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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정우성 "시국 비판 불이익 걱정? 뭐가 무섭겠나"(인터뷰)


"정계진출? 술 좋아해서 힘들 것 같다" 웃음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배우 정우성이 영화 '더 킹'이 품은 날카로운 풍자의 칼날 앞에 두려움은 없었다고 밝혔다.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 제작 우주필름)의 개봉을 맞아 배우 정우성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멋있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 분)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강식(정우성 분)을 만나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극 중 정우성은 한강식 역을 맡아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 검찰 실세의 자리에 오른 인물, 권력을 향한 야욕 앞에선 못할 것이 없는 스타 검사로 분했다.

정치검사의 세계를 풍자한 작품들은 드라마로도, 영화로도 자주 만들어졌지만 '더 킹'의 칼날은 유독 날카롭고 또한 시의적절하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가 시국을 혼란하게 만든 가운데 영화가 개봉하게 된 타이밍, 극 중 정우성이 연기해낸 인물이 지닌 상징성 등은 영화를 보다 흥미롭게 해석하게 만드는 동력이다.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검사 역에 도전한 정우성은 첫 검사 캐릭터가 악역인 것에 대해 "만족스러웠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어 "정의로운 모습의 주인공을 연기하는 것도 쾌감이 있지만 내가 미워할만한 대상을 내 스스로 투영해 사람들과 내가 느끼고 있는 그 인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공유하는 것 역시 큰 쾌감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논란의 대상이 된 블랙리스트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주관이 뚜렷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던 정우성은 최근의 소신있는 발언들, 그리고 '더 킹' 출연과 관련해 불이익을 받지 않을지 걱정한 적은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더 킹'에서도 나오지만 99%의 검사는 정당하고, '다른' 검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은 1%가 조직을 오염시키니, 정당함을 바라는 99%의 이들이 얼마나 무기력해지고 허망해지겠어요. '더 킹'은 그걸 이야기하는 영화에요. 조직 자체가 다 썩었다는, 구성원 하나 하나가 다 썩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죠. 99%의 사람들이 이런 영화를 볼 때 건전한 영향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게 화살이 돌아올 수도 있냐고요? 글쎄요. 이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뭐가 무섭겠어요.(웃음)"

정우성은 속 시원한 소신 발언들을 내놓게 된 배경에 대해 "상식을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 상식이다. 그것이 정치적 발언이라고 이해되는 사회가 잘못된 것 같다"고 또 한 번 뚝심 있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상식이 통하면 모두 건전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데 안 통하니 스트레스를 받고 불만이 생긴다"며 "상식적 발언을 하면 이상하게 취급되는데, 내 발언에 의도가 있다기보다 한 사람으로서 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적인 곳에서는) 배우가 자신의 정치적 노선을 이야기하는 것을 기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직업의 본분이 있으니까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 때 온전히 전달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죠. 어떤 정치적 발언을 한다는 것이, 이쪽이 혹은 저쪽이 맞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에 대한 질문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제가 이야기하는 말들은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생각해요. 한 사람으로서의 생각이죠. 우리 후배들,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는 어린 아이들을 보면 기성세대로서 미안하지 않나요? 우리는 기성세대로서 저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이들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하는데 우리 선배들이나 윗사람들은 그에 대해 무엇을 고민하고 있나요? '그렇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기 뒷주머니에 뭔가 챙기고만 있구나' 싶은 이야기를 하는 거죠."

막힘 없는 답에 정계 진출에 대한 욕심은 없는지 농담 섞인 질문도 받은 그는 웃으며 "피곤해서 못할 것 같다"고 답했다. 술도, 사람도 좋아하는 만큼 정치인이라는 직업을 온전히 소화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술을 너무 좋아해서.(웃음) 많은 모임에서 폭탄주를 마시고 사우나에 가서 운동도 하는데, 정치인이 된다면 신경쓸 것이 너무 많잖아요. 그들은 다수를 대리하는 사람들인데 그 (공직에 있는) 기간에는 내 개인적 취향 생활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 기간동안 나 자신을 잡지 못할 것 같아요.(웃음)"

'더 킹'은 오늘(18일) 개봉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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