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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 온주완 "나쁜 놈 1등, 바로 나…양보 못해"(인터뷰)


'펀치'의 폭주기관차, 이호성을 위한 온주완의 변

[장진리기자] 늙지도 죽지도 않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욕을 먹었다. 꿈에서도 윤지숙 장관이 부르는 "호성아"가 들렸다. '호발놈', '호레기'라는 씁쓸한 애칭은 이제 친근해졌다. 이왕 나쁜 놈을 할 거면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1위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펀치' 속 역대급 악역 캐릭터 이호성이었다.

온주완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에서 검사 이호성 역할로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던 '펀치'의 후반부, 박정환(김래원 분)의 반격을 번번이 막아서며 시청자들에게 고구마를 먹은 듯한 답답함을 선사한 것은 한때 그의 친구였던 이호성, 온주완이었다. 정의로운 검사였던 그가 완전히 돌변, 윤지숙과 손을 잡고 신하경이 죽을 뻔한 뺑소니 사고까지 은폐하려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폭주기관차' 이호성을 위한 온주완의 변(辯)

본래 시놉시스 상에서 이호성은 신하경의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주던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악과 악의 대립이 빠르게 진행되어가면서 이호성은 본래 계획과는 180도 다르게 캐릭터가 바뀌게 됐다.

캐릭터가 바뀌면서 형사 같이 털털하던 비주얼의 검사 이호성은 잘 다려진 슈트를 입고 머리를 단정하게 넘긴 모습으로 완전히 변모한다.

"(이)호성이가 처음에 덥수룩하게 나온 건 '난 너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반적인 검사가 아냐. 난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바른 일만 하고, 외모 이런 건 신경 안 써' 이런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거예요. 그런데 캐릭터가 뒤집히면서 호성이도 어쩔 수 없이 변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호성이도 젖어들고 있구나. 이호성의 고집과 신념도 별 게 아니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이호성은 윤지숙의 실체를 알고 난 이후에도 윤지숙의 손을 놓지 않는다. 신하경을 죽음의 위기에 내몰고 간 끔찍한 교통사고 역시 은폐를 시도한다. 이호성의 뒷통수 한 판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끔찍한 반전이었고, 이호성에게는 욕이 포화처럼 쏟아졌다. 그러나 이호성을 연기한 온주완에게도 그를 할 말은 있다.

"이태준이라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건 알았어요. 윤지숙이라는 인물이 좋은 사람인 줄 알았던 거죠. 근데 지금 와서 보니 이 사람도 나쁜 사람인 거에요. 막막하죠. 호성이한테는 기가 찰 노릇이었을 거예요. 그게 호성이를 갑자기 나쁜 사람으로 만든 욱함이 아니었을까요. 그 때부터 호성이의 신념의 욕망화가 시작된 거예요. 좋은 검찰을 만들어야겠다는 신념이 이제 돌아갈 곳이 없는 거니까 끝까지 가야 했던 거죠. 윤지숙 장관이 없으면 이태준을 잡아둘 사람이 없으니까, 그걸 뒤집어 씌울 사람이 없으니 아들을 잡아두죠.

더 반전은 하경이가 사고를 당했을 때였어요. 이제는 등을 돌리고 '이런 짓까지 했어? 당신 끌어안고 자폭할 거야' 시청자들이 엄청난 기대를 했을 거예요. 이제는 터뜨려 주겠지, 윤지숙 비리를 폭로하고 같이 가라앉겠구나 하고. 교통사고 장면에서는 호성이 차가 윤지숙 차를 막아주지 않을까 기대하셨을 것 같아요. 근데 성당 안에 입장하는 순간 호성이가 정반대로 말해버리잖아요. 폭주하는 거예요."

◆"가장 나쁜 놈? 바로 나…양보 못 한다"

나쁜 놈들의 드라마 '펀치'에서도 가장 나쁜 놈으로 꼽히는 이호성을 연기한 온주완은 과연 누구를 가장 나쁜 놈 중의 나쁜 놈으로 꼽을까.

특유의 개구진 웃음을 짓던 온주완은 "윤지숙 장관님고 저 중에 누구를 1위를 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건 불호와 불호의 싸움이다. 윤지숙과 이호성이 박빙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대본을 보면서 서로 초반에는 악역 1위를 하기 싫어했던 것 같아요. 제가 '선생님, 너무 나쁘셨다' 하면 최명길 선생님은 '주완아, 네가 비호감 1위다' 하고 놀리셨거든요. 근데 이게 하면 할수록 저랑 선생님이랑 '오늘 1위는 나다'라는게 있었어요. 서로 뺏길 수 없다고 했죠(웃음). 제 입장에서는 당연히 제가 제일 나쁜 놈이죠. 양보 못해요. 제가 1위입니다. 2위, 3위부터는 뭐 꼭 매겨야 하나요?(웃음)"

실제로 만난 온주완은 '펀치' 속 이호성과는 정반대였다. 여유 넘치는 매너에 긍정적인 사고를 지닌 매력적인 배우 온주완은 삶의 방향과 속도를 고민하고, 인생의 평범한 즐거움에도 감사할 줄 아는 아주 평범하지만 매우 비범한 청년이었다.

'펀치'는 드라마를 통해 인생의 선택과 결과, 삶과 죽음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던졌다. 주인공 박정환은 드라마를 통해 치열하게 살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진 사람으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과연 온주완은 어떤 문장을 남기고 싶을까.

"저는 '즐거웠다'를 남기고 싶어요. 제가 내가 살아온 삶이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을 것도 같고, 제 사람들이 '너와 살아온 삶이 즐거웠다'고 쓸 수도 있을 것 같고. 제가 즐거운 삶을 살고 있냐고요? 매우 즐거운 삶을 살고 있어요. '즐겁다'는 건 발상의 전환인 것 같아요. 제 에너지 업은 저만이 할 수 있는 일 같거든요."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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