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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in 프라하, 할리우드에 '무한도전'하다


"우리나라 관객들이 내 해외 활동을 어떻게 봐줄지가 솔직히 두렵고 걱정된다."

배우 이병헌이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린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G.I 조(GI Joe)'에서 유명 캐릭터 '스톰 쉐도우' 역을 맡은 이병헌은 이번 영화를 새로운 시도이자 두려운 도전이라고 한다.

체코 프라하에서 'G.I 조'를 촬영 중인 이병헌을 현지에서 만나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그의 허심탄회한 뒷이야기를 들었다.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I Come With The Rain)'에 이어 'GI 조' 촬영과 칸국제영화제 참석 건으로 이병헌은 벌써 200일이 넘게 해외에 체류 중이다.

한국에 가서 어서 빨리 영화를 보고 싶다며 향수병을 토로하는 이병헌의 모습은 약간 피곤하지만 건강해 보였다.

할리우드 진출, 우리 관객이 어떻게 봐줄지 두렵다

이병헌은 "두편의 할리우드 영화 출연을 우리나라 보통 관객들이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가장 두렵고도 궁금하다"고 말한다. 한국에서의 활동이 소홀해 보인다던가, 해외 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전초전 정도로 보일 것 같아 걱정이 된다는 것. 하지만 그로서는 할리우드행이 "안할 이유가 없는" 도전 중 하나였다고 한다.

'나는 비와 함께 간다'와 'G.I 조' 이전에도 할리우드에서 영화 출연 제안을 심심찮게 받았던 이병헌의 첫 미국 영화는 성룡과의 랑데부로 이어질 뻔 했다. 브랫 레트너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러시아워 3'의 출연 건으로 미팅을 갖기도 했다.

그만큼 첫 영화를 신중하게 골라온 그는 트란 안 홍 감독과 스티븐 소머즈 감독이라는 두 감독의 성향만큼이나 다른 두편의 영화에 잇따라 출연하며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영화의 흥행이나 성공을 떠나 이병헌이라는 배우의 해외 활동에 대한 국내 관객의 심판이 가장 두렵다고 이병헌은 솔직하게 말했다.

영어 이름 아닌 이병헌으로 불리고 싶다

영화 'G.I조'의 촬영장에서 이병헌은 '병헌'으로 불린다. 미국 감독과 영국인 주연배우, 미국 배우들도 모두 그를 '병헌'이라는 어려운 한국이름 그대로 부른다.

이병헌은 영어식 이름을 왜 짓지 않느냐는 말에 "그네들이 어렵지만 그만큼 어렵게 내 이름을 익혀서 부르는 것을 보고 싶다"고 소신있게 말한다. 덕분에 스티브 소머즈 감독은 이병헌을 '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어려워서 그랬는지 스티브 소머즈 감독이 처음에는 저를 '병'이라고 부르더군요. 계속 그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소머즈 감독에게 한국에서 그렇게 부르는 건 당신 이름을 마치 '스티'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죠. 그랬더니 이제는 '병'이라고 부르다가도 뒤늦게 '헌'이라고 꼭 붙여요."

능숙한 영어? 따로 공부하진 않는다

체코에서 만난 이병헌은 능숙한 영어를 선보였다. 해외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은 물론 프라하 현지에서의 의사소통도 막힘없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혹시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영어를 공부한 것인지 묻는 질문에 이병헌은 "고3때부터 2년간 영어학원에 다닌 것이 전부"라고 한다.

"자랑은 아니고(웃음) 어학적인 면에서 자질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불문과에 간 건 아니고요(웃음). 영어 공부는 고3때와 재수생 때 2년간 어학원에 다닌 것이 정말 전부에요. 다만 미국에 친척들이 많아서 방학 때 친지들을 방문하면서 생활 영어를 좀 배우기는 했죠. 그래봤자 2주 정도쯤 체류한거지만요. 다른 것은 안 그런데, 어학적인 부분에서는 좀 빨리 배우는 편이에요."

영어를 배우기 위해 일부러 영어에 능통한 매니저를 고용해 1대1 개인 교수를 받았다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서도 이병헌은 손사레를 친다. "지금 일을 봐주는 매니저가 미국 교포인 거는 맞지만, 그 친구랑은 한국말로만 얘기해요(웃음). 서로 영어를 통 안 쓰는데 무슨…"

할리우드, 텃세는 없었지만 벽은 있었다

연달아 해외 영화에 출연하며 남모를 속앓이는 없었을까. 이병헌은 걱정했던 텃세나 따돌림은 없었지만, 역시 쉽사리 친해지기는 힘들었다고 한다.

"영화 현장에서 그런 소문이 돌았데요. 동양에서 온 저 친구, 건방지더라라는 숙덕거림같은거요. 제가 말이 없고, 조용해서 오해를 했나보더라고요. 또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먼저 다가갔죠. 장난도 치고. 지금은 다들 너무 친해서 매일 함께 술 마시고, 농담하고 그래요."

할리우드의 벽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쉽사리 허물고 스태프들과도 허물없이 친해졌지만, 역시 한국이 그립다는 이병헌. "한국에 돌아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 영화를 보는 것"이라며 직업에 걸맞는 대답을 하는 그의 최대 관심사는 영화 '놈놈놈'의 결과다.

칸에서의 호평을 업고 오는 7월 개봉을 앞둔 '놈놈놈'이 관객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가 이병헌을 떨리게 만들고 있다. 할리우드라는 큰 도전의 1막을 마치고 돌아올 이병헌에게 우리 관객이 '놈놈놈'의 호평으로 화답할지 궁금하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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