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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석주의 눈] 공격수도 수비를 해야 좋은 성적이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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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7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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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스페인 결승전 (7월 12일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경기장)
월드컵 우승에 대한 열망이 너무나 컸는지 양 팀의 긴장감이 경기력으로 묻어나왔다. 미드필드에서의 팽팽한 압박 겨루기가 양 팀이 그동안 해왔던 경기와 달라보였을 정도로 강하게 이어졌다.
수많은 파울은 우승을 해보지 못한 팀들이라는 것을 알려줬다. 거친 미드필드 압박이 강하게 시도됐고 하워드 웹 주심이 바삐 휘슬을 불러야 할 정도로 여기저기서 충돌이 일어났다. 그만큼 첫 우승이라는 감격을 누리기 위해서는 감내해야 할 과정이 연장전까지 이어질 만큼 길었다.
스페인의 최대 장점은 사비, 이니에스타 등이 중심이 된,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세밀하고 유기적인 미드필드 플레이다. 그런데 네덜란드는 강한 압박과 수비가 되면서 스페인에 적잖은 부담을 줬다.
네덜란드는 짧은 패스 위주로 경기를 이끈 스페인을 상대로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이번 대회 흐름을 그대로 따르면서도 압박의 끈을 놓지 않았다. 때문에 다소 힘들어 할 수밖에 없었다.
아르연 로번이 두 차례 단독 찬스를 놓친 것은 네덜란드 입장에서는 뼈아픈 일이다. 로번은 상대팀에서도 경계 대상 1호로 꼽힌다. 개인기와 돌파력이 좋고 중거리 슈팅이 능하다.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이 2009~2010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른 것이나 네덜란드가 월드컵 최후의 순간에 이른 것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로번의 활약 덕분이다.
반대로 네덜란드는 그만큼 로번에 공격을 의존하는 경향도 있었다. 디르크 카위트나 로빈 판 페르시가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서 해결사 본능이 발휘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로번에게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스페인은 이번 월드컵에서 미드필드가 세계적인 수준임을 확실히 과시했다. 굳이 옥에 티를 찾자면 앞으로 상대의 견제가 더욱 심해지는 만큼 미드필드의 플레이를 살려주는 수준 높은 공격수의 발굴이 필요해 보인다.
그동안 다비드 비야가 제 역할을 해왔지만 팀 전체로 놓고 보면 기대보다 득점력이 떨어졌다. 페르난도 토레스의 부진도 한 몫 했다. 때문에 1-0으로 이기는 경기가 많았다. 유효 슈팅이나 높은 볼 점유율에 비해 득점이 부족했던 만큼 득점력이 있는 공격수를 찾아야 한다.
이번 월드컵은 수비를 기본으로 하면서 역습을 시도하는 패턴을 보인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스페인과 네덜란드, 독일이 그랬고 최대 이변이라 불리며 4강까지 오른 우루과이도 이런 실리 축구의 흐름에 편승했다. 독일의 경우 전원 수비를 하다가도 역습으로 나가는 스피드가 심판이 쫓아갈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빨랐다.
한국 역시 실리 축구의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동안 실리 축구는 주로 약팀들이 강팀을 상대할 때 사용했다. 그런데 강팀이 사용하면서 더 위력을 발휘했다. 강팀이 약팀의 공격을 유도하면서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효율적인 역습으로 쉽게 득점하는 소득을 얻은 것이다.
앞으로 좋은 공격수라도 수비를 하지 않으면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화려한 공격진이 있어도 뒷문이 열리면 대패한다는 것을 이번 월드컵이 증명했다.
원정 첫 16강을 달성한 한국이나 일본도 공격수가 수비 가담을 상당히 많이 해 새 역사를 기록했다. 역습시 기동력이 좋았고 충분한 스피드도 나왔다. 한국은 이제 패스 등 기술력만 높이면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아시아 무대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약팀들은 수비 위주로 역습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깰 방법을 터득해 차기 월드컵 본선에서 강팀을 상대로 효율적으로 경기하는 요령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에는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 월드컵이었지만 4년 뒤에는 이번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하석주 조이뉴스24 해설위원(1998 프랑스월드컵 국가대표, 현 전남 드래곤즈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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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주는 1968년 경상남도 함양 출생으로 1991년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이후 1994년 미국 월드컵 국가대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국가대표 등 A매치 총 94경기 출장의 화려한 국가대표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1990년에 부산 대우 로얄즈 입단을 시작으로 일본의 세레소 오사카, 빗셀 고베 그리고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선수로 활동하였고 2003년 이후 지도자 길로 들어서며 포항 스틸러스, 경남FC코치를 거쳐 현재 전남 드래곤즈에서 코치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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