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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덕]박칼린-히딩크, 감동 빚어낸 리더십


음악감독 박칼린이 방송 연예계는 물론 사회적 핫 이슈로 부상했다. 이상적인 리더로서 감동을 선물했기 때문이다.

박칼린은 우리에게 낯설었던 합창이라는 매혹의 세계를 소개하며 KBS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 합창단을 멋들어지게 조련한 이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리더 박칼린은 리더 히딩크를 닮았다.

먼저 둘은 맹렬한 조련사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점을 향해 거침없이, 때론 비정하게 나아간다. 그 안에서 멤버들은 단단해지고 걸림돌들은 제거되고 최선의 비책들이 보완된다.

배다해가 해결하지 못한 솔로 파트는 선우가 이끌게 되고 배다해는 끝내 조연의 역할을 하게 된다. 끊임없이 '시선!'과 '플랫!'을 외칠 때 박칼린의 표정은 맹렬하고 강인하다. 히딩크가 압박 축구를 만들어내기 위해 혹독한 체력 훈련으로 선수들을 담금질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박칼린의 선택은 냉정했다. 어느 순간 '선우가 솔로, 배다해가 화음'으로 바뀌었다. 천상의 목소리로 칭송받으며 떠오른 배다해를 조연으로 미뤄내기가 쉽지 않았을 테지만, 박칼린은 최선의 결과를 위해 자신의 판단을 믿었다. 결과는 모두가 보고 느낀 그대로다.

히딩크 역시 2002년 월드컵 당시 '국민 스트라이커'로 대접받던 황선홍의 중요성을 알았지만 신진 세력인 안정환과의 대결 구도를 형성함으로써 두 사람이 조합해 낼 수 있는 최대치를 이끌어냈다.

책임지는 리더의 상이야말로 히딩크와 박칼린의 닮은 점이다. 2002년 월드컵 전 강호들과 치른 평가전에서 5대 0으로 지고 나서 결과에 급급한 미디어, 혹은 팬들로부터 비난받은 건 히딩크 감독이 자처한 자신의 몫이었다. 하지만 그는 내심 칼을 갈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그려놓은 밑그림, 혹은 청사진을 믿었다.

마찬가지로 "폭풍은 제가 책임지겠다"는 식으로 말하는 박칼린의 당찬 리더십과 책임감은 오합지졸 멤버들을 이끌고 가는 힘이자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문득 문득 내비치는, 숨길 수 없는 인간미 또한 박칼린과 히딩크의 공통점이다. 이들은 수시로 사랑을 표현한다. 히딩크는 윙크하고, 선수들의 등을 때리고, 포옹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선수들과 몸을 부대끼며 운동장을 뛰기도 한다. 박칼린 역시 끊임없이 '사랑한다', '고맙다' 말하며 멤버들을 품어낸다. 직접 만든 음식을 합창단원들에게 선물하며 자신의 애정을 표현하는 대목에서는 진한 감동이 전해졌다.

마지막으로 박칼린과 히딩크는 '즐긴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에게 일깨워줬다.

두 사람은 맹렬한 조련사임과 동시에 '즐긴다'는 것의 아름다운 의미를 이해한 리더였다.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르는 리더 아래에서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멤버들이라면 혼란스럽고 지치기 일쑤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폭풍 같은 서늘함 속에서도 제시하기를 멈추지 않았던 '즐긴다'는 경지는 충분히 신선하고 매혹적이었다.

그들 아래에서 멤버들은 창조적 플레이를 배웠고 자신과 옆사람을 믿는 법을 배웠으며, 목표에 다가서는 법을 배웠다. 그렇게 하나가 된 멤버들은 끝내 '4강 진출'과 '환상적 하모니'라는 최고의 결과물을, 그리고 뭉클한 감동을 빚어냈다.

조이뉴스24 박재덕 기자 aval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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