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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 최종엔트리 23명의 얼굴이 가려졌다.
이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제야말로 진짜 경쟁이다. 모든 것이 월드컵 본선 무대를 위한 과정이었을 뿐이다. 이제 마지막 경쟁에서 살아남아 선택받은 11명만이 '꿈의 무대' 월드컵 본선에서 선발로 나서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허정무호는 마지막 평가전만을 남겨놓고 있다. 스페인전이다. 마지막 평가전의 의미는 크다. 지금까지 연습하고 노력한 결실을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무대다. 월드컵 리허설이라고 할 수 있다. 수능을 앞두고 치르는 최종 모의고사와도 같다. 그동안 갈고 닦았던 모든 것을 내놓는 실전과도 같은 경기다.
그래서 마지막 평가전에는 최상의 멤버가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마지막 평가전 멤버가 대부분 월드컵 본선에서도 베스트 11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지막 평가전에 선발로 나섰다고 해서 100% 안심할 수는 없다. 많은 경우는 아니지만 일부 선수들은 마지막 평가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진짜 무대에서 후보로 처진 전례가 분명 있었다.
특히 공격수의 경우 본선에서 베스트 11로 나설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마지막 평가전에서 골을 넣는 것이다. 실전과 같이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는다는 것은 감독의 마음을 단숨에 휘어잡을 수 있다. 또 그 상승세를 본선에서도 이어가기를 바라게 되고, 실제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마지막 평가전에서 골을 넣는 이에게 월드컵 본선 베스트 11의 영광이 찾아온다. 지금껏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역사를 되짚어보면 월드컵 본선이 열리기 전 가진 마지막 평가전에서 골을 넣은 선수는 월드컵 본선에서도 베스트 11로 군림했다. 또 월드컵의 주역으로 거듭난 스타들도 있었다.
가장 최근 월드컵인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이 열리기 전 마지막 평가전 상대는 가나였다.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왼발의 달인' 이을용이 1골을 성공시켰다. 가나에 1-3으로 패배한 한국이 영패를 면할 수 있도록 자존심을 세워준 이가 바로 이을용이었다. 이후 이을용은 1차전 토고전과 2차전 프랑스전에 모두 선발 출장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리기 전 마지막 평가전은 프랑스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본선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게 만들었다. 2-3으로 패배하기는 했지만 의미 있는 한 판이었다. 2골의 주인공이 바로 박지성과 설기현이었다.
박지성과 설기현은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 등 조별예선에서 모두 선발 출장했고, 16강 이탈리아, 8강 스페인전에서도 박지성과 설기현 모두 선발 출전했다. 4강 독일전에서는 박지성은 선발, 설기현은 교체 투입됐다. 박지성은 포르투갈전에서 환상의 결승골을, 설기현은 이탈리아전에서 천금 같은 동점골을 뽑아내는 등 월드컵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이 있기 전 마지막 평가전인 중국과의 경기에서 골을 성공시켰던 이상윤. 그는 멕시코, 네덜란드전에 선발로 나서며 대표팀의 중심으로 활약을 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이 열리기 전 최종 모의고사는 온두라스와의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고정운, 황선홍, 김주성이 한 골씩을 집어넣으며 한국은 3-0 승리를 거뒀다. 고정운, 황선홍, 김주성 트리오는 스페인, 볼리비아, 독일까지 조별예선 3경기 모두 선발 출장하며 날아올랐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한국의 유일한 골. 스페인전에서 통쾌한 골을 넣은 황보관은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도르트문트(독일)와의 경기에서도 골을 기록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앞두고 알리 안사(페루)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골을 기록한 차범근과 최순호는 그 이전에도 그랬지만 월드컵에서도 한국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다.
오는 4일(한국시간)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이 열리기 전 마지막 평가전을 가진다. 상대는 '최강' 스페인이다. 마지막 평가전에서 골 소식을 전하는 이는 누가 될 것인가. 확실한 것은 그에게 월드컵 본선 베스트 11 영광도 함께 찾아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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