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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자 이탈리아를 따로 두고 나머지 3팀이 16강 티켓 한 장을 다투는 경쟁구도가 그려진다. 바로 2010 남아공월드컵 F조의 얘기다.
F조는 이탈리아, 파라과이, 슬로바키아, 뉴질랜드로 짜여졌다. 독보적인 16강 진출 유력팀으로 이탈리아가 거론되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지난해 12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본선 조추첨 결과, 전세계 축구 전문가들은 F조의 16강 진출국으로 망설임없이 이탈리아를 거론했다. 두고 볼 것도 없이 월드컵 2연패를 노리는 이탈리아는 예선 전승으로 16강에 입성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이탈리아는 객관적 전력과 경험 등 여러 측면에서 타 국가를 압도한다. 역대 우승경험(4회)도 브라질(5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본선진출 횟수는 무려 16회에 달한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제패한 이탈리아는 이번 남아공에서 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우기 위해 예선부터 총력전을 펼쳤다. 유럽 예선 H조에서 불가리아, 몬테네그로, 그루지아, 아일랜드, 키프로스 등을 상대로 무패 가도를 달리며 7승 3무 승점 24점을 기록, 조1위로 당당히 남아공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06 우승의 주역 마르첼로 리키 감독이 다시 한 번 지휘봉을 잡은 가운데 이탈리아는 파비오 그로소, 칸나바로, 조르조 키엘리니 등 완벽한 포백 라인을 구축했다. 공격력까지 배가돼 4년 전 우승 당시의 힘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는 평이다. 2006 독일월드컵 MVP에 빛나는 수비의 핵 파키오 칸나바로가 베테랑의 노련미로 이탈리아산 방패를 더욱 굳건히 다져놓고 있으며, 전체적인 세대교체도 무난히 진행돼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독보적 강국 이탈리아 외에 16강 진출이 점쳐지는 팀이 남미의 치열한 예선을 뚫고 올라온 파라과이다. 10승 3무 5패 승점 33점으로 남미 예선 3위로 본선 진출에 성공한 파라과이는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의 지휘 아래 예선에서 '영원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1승1무)와 브라질(1승1패)을 상대로 박빙의 승부를 벌여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4회 연속 본선에 진출해 자신감도 넘친다.
파라과이 역시 수비가 견고한 팀. 탄탄한 방어벽을 구축한 뒤 발빠른 공격수들의 침투로 득점을 일궈낸다. 수비수 다리오 베론, 파울로 다 실바, 훌리오 카세레스, 클라우디오 모렐로와 골키퍼 후스토 비야르가 상대 공격을 틀어막고, 로케 산타크루스, 살바도르 카바냐스, 넬손 발데스가 득점 사냥에 나선다.
파라과이와 함께 이탈리아를 긴장시킬 복병으로 슬로바키아가 존재한다. 블라디미르 바이스 감독이 이끄는 슬로바키아는 7승 1무 2패 승점 22점으로 유럽예선 3조 1위를 차지하며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예전의 영광이긴 하지만 1934년, 1962년 두 차례 월드컵 준우승을 경험한 역사가 선수들의 자부심이다.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 독립된 후 슬로바키아는 긴 침체기를 겪었지만, 이번 남아공월드컵 예선에서 체코, 슬로베니아, 폴란드, 북아일랜드 등과 경합한 3조에서 조 선두로 일찌감치 본선 직행의 기쁨을 누려 '다크호스'로 평가받고 있다.
블라디미르 바이스, 마렉 함식 등 빅리그서 활약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스타급 플레이어는 없다. 조직력 축구를 선보이며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끊임없이 상대 골문을 두드리는 것이 특징이다.
리키 허버트 감독이 이끄는 뉴질랜드는 F조 최약체로 분류된다. 호주가 아시아축구연맹으로 편입되면서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오세아니아 예선에서 5승 1패 승점 1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1982년 월드컵 본선에 한 번 진출한 경험이 있으나, 객관적인 전력상 16강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전방 공격수인 셰인 스멜츠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F조는 피파랭킹 순으로 순위가 결정날 확률이 높다. 현재 4위에 랭크돼 있는 이탈리아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가운데 29위 파라과이와 31위 슬로바키아가 마지막 남은 티켓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80위 뉴질랜드는 본선 진출로 좋은 경험을 쌓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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