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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상생, 공정 그리고 소녀시대, 박칼린, 허각


2010년이 저물고 있다.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체감경기는 여전히 바닥이고, 사회 각 부문 소통 부재와 계층간 갈등, 불공정 구조 속에서 예년보다 더 힘겹게 보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 때문인지 연말을 앞둔 거리에선 환하게 웃는 얼굴보다 지친 표정의 어두운 얼굴을 한 사람들을 훨씬 많이 보게 된다.

여기저기서 요즘 틈만 나면 소통, 상생, 공정을 외친다. 이는 이 사회가 그만큼 막히고, 불공정하고, 승자독식 구조라는 것을 반증한다. 어쨌거나 소통과 상생, 공정이라는 키워드는 내년에도 소중히 지키고 키워가야 할 가치임에 틀림없다.

'소녀시대', '남자의자격-합창단', '슈퍼스타K 2'. 2010년 한 해 많은 사랑을 받으며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 대중문화 키워드다. 이들의 성공요소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각각 한 단어로 특징짓는다면 소녀시대=소통, '남자의자격-합창단'=상생, '슈퍼스타K 2'=공정이라고 할 만하다.

소녀시대는 올해 국내에서도 절정의 인기를 누렸고 일본에 진출해 두달 만에 오리콘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 걸그룹 열풍을 주도했다. 소녀시대가 이처럼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는 것은 팬층이 넓기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 가운데 소녀시대만큼 폭넓은 팬층을 자랑하는 그룹은 없다. 예닐곱 꼬마부터 10대 청소년, 20대 또래 여성들, 40~50대 삼촌까지 두루 소통하고 포용하는 능력이 소녀시대의 강점이다.

게다가 9명의 멤버 각자 자신만의 장기를 가지고 다양한 분야에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드라마(윤아), 뮤지컬(제시카), MC(태연 티파니), 예능(유리 써니 서현)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가요팬 외의 팬까지 '그룹' 소녀시대의 팬으로 끌어들인다. 그들의 노래를 좋아하지 않아도 소녀시대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소녀시대의 소통 방식이고 성공법이다.

'남자의자격-합창단'은 지난 여름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긴 프로그램이다. 노래를 전공하거나 가수가 직업인 사람도 있긴 했지만 도무지 합창단에 어울리지 않을 듯한 멤버들이 짧은 시간에 놀라운 하모니를 이뤄 멋진 합창을 이끌어내는 장면은 아름답고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남자의자격-합창단'을 이끈 박칼린은 멤버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려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남이 살아야 내가 산다는 것'으로, 바로 '상생'의 정신이 아닌가.

합창은 각기 다른 색깔과 높낮이의 음을 가진 여러사람이 모여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돋보이려는 욕심에 내 목소리를 크게 내지르면 그 합창은 망칠 수 밖에 없다.

박칼린은 이경규의 튀어오르려는 소리를 눌러주고, 김국진의 기어들어가는 음을 돋아주며 개개인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았다. 오합지졸로 보였던 멤버들은 박칼린의 지휘 아래 동료들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그 결과 믿겨지지 않는 하모니를 연출하며 시청자들을 울렸다.

올해 가장 히트한 방송 프로그램으로 엠넷의 '슈퍼스타K 2'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슈퍼스타K 2' 최종 결승 방송은 케이블 사상 최고 시청률인 19%를 기록했다.

넉넉치 못한 환경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출연자 개개인의 도전정신, 성실한 자세, 그리고 경쟁 속에서도 다른 사람과의 조화와 화합에 힘쓰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왕따의 외로움을 기타와 노래로 달랜 장재인,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라이브카페를 전전한 김보경,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환풍기를 고치면서 가수의 꿈을 키운 허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한 사회에서는 이들이 가창력만으로 성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슈퍼스타K 2'는 출연자에 대한 개인적인 호감도가 절대적인 시청자 투표의 비중이 높아 논란도 따랐지만 출연자간 실력 경쟁이 공정하게 이뤄졌다. 출연자들 또한 숨막히는 경쟁을 하면서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달리는 인간미를 잃지 않았다.

여기에 초반 패자부활의 기회를 제공한 점도 돋보였다. 이후 최종 우승자 허각은 재능과 목소리만으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성공을 일궜다는 점에서 공정사회의 대표적 사례로 부상하기도 했다.

2011년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새해에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더 열심히 듣고,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도 공정한 경쟁을 통해 더 높이 오를 수 있고, 모두가 어우러져 함께 살 수 있는 사회가 한걸음 더 가까워졌으면 한다. 그리하여 소녀시대, 박칼린, 허각 같은 사람들이 무수히 쏟아졌으면 좋겠다.

조이뉴스24 전인엽 기자 zis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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