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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그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세계 축구의 거대한 흐름은 바로 조직력이었다.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운 팀들은 빛을 보지 못했고,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인 팀들이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몇몇의 슈퍼스타에 의존하는 팀들은 오래가지 못했고, 슈퍼스타는 없지만 11명이 하나 된 팀은 좋은 성적을 거뒀다.
또 안정적인 수비력을 가진 팀만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공격력만 믿고 나섰던 팀들은 참패를 면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수비에 집중한 팀이 좋은 성적을 낸 것도 아니었다. 잠그기로 일관해서는 통하지 않았다. 수비조직력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공격에 나선 팀들이 승자가 되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즉, 안정적인 수비조직력을 기반으로 하되, 수비수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끊임없는 공격을 시도했던 팀들이 남아공의 주인공들이었다. 개인기에 의한 공격보다는 중원에서의 많은 움직임으로 세밀한 패스로 만들어가는 한 방이 통했다. 이것이 2010 남아공월드컵이 말하고 있는 세계 축구의 흐름이었다.
그렇다면 한국 축구는 어땠을까. 한국은 세계 축구의 흐름으로 흘러갔는가, 아니면 역행했는가.
한국은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 축구팬들 역시 한국의 분전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분명 한국 축구는 세계 축구 흐름에 뒤처지지 않았다.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강호들과 맞섰다. 상대에 따라 조금 달라지기는 했지만 수비수들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의 조직력은 세계 축구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원에서의 유기적인 움직임, 그리고 수비 조직력의 호흡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이다. 체력, 정신력, 몸싸움 등도 밀리지 않았다. 스타 몇 명에 의존하기보다는 11명이 하나 된 한국을 선보였다.
특히나 미드필더라인의 스위치와 패스 조직력은 한국의 가장 큰 자산이었다. 박지성, 이청용, 기성용, 김정우 등 미드필더 라인은 수시로 위치를 바꾸며 상대를 혼란시켰고,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상대를 흔들었다. 또 박주영과 염기훈 등 공격수들과도 자리를 바꾸며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스위치와 움직임은 세계적 흐름과 함께 호흡한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축구 흐름과 동떨어진 부분도 있었다. 선수 개개인의 기술력에서는 정상권 팀들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드리블 능력, 패스 타이밍, 창의적인 패스 등이 부족했다. 특히나 밀집 수비에 둘러싸이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여유롭게 제 플레이를 다하는 강호들의 모습은 한국 선수들과 비교됐다. 긴박한 상황이 되면 한국 선수들은 공을 빨리 걷어내는데 급급했다.
순간 판단 능력과 축구 센스, 실수로 인한 실점 등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또 세밀하게 만들어가는 골을 창조하지 못했다. 상대 수비의 실수를 파고든 것과 세트피스 상황을 제외하면 패스 플레이에 의한 필드골을 단 한 번도 성공시키지 못한 부분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허정무 감독은 "체력, 정신력, 조직력에서 한국이 세계적 팀들과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 한국에 가장 부족한 것은 기술적인 부분이다. 볼터치, 패스 능력, 순간 상황판단 능력, 매끄럽게 경기를 이어가는 부분, 영리한 플레이 등 이런 것들이 부족하다. 기초에서부터 잘 돼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한다"고 한국 축구에 대한 진단을 한 바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는 세계 축구의 흐름에 어느 정도 따라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기술력이 받쳐주지 않아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에는 아직 벅차다. 2010년에 선보였던 한국 축구의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해 4년 후 브라질에서 16강 이상으로 비상할 수 있는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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