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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월드컵 H조는 어쩌면 '스페인의, 스페인에 의한, 스페인을 위한' 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H조에 속해 있는 팀은 스페인, 스위스, 온두라스, 그리고 칠레. 객관적 전력에서도, 유럽 예선에서의 기록도, 16강 전망에서도, 우승 가능성에서도, 스페인을 따라갈 국가가 없다. 오직 스페인에 초점이 맞춰진 조다. H조의 조별예선은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을 위한 리허설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스페인의 전력은 막강하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부동의 1위인 '무적함대' 스페인. 국제대회에서 언제나 우승후보였지만 그 이름값을 해내지 못한 불운의 강호 스페인. 그래서 이번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스페인은 '최강'의 이름으로 한이 맺혔던 그동안의 설움을 모두 날려버릴 태세다. 지난 유로 2008에서 드디어 메이저 국제대회 첫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 기세를 이어 월드컵마저 삼켜버릴 태세다.
전문가들이 꼽은 우승후보 '1순위' 스페인답게 그 멤버 역시 화려하다. 각 포지션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가히 월드 올스타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두텁고 또 파괴력 있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를 비롯해 유로 2008 득점왕 다비드 비야(발렌시아), 파브레가스(아스날), 사비, 이니에스타, 푸욜(이상 바르셀로나), 골키퍼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까지...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골키퍼 등 모든 분야에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여 스페인 대표팀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의 파괴력은 남아공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월드컵 본선보다 더 치열하다는 유럽 예선에서 스페인은 E조에 속해 10전 10승 0패의 압도적인 기록을 남기며 조 1위로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지었다. 28득점에 5실점을 기록하는 탄탄한 공·수의 조화를 과시했다. 28득점은 유럽 예선 전체에서 잉글랜드의 34득점에 이은 2번째 많은 기록이다. H조에서는 스페인을 막을 자가 없어 보인다.
'최강' 스페인에 이어 칠레와 스위스가 2위 티켓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칠 전망이다. 스위스는 6승3무1패로 유럽예선 B조를 1위로 통과했고, 칠레는 10승3무5패로 남미예선에서 브라질에 이은 2위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칠레는 예선에서 총 32득점을 올리며 브라질 33골에 이은 두번째 다득점으로 화끈한 폭발력을 선보인 바 있다.
FIFA랭킹에서는 칠레가 14위, 스위스 15위다. FIFA랭킹이 말해주듯 두 팀은 거의 동등한 입장에서 조별리그를 치른다. 경기 당일의 컨디션과 실수 여부가 두 팀의 16강행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FIFA랭킹 35위의 온두라스가 H조에서는 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북중미-카리브해 예선에서 5승1무4패로 미국, 멕시코 다음으로 3위로 턱걸이해 남아공 땅을 밟는다. 객관적 전력에서 가장 낮게 평가돼 이변이 없는 한 16강 진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온두라스로선 '공은 둥글다'는 격언을 되새기며 비장한 각오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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