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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프랑스월드컵. 지네딘 지단을 중심으로 한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은 '아트사커'로 재탄생하며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세계 축구를 호령했다.
지단은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 릴리앙 튀랑, 파비앙 바르테즈 등의 호화멤버를 예술적으로 지휘하며 '아트사커' 명칭을 휘날렸고, 프랑스는 승승장구했다. C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프랑스는 파라과이, 이탈리아, 크로아티아를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라 호나우두의 브라질을 만난다. 프랑스는 결승에서 브라질마저 꺾으며 사상 첫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프랑스의 아트사커는 그렇게 세계 축구사에 굵직한 한 획을 그었다. 이후 프랑스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으며 침체의 길을 걸었지만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그 아름다운 위용을 드러냈다.
2010남아공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1998년 전 세계를 열광시켰던 프랑스 아트사커의 주축멤버들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세기의 천재 미드필더 지단도 더 이상 프랑스 대표팀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프랑스의 아트사커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는 프랑스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앙리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앙리는 1997년 프랑스 대표팀에 발탁된 후 항상 중심에 서서 프랑스 공격의 선봉으로 나섰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2002년 한·일 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앙리는 3번의 월드컵을 경험했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까지 아무나 할 수 없는 4번의 월드컵 출전을 기다리고 있다. 앙리의 월드컵 출전 역사는 앙리가 프랑스 대표팀 내에서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3번의 월드컵 본선과 4번째 월드컵을 향한 예선 등을 거친 앙리는 A매치 117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프랑스 대표팀 선수 중 역대 2번째다. 1위는 142경기에 나섰던 릴리앙 튀랑이다.
3차례 월드컵에서 프랑스 공격의 선봉장이 됐던 앙리의 A매치 득점은 총 51골이다. 프랑스 대표팀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주인공이 바로 앙리다. 2위는 미셸 플라티니의 41골이다. 앙리가 왜 프랑스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지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프랑스 아트사커의 '살아있는 전설' 앙리는 이제 전설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실상 이번 남아공월드컵이 앙리에게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밖에 없다. 앙리는 자신의 4번째 월드컵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며 영광스럽게 퇴장하는 날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앙리의 마지막 길은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이 어쩌면 앙리에게는 가장 큰 시련의 월드컵이 될 가능성도 있다. 앙리는 2009년 11월19일 아일랜드와 가진 2010 남아공월드컵 유럽 PO 2차전에서 이른 바 '앙리의 신의 손' 논란에 휩싸여 큰 곤욕을 치렀다. 핸드볼 파울을 범하고도 심판이 휘슬을 불지 않아 어물쩍 넘어가며 프랑스의 동점골에 어시스트를 했던 앙리는 여전히 그 논란에서 완벽히 벗어나지 못했다.
그동안 앙리가 프랑스 국가대표팀에서 쌓아온 영광과 명성이 심각한 훼손을 당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그래서 앙리는 남아공월드컵이 더욱 절실하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프랑스를 다시 세계 정상에 올려놓으며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를 원하고 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앙리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일이 바로 프랑스에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안기는 것이다.
프랑스는 멕시코, 우루과이, 남아공과 함께 G조에 속해 16강 진출이 무난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논란을 이겨내고 앙리와 프랑스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전 세계 팬들의 시선이 앙리의 머리와 발끝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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