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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장진영', 사랑 품고 하늘에 지다


밝은 미소가 매력적이던 배우 장진영이 향년 37세를 일기로 세상과 영원한 작별 인사를 했다.

장진영은 지난해 9월 위암 판정을 받고 1년간 강한 의지로 병마와 싸워왔지만 지난 1일 오후 4시5분 서울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에서 다시 스크린에서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원하던 팬들의 바람을 뒤로 하고 끝내 숨을 거뒀다.

레드카펫 밟고 하늘 나라로…

4일 오전 7시 30분께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된 故 장진영의 영결식은 고인의 부모님과 언니, 남편, 교회 지인, 소속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독교식으로 열렸다.

영결식은 고인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만큼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시종일관 비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안재욱, 차태현, 김민종, 김아중, 한지혜, 한재석, 임주환 등의 동료, 선후배 연예인들이 함께 했다.

1일 오후 8시께부터 차려진 고 장진영의 빈소에는 배우 안재욱, 차태현, 김민종을 비롯해 고인의 생전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주혁, 송일국, 박해일, 김승우, 이병헌, 전도연, 황정민, 송혜교, 이승연, 김석훈, 김아중, 송강호, 최지우, 김하늘, 안성기, 송윤아, 김남주, 김선아, 문소리 등 많은 동료 및 선후배 배우들의 조문행렬이 4일 새벽까지 이어져 고인의 마지막길을 외롭지 않게 했다.

특히 2일 오후 3시 30분 거행된 입관식에서는 남편 김 씨가 장진영의 시신 위에 미국 결혼식 때 입은 하얀 원피스와 결혼식 사진을 올려놓으며 이별을 고해 입관식에 참석한 유족과 지인들이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한편 영결식 및 발인 후 고인의 시신은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영생사업소에서 화장되고 유해는 경기도 광주시 스카이캐슬추모공원에 안치된다. 장지인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서는 유골함이 지나갈 길 위에 레드카펫을 깔아 '여배우 장진영'의 죽음을 애도할 예정이다.

장지에서 열릴 고인의 추모식은 배우 안재욱이 전체적인 진행과 추모사를 맡고 이어 장진영의 남편과 아버지가 고인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낭독할 계획이다. 또 고인의 출연작들로 엮은 추모영상도 상영된다.

한국영화계, 귀중한 여배우를 잃다

남자배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내기 힘든 한국의 여배우들에게 '반칙왕', '소름', '싱글즈', '국화꽃 향기', '청연',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등으로 이어지는 장진영의 필모그래피는 '여배우'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소름'이 영화계가 장진영이라는 배우를 발견하게 한 작품이었다면 '싱글즈'는 장진영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킨 출세작이다. '싱글즈'에서 장진영이 연기했던 나난은 당시 20대 후반에서 30대의 여성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내며 밝고 당찬 장진영의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또 일제강점기 때의 여류비행사 박경원의 이야기를 다룬 '청연'은 친일 논란으로 인해 영화 자체가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독립적인 여성 캐릭터라는 점에서 주인공이었던 장진영에게 큰 의미가 된 작품이다.

공교롭게도 실제로 그녀의 스토리와 비슷한 역할을 연기했던 '국화꽃 향기', 결혼을 앞둔 남자와 사랑을 하는 술집 아가씨 역을 실감나게 연기해낸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등 매 작품 이어진 장진영의 혼신을 다한 연기는 관객들의 기억 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장진영은 '소름'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과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 디렉터스컷 시상식 올해의 연기자상을, '싱글즈'로 다시 한 번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영화로는 마지막 작품이었던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대한민국영화대상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그녀의 마지막 사랑

지난 1년 여의 투병생활 동안 장진영은 생애 마지막 불꽃 같은 사랑을 나눴고 사후 절절한 사연이 공개되며 팬들의 가슴을 더욱 먹먹하게 했다.

故 장진영과 남편 김 씨는 지난해 1월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나 그해 여름부터 연인으로 발전했지만 9월 건강 검진 후 위암 선고를 받았다. 이 때문에 장진영은 한때 김 씨에게 결별을 통보하기도 했으나 김 씨의 헌신적인 간호와 사랑으로 마지막 1년을 함께 보냈다.

힘든 투병생활을 옆에서 함께 지켜온 김 씨는 장진영의 생일이었던 올해 6월 14일 고인에게 청혼했고 두 사람은 요양차 방문했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7월 26일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귀국한 두 사람은 사랑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8월 28일 서울 성북구청에 혼인신고를 해 법적으로 부부가 됐지만 장진영은 나흘 만인 지난 1일 남편의 곁을 떠났다.

조이뉴스24 유숙기자 rere@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0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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