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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당연히 남아공은 개최국 자격으로 이번 2010 월드컵에 출전한다. 1998 프랑스, 2002 한·일 월드컵을 포함해 세 번째 본선 도전이다.
남아공은 개최국 프리미엄으로 조추첨에서 톱시드를 받아 A조에서 다른 팀들을 기다리며 행복에 겨워했지만 이런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유럽의 강호이자 우승후보가 될 수 있는 프랑스가 같은 조에 속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유럽지역 예선 아일랜드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티에리 앙리의 핸드볼 파문 속에 본선행을 확정해 괘씸죄를 적용받으며 톱시드에서 탈락했다. 4포트로 밀려난 프랑스가 추첨에서 A조에 편성됐다.
프랑스 외에도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와 남미의 터줏대감 우루과이까지 합류하면서 남아공의 톱시드 프리미엄은 사라졌다. 꼭 2002 월드컵 당시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다.
남아공은 역대 월드컵에서 개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사례가 없었다는 통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스페인에 2-3으로 무릎을 꿇었지만 4위에 오르며 검은 대륙 돌풍을 예고하기도 했다.
남아공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이끈다. 1997년부터 대표팀에 몸담아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베니 맥카시(블랙번 로버스)는 2007~2008 시즌 18골을 넣으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에 오르는 등 골감각이 있는 선수다.
에버턴의 간판 공격수 스티븐 피에나르는 2008~2009 시즌 2골 7도움을 기록하는 등 성장하고 있다. 이 외에도 네덜란드에서 활약 중인 버나드 파커(FC트벤테)도 월드컵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타진한다.
남아공은 개막전 상대인 멕시코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멕시코는 1994 미국 월드컵부터 5회 연속 본선에 진출하는 등 미국과 함께 북중미를 대표한다.
북중미 예선에서 6승3무1패(승점 19점)로 미국에 이어 2위로 본선에 오른 멕시코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블랑코(시카고)와 보르헤티(과달라하라) 등 노장에 도스 산토스(토트넘 홋스퍼), 카를로스 벨라(아스널) 등 젊은 피로 신구조화가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예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던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경질되는 등 우여곡절을 거쳤고,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팀을 안정시키면서 이번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멕시코의 꿈은 우루과이 앞에서 물음표로 표시된다. 우루과이는 남미 예선에서 5위로 내려앉은 뒤 북중미 4위 코스타리카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1무로 어렵게 본선행을 확정했지만 전력은 멕시코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선수는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다. 2008~200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32골을 터뜨리는 등 득점력이 상당하다. 포를란과 함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가 상대 골문을 노린다. 지역예선에서 9골을 넣은 백업 공격수 카를로스 부에노(레알 소시에다드, 사진)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우루과이의 약점은 고비를 넘지 못하는 경기력이다. 2006 독일월드컵 플레이오프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호주에 덜미를 잡히는 등 전력에 다소 기복이 있다.
이들 세 팀간 물고물리는 접전이 예상돼 프랑스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세르비아에 지역예선 1위를 내준 뒤 아일랜드와의 PO를 벌여야 했고, 앙리가 손으로 볼을 건드리며 윌리엄 갈라스의 골에 도움을 주는 등 논란 끝에 1승1무로 힘겹게 본선 티켓을 따냈지만 어디까지나 과거의 일이다.
프랑스는 2006 독일월드컵에서도 한국, 토고, 스위스와 한 조에 속해 조별리그에서 부진을 거듭하며 레이몽 도메네크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이 제기됐지만 결선 토너먼트 들어 힘을 내며 준우승까지 이뤄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컨트롤 타워'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가 공격을 조율하고 '신성'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 니콜라 아넬카(첼시) 등 저격수들이 건재하다. 박지성의 친구 파트리스 에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오버래핑도 활발해 A조에서는 역시 가장 강력한 위용을 자랑한다.
프랑스가 조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멕시코, 우루과이의 2위 싸움에 관심이 몰린다. 개최국 남아공의 반란이 보태지면 '죽음의 조'로 꼽히는 G조 못지않게 복잡한 판도가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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