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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천재 뮤지션? 진짜 뮤지션! (인터뷰)


"대중성에 대한 고민 없다…내 자리서 노래할 것"

[이미영기자] 홍대 거리를 지나다 낯익은 얼굴이 담긴 공연 포스터를 발견했다. 가수 김사랑이다. 새 앨범이 나왔구나 싶었다. 꾸준히 음악하고, 팬들을 만난다는 사실이 반갑다. '천재 뮤지션'이라는 수식어는 세월과 함께 이제 희미해졌지만, 오랜 시간 치열하게 음악과 사투하고 있는 '진짜 뮤지션'으로 살아가고 있는 김사랑이 반갑다.

1999년 모 통신사 광고에서 '나는 18살이다'를 외쳤던 소년. 만 18살의 싱어송라이터였던 김사랑은 '천재 뮤지션'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으며 조금은 특별하게 음악을 시작했다. 빠르게 변하는 가요계, 조금은 느리지만 자신의 확고한 음악을 내놓던 그는 지난해 '휴먼 콤플렉스 파트1(Human Complex Part.1)'을 발표하고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그리고 딱 1년 만에, '휴먼 콤플렉스 파트2'가 나왔다. 비로소 '휴먼 콤플렉스'가 완성됐다.

1년 만에 마주앉은 김사랑은 "반 년은 쉬고, 반 년은 곡 작업을 했다"고 그간의 근황을 꺼냈다. 이전 앨범에 비해 공백이 크게 줄었지만, 음악이 뚝딱 완성된 것은 아니다. 그는 슬럼프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파트1을 냈을 때도 힘들었지만, 파트2를 작업하면서는 슬럼프를 겪었죠. 정신적으로 아이디어가 고갈이 돼서 힘들었어요. 새로운 것을 만드려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야 하는데 많이 해맸어요. 아예 내려놓을 수도 없는 일이니까. 저 혼자 압박을 받았어요. '휴먼 콤플렉스' 파트1 때 칭찬을 많이 받아서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았고. 그런 것이 압박감으로 나타났던 것 같아요."

올해로 데뷔 16년차인 그는 "슬럼프에 대한 내성은 생기지 않는다. 매번 당연하게 생각하고 견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다닥 해서 내도 되지만 보람이 없다. 공들여서 내도 창피한데 한 달만에 후다닥 내고 하면 음악하는 이유가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작업을 하는 동안은 SNS도 끊을 만큼 철저히 음악에 몰두한다. 음악에 있어서만큼은 완벽주의자적 기질을 내보이는 그다.

그렇게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온 앨범이 '휴먼 콤플렉스 파트2'. '휴먼 콤플렉스'라는 타이틀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연장선상으로 보기는 힘들 만큼 또 다른 스타일의 음악이다.

"'휴먼 콤플렉스'의 연장이라기보다 4집이 완성됐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아요. 사운드의 공간감도 다르고, 보컬 임팩트도 다르죠. '휴먼콤플렉스' 파트1과 또 달라 어색해 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굳이 비슷한 점이 있다면 '휴먼 콤플렉스'라는 단어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그는 파트1 발표 당시 콤플렉스를 "나의 단점이 타인의 장점을 부각시켜주는 것" "사회적으로, 더 나아가 전 인류를 생각했을 때 서로 도움을 주는 관계"라고 비틀어 봤다. 개인이 아닌, 우리를 이야기 했었다. 이번 앨범 역시 노래 각각의 이야기는 달라도, 결국 그 노래들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우리'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타이틀곡 '러브업'은 화해와 포옹을 담았다. 좁게는 남녀간의 관계로, 더 나아가서는 사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이야기다. 그는 "전쟁 영화를 보다가 문득 전쟁이 사랑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전쟁처럼 싸우지 않냐. 싸우지 말고 양보하면, 내가 나를 낮춘다면 서로를 포용할 수 있고 전쟁을 그만둘 수 있지 않겠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다소 심오하고도 어려운 메시지가 노래에 녹아있는 듯 했지만, 김사랑은 노래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할 생각도 그 의미를 강요할 생각도 없어 보였다. 곡의 해석은 듣는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싶다고. 김사랑은 "나 자신한테 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남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있다. 메시지를 명확하게 줘도 되지만, 듣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사랑의 음악만을 두고 봤을 때 그는 결코 친절한 뮤지션은 아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르도 아니고, 메시지도 곱씹어야 한다. 방송 등 노출 빈도가 거의 없고, 공연이 유일한 소통 통로이니, 그의 음악에 가까이 다가가려면 팬들이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다.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성과의 타협. 어쩌면 가수들에게 제일 어려운 '난제'이건만 그는 조금의 고민도 없이 명쾌하게 대답했다.

"대중성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어요. 저는 그냥 이 자리에 있으면 될 것 같아요. 대중성 있는 음악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지만 유명한 음악이죠. 유명세를 쫓아간다는 건데 그렇게까지 음악을 할 필요가 있나 싶어요. 그럴려고 학교까지 그만두고 음악을 한 건 아니니까요. 철새 팬들도 있지만 팬들은 더 늘어나고 있어요."

다만 그를 고민하게 하고, 어렵게 만드는 것은 음악이다.

"음악에 대한 갈증은 해소됐지만 또 답답해요. 음악이 무서워져요. 왜 선배들이 이쯤되면 더뎌지고, 어려워하는 건지 알 것 같아요. 물론 전 항상 더뎠지만 이제야 좀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 창작에 대한 부담감을 이제껏 느낀 적은 없었거던요. 제 음악 스타일이 굳어졌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탈피해보고 싶어요. 뻔한 음악보다 안했던 것을 하고 싶어요."

새 앨범 결과물을 내놨지만 머리는 더 복잡하다는 그는 당분간 공연 준비에 몰두할 생각이다. 오는 31일 서울 합정동 롯데카드아트센터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며, 다음달 2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블에서 공연을 연다. 공연을 위한 편곡 등 모든 것이 김사랑의 몫이다. 그는 "공연은 피부에 와닿는 재미가 있다. 오랜만에 공연을 하니까 팬들의 반응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김사랑의 음악은, 계속되고 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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