지 때문에 연기하는 동안 희열을 느꼈어요. 기와 기가 오가는 그 순간에 몸 안에서 뭔가 막 끓어오는 것 같고, 차오르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어요. 미쳐버리는 것 같았어요."

설경구 선배는 현장에서 아이같고 귀엽다고. 반면 김명민은 점잖고 부드럽게 여배우를 대한다고 한다. 하지원은 "설경구 오빠의 귀엽고 천진한 모습에 송윤아 언니가 빠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도 가끔 한다"며 웃었다.

'폰' 할리우드판 주인공은 안젤리나 졸리가 딱!

하지원의 주연작인 공포영화 ‘폰’은 최근 할리우드 리메이크 소식을 전해왔다. 안병기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을 것으로 알려진 '폰' 리메이크에 대해 하지원은 반색을 표했다.

"저도 기사를 통해 리메이크 소식을 들었어요. 할리우드판 '폰'의 주인공은 안젤리나 졸 리가 했으면 좋겠어요(웃음). 왜 공포영화는 섹시한 여배우들이 하면 좋잖아요."

억척스럽고 생활력 강하면서 때론 비루하기까지한 서민형 캐릭터로 사랑받았던 하지원은 이제 예쁘고 고급스러운 여성상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선택에 있어 눈이 가는 것은 여전히 몸을 쓰는 연기라고. 땀을 흘리고 몸을 놀리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그 순간을 하지원은 너무 사랑한다고 말한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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