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유희열의 말 실수, 전체 맥락과 공연장 정서 이해해야


[박재덕기자] 유희열이 콘서트 도중 한 말에 대해 사과했다.

유희열은 6일 오전 토이 공식 홈페이지에 '모두 모두 정말 고맙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아무리 우리끼리의 자리였다고 해도 이번 공연중에 경솔한 저의 가벼운 행동과 말에 아쉽고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계셨을텐데 무척이나 죄송해지는 밤이기도 합니다'고 사과했다.

또한 유희열은 '오랜시간 아끼고 간직해온 기억들도 한마디의 말로 날려버릴수도 있다는 사실을 더 깊게 새기면서 살아가야겠단 생각에 부끄럽고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유희열은 '덕분에 공연은 무사히 잘 마쳤어요. 저에게는 상상도 못했던 정말 과분한 시간이었어요. 지금도 뭔가 실감이 잘 안나서 저도 꿈을 꾼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처음 공연 준비를 할때만 해도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주변에 고마운 사람들에게 또 폐만 끼치는건 아닐까… 노래도 못하고 뭐 하나 내세울게 없는 사람인데 정말 전생에 무슨 좋은 일을 한건지 이렇게 멋지고 좋은 사람들이 돌아보면 항상 옆에서 힘이 되주네요. 매번 감사하고 미안하고 그래요'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유희열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토이의 단독 콘서트 '다 카포(Da Capo)'를 개최했다. 둘째날 공연 도중 유희열은 "내가 공연할 때 힘을 받을 수 있게 앞자리에 앉아계신 여자분들은 (중략) 다른 뜻이 아니라 마음을 활짝 열고 음악을 들으란 뜻"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 발언에 대해서는 유희열이 분명히 사과했다. 하지만 이 발언 하나만에 주목해 공연 전체 맥락에서 떼어놓고 보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7년 만에 공연을 펼친 유희열과 관객들은 마치 동창회를 하듯 개구지고 솔직하고 즐거운 나눔의 시간을 보냈다. 토이라는 동질감으로 똘똘 뭉친 그들만의 공간 저변에 깔린 정서를 이해해야 한다.

깔깔거리며 반가워하는 동창회 같은 분위기 속에서 한바탕 웃고 떠들고 돌아온 이들에게 그 한 마디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과한 농담 같은 것이었다. 가볍게 눈을 흘기고 웃으면서 유희열에게 꿀밤 한 대 때리고 싶을 정도였다고나 할까. 현장에 있던 팬들은 오히려 유희열의 '섹드립'을 두둔하며 오랜 기간에 걸쳐 끈끈하게 맺어진 유대감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그 한 마디를 현장에서 떼어놓고 단절해 재단해보니 당시의 느낌과는 너무도 다른 '무시무시한' 뉘앙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희열 충격 발언' 식으로 표현되는 건, 분명 잘못된 접근이다.

또한 그 한마디 말에 집착해 그 훈훈하고 감동적이었던 추억 나누기의 현장을 폄훼해서도 안된다. 물론 그 말은 과한 개그 코드였다. 그 점에 대해서는 유희열도 분명하게 정중히 사과를 했다.

하지만 그 날 밤 수많은 관객들과 나눴던 유희열의 진심, 노래, 이야기들이 그 한마디에 묻혀 퇴색되어서는 안된다. 그 날 밤은 유희열과 관객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고 행복한 선물이었고, 축제였다.

유희열은 관객들이 합창을 하며 완성한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무대에 울컥해 끝내 눈시울을 붉혔으며, "내가 대체 뭐하고 사나 싶었는데 오늘 많은 힘을 얻고 간다"며 마지막 곡으로 '땡큐'를 불렀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통해 온기를 나눈 밤이었다. 한 마디 말 실수로 가려버리기엔 너무도 깊고 아련하게 여운이 남아있다.

조이뉴스24 박재덕기자 avalo@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유희열의 말 실수, 전체 맥락과 공연장 정서 이해해야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