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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웅, '평정심'으로 맞이한 기회의 2010시즌


유재웅(31, 두산)은 여유로웠다. 30대에 찾아온 또 한 번의 기회를 맞은 그는 "부담감은 없다"고 웃었다. "기회의 2010년이 아니냐"고 물으니 머쓱한 듯 "잘 하긴 해야 하는데..."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경문 감독은 6일 시범경기 첫 경기인 문학 SK전에 유재웅을 우익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기용했다. 전지훈련서 보여준 타격감을 실전서 곧바로 점검해보기 위해서 내린 조치다.

마음을 굳게 먹고 경기에 나선 유재웅은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4회초 1사 1루 상황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이후 잇달아 범타로 물러났지만, 두산은 이날 선발 히메네스의 4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와 화력의 폭발로 5-0으로 완승을 거뒀다. 크게 두드러지는 성적을 내지 못한 유재웅으로서는 그나마 다행스런 상황.

김경문 감독은 올해 마운드에서의 선발진 보강 외에도 화력에서 업그레이드를 노렸다. 그 카드 중 한 명이 바로 유재웅이다. 그는 2010시즌 늦깎이 주전 도약의 좋은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현재로서는 정규시즌서 최준석이 1루수로 나설 경우, 김현수가 좌익수, 유재웅은 지명타자로 출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최준석이 지명타자로 나서면, 김현수가 1루수, 유재웅이 좌익수로 기용될 예정이다.(물론 두산의 두터운 선수층을 고려할 때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타선에서는 유재웅이 7번으로 나설 공산이 크다. 김 감독은 4번~6번까지 김현수-김동주-최준석이 포진하고, 그 뒤를 바로 유재웅이 떠받치는 밑그림을 그려놨다. 즉, 유재웅은 시즌 들면 그 어느 때보다 출전 기회가 보장된 만큼 올해는 야구인생을 걸고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유재웅도 잘 알고 있었다. 6일 문학구장에서 만난 그는 "잘 해내야 한다. 서른을 넘어서면 1년, 1년이 다르다. 올해 7번으로 나설 것 같은데, 책임감이 크다"고 각오를 밝혔다.

특히, '무한경쟁' 두산에서 유재웅은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음을 확연히 느끼고 있었다. 그는 "띠동갑 후배들마저도 자리를 빼앗으려고 눈빛이 번쩍번쩍하다"고 위기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전과는 마음가짐이 다르다.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경험이 쌓였고, 주위의 기대에 대한 긴장감으로 경기를 그르치는 우는 범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웃었다.

유재웅은 "이제 부담감을 느낄 나이는 지났다. 자연스럽게 경기에 임하면 될 것이라고 본다"고 그라운드를 응시하며 배트를 힘껏 움켜쥐었다.

유재웅은 2002년(지명은 1998년) '한방' 있는 선수로 기대를 모으며 두산에 입단했지만, 교통사고와 성적 부진으로 아직까지 당당한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했다.

유재웅은 올해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기회를 맞고 있다. 무기는 그 동안의 노력과 관록이다. 웃으면서 각오를 밝혔지만, 그 눈빛은 절실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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