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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 "'친구', 지금보다 잘 만들 자신 없다"(인터뷰)


추억 속 까만 교복과 학생모, 남녀 학생의 만남의 장소였던 빵집과 롤러스케이트장, 느끼한 목소리의 음악 DJ, 바글바글한 영화관...

스크린 가득 피어났던 80년대 향수가 안방극장으로 파고들었다. 800만 흥행을 일궜던 영화 '친구'는 MBC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로 다시 한 번 추억과 향수를 선사하고 있다.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영화를 만들었던 곽경택 감독이 다시 한 번 메가폰을 잡았다.

차기작을 내놓을 때마다 늘 비교 대상이 됐으며 지금까지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는 '친구'를 직접 드라마화 하기에는 곽경택 감독에게도 사실 적잖이 부담이 됐을터.

"주변 사람들이 모두 말렸지만 욕을 먹어도 내가 먹는게 마음 편할 것 같았다"고 소탈하게 웃는 곽경택 감독에게서 '친구'에 대한 고집스러움과 애정이 한껏 묻어났다.

◆"시청률 보고 공포감...현빈이 오히려 위로"

'친구'는 800만 관객을 불러들이며 스크린 홈런을 날렸다. 지금보다 적었던 스크린 수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속에서도 일궈낸 '대박' 작품이었다.

9년 만에 안방극장에 다시 돌아온 '친구'의 성적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당연지사. 그러나 '친구'라는 이름값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곽경택 감독 스스로도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15% 정도는 나올 줄 알았는데 처음에는 정말 속상했어요. 첫날 시청률을 받아보고는 일 년 반 고생한 것이 물거품 되면 어떡하나 공포감도 있었죠."

그러나 드라마는 영화와 달랐다. 첫방 시청률을 보고 실망을 하기는 이른 감이 있었다.

"영화 개봉 때는 첫 주 주말 관객 스코어를 보면 대박을 치기 힘들다는 느낌에 마음을 접는 경우가 많았죠. 이번 경우는 9:1 정도 좋은 평가가 많아서 안심이 됐어요.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화면이나 공을 들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많은 힘을 줘서 이것만 믿고 가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곽경택 감독은 또 "빈이(현빈)가 오히려 위로를 해주더라. '그사세' 때 이미 경험을 해봤다면서"라며 웃었다. 드라마 방영이 어느 정도 지난 지금, 곽경택 감독의 그 웃음에서 이제는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 느껴졌다.

◆"스태프들 사이에서는 '모자이크의 전설'로 불려

'친구'는 방영 초반 모자이크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영상의 높은 완성도에 흠집이 됐고 시청자들의 불만도 커졌다. 곽경택 감독 역시 모자이크 편집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컸다고.

"모자이크 편집 협의를 하면서 속이 상했고 방송이 나가면서 걱정이 많았어요. 모자이크 처리로 시청자를 우롱한다는 그런 말이 나올까봐서요. 걱정이 현실이 됐지만(웃음). 나중에 우리 스태프들 사이에서는 '모자이크 전설'이라고 하더라구요."

곽경택 감독은 그러나 드라마를 만들면서 정해진 적정선을 지키고자 심혈을 기울였다고.

"예를 들어 담배를 들고 있는 건 괜찮지만 피면 안 되겠다. 내 나름대로 그 기준을 철저하게 지켰어요. 칼 대신 몽둥이로 바꿔서 찍기도 했죠. 그런데 영화 '친구'의 폭력성이 정평이 난터라 부담감이 워낙 있었나봐요. 영화 이미지가 남아있는 사람들은 연상을 해요."

방송심의위에서도 방영 이틀 전 폭력성에 대한 우려를 담은 의견를 전달했다. '예의주시하고 있으니 알아서 하라'는 내용이었다고. "그러더니 알아서 화면이 지워졌다"며 내심 속상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모자이크 되지 않은 원본은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심의를 통과하면 조만간 웹하드 업체의 다운로드 서비스를 통해 볼 수 있을거라하니 그나마 위안이다.

◆"결말은 비밀...동수 죽음에 대한 책임론 밝혀질 터"

드라마 '친구'는 영화와 그 태생이 같을지 모르지만 확실히 차별화가 됐다. 전개 내용을 미리 알고 있어서 흥미가 떨어진다는 시청자도 있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다.

곽경택 감독은 "영화에서 없던 에피소드가 드라마의 허리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영화에서는 학생에서 성인으로 건너뛰면서 튀는 부분이 있어요. 영화에서 본 내용이 간간히 나오지만 드라마에서는 그 허리가 굉장히 많이 추가됐어요. 물론 결말도 바꼈죠.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동수의 죽음에 대한 책임론을 명확하게 짚어줍니다."

◆"그 동안 욕봤다...다시 만들어도 지금보다 잘 할 자신없다"

곽경택 감독은 '친구'로 드라마 감독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 영화판에 있던 사람이 드라마를 만든다고 하니 반대의 목소리도 컸고 우려와 걱정도 많았다. 그럼에도 직접 '친구'의 메가폰을 잡은 이유는 하나다. 드라마화 되는 작품이 다름아닌 '친구'였기 때문이다.

"'왜 안 해본 것에 전력투구해서 망신 당하려고 하냐'며 말렸죠. 다른 작품 같았으면 내가 기획만 했을텐데 '친구'잖아요. 친구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한 건 줄 아는데 남의 손에 맡겼다간 얼마나 후회막심하겠습니까. 돈벌이할려고 '친구' 팔아먹었다는 소리도 나오면 불편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욕을 먹어도 직접 먹자라는 생각에 직접 제작했죠."

그리고 꼬박 1년을 넘게 '친구'에 에너지를 쏟았다. 전력투구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다시 찍어도 더 잘할 자신이 없어요. 글 작업을 1년 동안 열심히 했고 게으름도 안 부리고, 영화 찍을 때보다 강도 높은 노동하면서 찍었어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제 자신을 토닥거리고 주고 싶고 진짜 '욕 봤다'고 생각해요."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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