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연예인 잇단 성형고백, '루키즘' 부추긴다


영화나 드라마 등 대중매체도 '외모 지상주의'에 한몫

[연예 칼럼]

연예인들의 성형 고백이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최근 남성 듀오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멤버 환희가 성형 수술 사실을 당당히 털어놓으면서 인터넷을 또한번 뜨겁게 달궜다.

요즘들어 연예인의 성형 고백이 자연스럽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과거엔 여자 연예인 위주였던 것이 요즘엔 남자 연예인도 자주 등장하고, 특히 얼굴보다는 가창력이 더 우선시되는 남자가수들도 눈에 자주 띈다는 점이 이채롭다.

무슨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해 "솔직히 고치셨죠?"라는 MC의 물음에 순순히 인정하는 수준을 넘어서,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어디어디 고쳤다"고 먼저 고백한다. TV프로에서 고해성사할 만큼의 죄도 아닐 터인데 "네 맞습니다"고 말하면서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성형 고백을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다름아닌 대중이다. 그래서 어떤 연예인은 '당당하게' 털어놓고, 어떤 연예인은 똑똑한 네티즌들이 과거와 현재 '비교사진'을 들이대면서 추궁을 해야 성형사실을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

말을 안하면 숨기는 것이 되고, 너무 드러내놓고 말하면 성형이 마치 취미인 사람처럼 되니 연예인이라는 직업인으로 살기가 보통 힘든 게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얼굴과 몸이 재산인 연예인에게 성형은 자산가치를 높이려는 투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성형 수술의 문제를 연예인 한 사람의 몫으로 돌리기에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거대한 흐름은 너무 가혹하다. 잠재돼 있는 수많은 능력보다 대중의 욕망에 부합하는 외모가 연예인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성형 수술의 '진실'을 밝혀내 단죄하는 심리는 '쇼비즈니스'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엔터테인먼트의 '게임 룰'을 위반하는 가학증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네티즌에게 '왜 성형미인을 싫어하는가'라고 물었더니 "성형미인이면서 자연미인인 듯 내숭을 떠는 게 얄미워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성형 미인에 대한 네티즌의 심리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연예인의 성형 고백이 이어지면서 우려되는 것은 이런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성형을 너무 가볍게 느끼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루키즘'(Lookism 외모 지상주의)을 부추긴다는 강한 비판도 일고 있다.

우리나라에 2000년도부터 불기 시작한 '다이어트 열풍'과 '얼짱 몸짱 신드롬','동안 선발대회' 등을 타면서 거세게 일어난 루키즘은 외모가 개인간의 우열뿐 아니라 인생의 성패까지 좌우한다고 믿고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회 풍조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된 루키즘을 부추키는데는 연예인의 잇단 성형고백 말고도 대중매체가 큰 몫을 하고 있어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영화나 TV드라마, 인터넷 등 대중매체가 유통시키는 '바람직한 신체'의 이미지는 다수 시민의 삶에 채워지지 않는 결핍감과 좌절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올초 극장가에서 관객 500만명을 돌파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이러한 루키즘의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한국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와 성형 열풍을 정면으로 다루며 여성 관객들의 공감을 얻은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루키즘을 부추겼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세상엔 외모보다 중요한게 많지만 사람은 그걸 알면서도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잘 알지만 그래도 예뻐지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진정한 아름다움은 뭐니뭐니해도 내면의 멋을 즐길 줄 아는 나만의 자신감에서 우러나오는 것은 아닐까?

조이뉴스24 서동삼 기자 sam@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연예인 잇단 성형고백, '루키즘' 부추긴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