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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월드컵 B조에는 아르헨티나, 그리스, 나이지리아, 그리고 한국이 속해 있다.
세계 대부분의 축구전문가들은 메시가 이끄는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가 조별 예선 1위로 16강에 진출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조 2위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아프리카의 '자존심' 나이지리아 혹은 유로 2004의 '왕자' 그리스를 놓고 저울질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은 사실상 16강 후보로 그리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기적에 대한 기대감이 분명 있다. 한국은 B조에 속한 국가 중 남아공으로 향한 여정에서 가장 무난한 과정을 밟아왔다. 사상 첫 원정 16강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희망적인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다. 분명 어려운 상대들이기는 하지만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한국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 한국의 상대들이 하락세를 걷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첫 상대는 그리스. 그리스는 2004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04)서 우승하는 이변의 드라마를 연출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추락을 거듭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지역예선 탈락으로 본선에 나서보지도 못하는 등 월드컵 무대에서는 내세울 만한 기억도 없는 팀이다.
오토 레하겔 감독이 여전히 그리스 지휘봉을 잡고 있고, 유로 2004 우승 주역들도 여전히 대표팀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지만 그 파괴력은 절정에서 내려온 상태다. 사마라스를 비롯한 몇몇 신예들을 발탁해 약간의 변화만 줬을 뿐이다.
그리고 한국의 두 번째 상대는 B조에서 가장 강력한 아르헨티나다. 한국과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24년 만의 재회. 아르헨티나는 현존하는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가 버티고 있는 등 그 어떤 팀보다 위협적인 상대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남미 예선에서 8승4무6패, 23득점 20실점을 기록하며 4위로 월드컵 본선행에 턱걸이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마라도나 감독의 자질 논란까지 불거져 나올 정도로 선수단 분위기는 불안한 상태다. 게다가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 유니폼만 입으면 바르셀로나에서 보이던 화려한 플레이가 감춰지는 묘한 징크스를 보이고 있다.
또 하나 한국에 희망적인 것이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치를 요하네스버그가 해발 1천700m의 고지대라는 점이다. 아르헨티나는 남미 예선 때 고지대 경기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볼리비아 원정경기에서는 해발 3천600m의 수도 라파스에서 1-6으로 대패했고 에콰도르에도 2천850m의 키토에서 맞붙어 0-2 패, 콜롬비아 보고타(2천650m)에서도 1-2로 패하는 등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마지막 상대인 나이지리아 역시 가까스로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지었다. 게다가 협회와 선수들의 불화, 협회와 감독과의 불화 등 나이지리아대표팀은 항상 시끄러운 상태다. 감독도 수 차례 교체됐다. 한때 아프리카 최강팀으로 군림했으나, 주도권을 코트디부아르나 가나, 카메룬 등에 내주는 등 주류에서 벗어나 한국으로서도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상대다.
아르헨티나의 강세 속에서 기적같은 희망을 바라보고 있는 한국. B조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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