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홍대거리가요제' 대상 이지스톤 "따로 또 같이 음악 계속할 것"(인터뷰)

[이미영기자]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듣는 순간, '대상이구나' 확신했죠."

심사위원들은 대상 수상자 호명 전 "전체적 구성 완성도가 높고 무대 장악력이 최고였다. 보컬의 가창력이 뛰어나고 완급 조절을 할 줄 아는 완숙미가 있었다"고 심사평을 했다. 그리고 혼성듀오 이지스톤(박광석, 이지혜)의 이름이 불렸고,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지스톤이 지난 8일 서울 홍대 걷고싶은거리 특설무대에서 열린 조이뉴스24 창간 10주년 기념 '2014 홍대거리가요제'에서 자작곡 '베개'로 대상 트로피를 안았다.

실력파 뮤지션의 산실 홍대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가요제인 '2014 홍대거리가요제'는 도전 정신으로 가득 찬 아마추어 뮤지션들을 발굴, 건전한 홍대 문화 조성에 이바지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개최됐다.

이번 가요제 결선에는 실력과 매력을 겸비한 총 10팀의 참가자들이 진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쟁쟁한 실력을 가진 뮤지션들이 각자의 개성이 듬뿍 묻어나는 음악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평가 받는 자리인 데다가 자작곡으로 심사받기에 더욱 의미 있는 무대였다.

시상식 후 무대 아래서 만난 이지스톤 박광석과 이지혜는 "얼떨떨하다. 정말 기분이 좋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박광석의 부모는 "내가 다 떨렸다. 수고 많았다"고 아들의 어깨를 토닥였다.

이지스톤은 대상 수상을 예감했을까. 박광석은 "우리가 대상이 가능할까 싶었다. 특별상 정도는 예상했는데, 거기서 끝이 아닐까 싶었다. '우리 아닌 것 같아'라고 하려다가 말을 안 했다. 대상 심사평을 듣고 우리팀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가창력과 무대 구성을 이야기할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지스톤은 1천만원의 상금을 수여 받았다. 이지혜는 "그동안 제대로 쉰 적이 없다.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고, 박광석은 "장비를 사고 싶다"고 웃었다.

혼성듀오 이지스톤 두 사람이 서로 안 지는 1년쯤 됐지만 가요제를 위해 두 달 전쯤 급결성한 팀이다. 보컬 이지혜는 여성 그룹과 밴드로 앨범을 냈던 경험이 있고, 드라마 '찬란한 유산' '당신의 아내' OST를 부르기도 했다. 가수들의 보컬 트레이너로도 활약한 실력파다. 박광석은 힙합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로, 곡 작업 능력이 뛰어나다. 두 사람은 한 실용음악학원에서 각각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이날 현장에는 제자들과 학부모들이 찾아 이들의 무대를 응원했다. 이지혜는 "학생이 '선생님 잘했어요' 하는데 눈물이 났다"고 했고, 박광석은 "무대 직전 부모님이 찾아와 '아들'이라고 부르는데 울컥했다. 적지 않은 나이인데 지원해주고 응원해셨다. 음악으로 무언가 보여드린 것 같다"고 했다.

이지스톤은 강렬한 비트와 일렉기타 선율, 그리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가진 힙합곡 '베개'로 무대에 섰다. 사랑이나 사회 생활에 상처를 입고 집에 돌아왔을 때 베개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리는 현재 젊은이들의 심정을 담았다.

박광석이 자작곡 '베개'를 썼으며, 이번 가요제를 위해 처음으로 랩을 시도했다. 이지혜 역시 힙합곡은 처음으로 불렀다. 이들은 관객들에게 힙합의 매력을 제대로 전수했고, 댄서들과 함께 하는 독특한 무대 구성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과거 대학가요제도 있었고 수많은 명곡들이 있지만, (홍대거리가요제는) 독창성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대상을 타기에는 독창성이나 기발함이 다른 팀에 비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죠. 어떻게 보면 참가자들 중 가장 대중가요의 색깔이 없기도 하고. 그런데 한편으로는 힙합곡으로 예선 공모를 많이 했을 것 같은데 '베개'가 결선에 올라갔을 때 노래에 대한 확신도 생겼어요. 좋다고 한 사람들도 있었고, 보컬도 이 노래를 추천했죠. 승산이 있을 거라고 자신감을 가졌어요."

이지스톤은 '2014 홍대거리가요제'를 위해 뭉쳤다. 타 팀에 비해 팀 결성 기간은 짧지만 뛰어난 호흡은 이들만의 강점. 대상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이지스톤의 행보는 어떻게 되는 걸까. 이들은 따로 또 같이 음악을 계속 해나갈 생각이다.

"힙합곡에는 피처링이 필요할 때가 많아요. 제 노래가 마음에 든다면 언제든지 노래를 부탁할 생각이에요. 굳이 팀이 아니더라도 계속 같이 작업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힙합음악을 만들 생각입니다. 가능하다면 제 곡을 많은 가수들에게 주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에픽하이와 지드래곤, 윤미래를 참 좋아해서 이 분들에게 곡을 드린다면 영광일 것 같아요."(박광석)

"울렁증이 있어서 앞으로 계속 무대에 서는 것은 힘들 것 같아요. 지금은 제자들 가르치는 일이 좋아요. 기회가 된다면, 좋은 음악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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