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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고맙다, 또보자, 연기자 김현중(인터뷰)


'감격시대'로 아이돌 출신 연기자 꼬리표 뗐다

[김양수기자] 2009년, '꽃보다 남자'로 첫 연기에 도전했을 때만 해도 김현중(28)은 아이돌 출신 '꽃미남' 연기자에 불과했다. 2010년 '장난스런 키스'가 굴욕적인 시청률로 쓴맛을 보자 일각에선 '아직 멀었다'고 했다. 하지만 2014년 김현중은 연기자가 됐다. '꽃소년' 이미지를 벗고 '상남자'로 덧입은 그는 이제야 비로소 시청자들에게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3일 종영한 KBS 2TV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은 김현중을 시청자들에게 연기자로 재각인시켜준 작품이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김현중의 재발견'이라며 그의 성숙해진 면모를 칭찬했다.

김현중의 연기력 호평에 힘입어 드라마도 승승장구했다. 첫 방송 시청률 7.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 시작한 드라마는 9회 만에 두자릿수(10.0%)를 넘었고, 18회에는 최고시청률 12.6%를 기록했다. 총 24회를 방송하며 15회부터는 수목극 정상자리를 밟았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12.3%. 평균 시청률은 10.3%였다.

"드라마가 끝났다는 게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요. 그만큼 작품에 깊게 몰입했나봐요."

드라마가 종영한 바로 다음날(4일), 삼청동에서 만난 김현중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단 하루만에 김현중으로 돌아온다는 게 쉽지 않다"며 "기분이 자꾸 다운돼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모르겠다"고 했다.

"극중 배역인 신정태를 많이 좋아하고, 또 신정태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내 목숨을 다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준다는 설정이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가슴 따뜻했어요."

드라마는 총 150억원을 들인 블록버스터급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19030년대 한, 중, 일 낭만 주먹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다는 설정답게 해외 로케이션도 적지 않았다. 이런 기대감에 부응하려는 것이었을까, 김현중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150억원 짜리 연기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해 관심을 모았다. 과연 스스로의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

그는 "연기점수를 돈으로 매길 순 없지만 그만큼 보여주겠다는 다짐이었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24부 엔딩에선 모든 힘을 다 쏟았다. 만약 25회가 나온다면 못찍을만큼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힘들 때도 있었죠. 하지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해준 사건이 있었어요. 정말 추운 날 한 보조 출연자가 죽는 연기를 위해 차디찬 바닥에 3~4시간동안 누워있었어요. 그 상태에서 딸과 통화하는 모습을 봤어요. 마음이 짠해지더군요. 그때 기억으로 24부까지 버틴 것 같아요."

드라마는 진짜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특히 남자들의 의리와 우정 스토리는 4050 중년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일각에선 '40~50대 남자들에겐 '감격시대'가 '별에서 온 그대'보다 인기가 많다'는 말도 나왔다.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은 김현중은 이들에게 '아이돌 출신'이 아닌 '신인 연기자'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요즘 식당을 가면 반응이 달라진 걸 느낀다. '잘 보고 있다'고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신다. 어른들은 신정태보다 시라소니로 많이 기억한다"라며 "'만약 내가 다음 작품을 하면 또 봐주시겠구나'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만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감격시대'를 선택할 것 같아요. 이제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서른이에요. 20대에 보여드릴 수 있는 마지막 작품일 수도 있죠.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인사드릴지 모르겠지만 정말 모든 힘과 열정을 올인했어요."

◆ '감격시대', 출연료 미지급, 작가 교체, 배우 하차 등 '구설수'도

드라마는 표면적으로는 성공했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 보면 복잡한 속사정으로 내홍을 겪었다. 일부 사건은 언론에 공개되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가장 큰 사건은 출연료 미지급 사태였다. 주연배우는 물론 보조출연자와 스태프들의 월급이 수개월 밀리며 촬영 중단까지 이어졌다. 더불어 극 중반에 이뤄진 메인작가 교체와, 주연배우들의 잇딴 하차도 화제가 됐다.

주연배우인 만큼 김현중 역시 속앓이를 했을 터. 하지만 그는 되려 "어느 드라마나 똑같은 진통을 겪는다. '감격시대'는 그것이 표면적으로 드러났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스태프들과 제작사의 입장이 이해가 갔고, 당연히 각자 입장에서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라며 "그저 기다리고 바라봐주는 것도 주연의 몫이라고 생각했다"고 의연하게 입장을 밝혔다.

"힘들었지만 서로 힘든 티를 내지 않았어요.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현장에선 단 한명도 싫은 소리를 내지 않았죠. 특히 작가, 감독님도 큰 역할을 하셨지만 배우들이 대단했어요. 자기 캐릭터에 애착을 갖고, 쪽대본에도 자기에 맞게 소화하고, 흔들릴 상황에도 최선을 다했죠. '감격시대'의 성공은 무조건 배우의 힘인 것 같아요."

'감격시대'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만 초반에는 뜨거운 인기를 끈 경쟁작으로 인해 숱한 위기도 겪었다. '감격시대'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사로잡은 SBS '별에서 온 그대'와 맞대결을 펼쳤던 것. 김수현, 전지현 주연의 '별에서 온 그대'는 시청률 25%를 넘나들며 말 그대로 대박성공을 거뒀다. 주연배우 입장에서 초반 냉가슴을 앓았을 터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김현중은 담담한 입장이었다. 그는 "만약 이게 드라마가 아니고 영화였다면 개별 작품으로 인정받았을 것이다. 다만 두 작품이 같은시간대에 배치됐다는 이유 만으로 서로를 이간질하게 되는 것 같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어 "'장난스런 키스'로 3% 시청률을 찍은 적이 있다. 시청률에 얽매이니 연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되려 머리에 숫자만 맴돌고 몰입도 안됐다"라며 "그래서 이번엔 마음을 내려놨다. 덕분에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드라마를 마친 그는 가수로 다시 돌아간다. 6월께 새 앨범을 발표하고, 6월28일부터는 월드투어에 돌입한다. 브라질 월드컵 개최에 맞춰 온 국민이 함께 부를 수 있는 신나는 음악을 준비 중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차트순위를 떠나, 왠지 음악을 들으면 한국이 이길것 같은, 마음을 한곳에 모을 수 있는 노래를 하고싶어요. 방송보다 시청광장에서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기분좋은 음악을 만들려고요."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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