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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 "평범한 외모 좋지만 독보적 분위기 부럽기도"(인터뷰)


"'응팔'과 '꿈의 제인'은 같은 머리 스타일, 다른 캐릭터"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배우 이민지를 떠올리면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미옥을 가장 많이 떠올린다. 짧은 단발에 반짝거리는 은색 교정기를 착용한 이민지를 생각하면 영화 '꿈의 제인' 속 모습은 낯설다. 하지만 2008년 연기를 시작한 이후 독립·예술 영화들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채워온 실력파 배우다.

이민지가 '꿈의 제인'으로 또 하나의 연기 이력을 더했다. '꿈의 제인'(감독 조현훈, 제작 영화사 서울집)은 어렸을 때부터 버림 받아온 소현이 미스터리한 여인, 제인을 만나게 되는 영화다. 이민지는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려워 어떻게든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소녀, 소현을 연기한다.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아트나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민지는 "'응팔'을 통해 저를 처음 본 분들은 '꿈의 제인'의 소현이 새롭게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전에 했던 작품들을 보셨던 분들은 '응팔'이 새롭게 보였을 것"이라며 "'꿈의 제인'을 하기 전에도 여러 작품들에서 소현과 비슷한 사회적 약자 역활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민지는 "미옥과 소현은 너무 다르다. 같은 머리에 다른 캐릭터"라고 두 인물을 평가했다. 공교롭게도 '응팔'과 '꿈의 제인' 촬영 일자가 겹친 적도 있었다. 그녀는 "'응팔'에서는 제 예상보다 큰 비중이었지만 연기 현장에서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응팔' 신현호 감독님이 미옥이라는 인물뿐 아니라 저라는 배우에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신현호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다른 캐릭터 때문에 연기 자체에 대한 문제는 없었냐고 묻자 "다행히 감독님이 '컷'하면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편이다. 왔다갔다 하는 시간이 촉박한 것 빼놓고는 힘든 게 없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꿈의 제인' 소현이라는 인물 또한 그녀가 처음 만난 캐릭터다. 이민지는 "맡은 역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소현은 감정을 표현하고 사람과 대화하는 게 서툰 아이다. 그 전에 맡았던 인물들보다 훨씬 더 말이 없고 속으로 생각하는 게 많다"고 설명했다. "또 나이차이도 많이 난다(웃음)"고 덧붙였다.

주연 배우로서 느꼈던 부담감도 고백했다. "장편 영화의 주연은 두번째다. 함께 연기한 배우 구교환과 이주영과 같은 톡톡 튀는 인물들 사이에서 2시간 동안 영화를 이끌어 가는 게 부담됐었다"고 고백했다. 이민지는 지난 2007년 ''짐승의 끝''(감독 조성희)의 작품에서 첫 장편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바있다.

이민지가 미옥과 소현이라는 상반된 인물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화지 같은 외모도 한몫 했을 터다. 이민지는 배우로서 자신의 외모를 "무(無)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얼굴에 너무 특징이 없다. 한 번은 홍대에서 캐리커처를 그리시는 분이 저를 어떻게 그려야 할지 난감해했다. 그만큼 어디에 내놓아도 보통의 얼굴이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일이 잘될 때는 ''이런 외모에 사람들(연출자, 작가)이 캐릭터를 입히길 원하는구나''라고 생각한다. 독립·예술 영화에서도 관객들이 감정이입을 쉽게 할 수 있는 평범한 얼굴이다"며 "하지만 가끔은 독보적인 분위기, 이미지의 배우들을 보면 ''나도 그런 걸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그녀의 아쉬움과 달리, '무(無)'에 가까운 그녀의 외모는 오히려 스크린 속에서 더욱 빛난다. 이민지는 "'꿈의 제인'에서 함께 했던 다른 배우들의 캐릭터가 독특해서 저까지 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소현은 무표정이면서도 안에는 많은 걸 가지고 있는 아이다. 감독님도 소현을 연기할 때 감정 표현이 얼굴에 크게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더 소현의 캐릭터가 강하게 표현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얼굴 때문에 더 그렇게 먹히는 것도 있다"며 "다른 관객분들은 ''이민지가 연기를 하기는 하는 거야?''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대신 감독님들이 클로즈업을 많이 해주셨다. 덕분에 잘 표현된 것 같다"며 스태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민지는 지난 해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올해의 여자 배우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배우가 되고자 마음 먹고 난 후 불안감이 엄습했다. 배우는 누군가가 찾아주는 사람이다. 항상 작품을 하고 있어도 과연 내가 사람들이 찾아주는 배우일까, 이런 불안함을 가지고 있다. 상을 받았을 때 ''아직 나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고 내 연기를 좋게 여기는 사람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꿈의 제인'은 배우로서 좀 더 버텨서 연기할 수 있는 힘을 준 작품"이라고 영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인터뷰 내내 그녀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응팔'과 '꿈의 제인''같이 대중적인 작품과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는 독립·예술 영화 중 하나만 선택해 연기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민지는 "굉장히 좋은 대중적인 작품들이 많다. 하지만 배우로서 표현하고 싶은 연기력의 폭을 넓히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립·예술 영화가 제게 더 실험적이고 연기 경험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기 욕심이 많다. 지금까지 스스로 제 연기에 만족한 적 없다"고 재차 말했다. 또 "앞으로는 감정 표현을 더 많이 하는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다. 액션이든 모든 다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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