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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짠 게 먹고 싶어"…혀가 아니라 장(腸)이 말한다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짠 것을 먹고 싶다는 욕구는 장(腸)내 신경세포에서 비롯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KAIST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 연구팀은 소금 섭취 욕구가 짠맛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장내 신경세포가 나트륨 결핍에 따라 소금 섭취 욕구를 조절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소금 과다 섭취로 생기는 고혈압 등 여러 질병에서 소금 섭취 욕구를 조절하는 새로운 생리학적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초파리 실험을 통해 동물의 나트륨 감지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내부 나트륨 감지 신경세포 (초록)가 두뇌로 정보를 전달한다. [사진=KAIST]
초파리 실험을 통해 동물의 나트륨 감지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내부 나트륨 감지 신경세포 (초록)가 두뇌로 정보를 전달한다. [사진=KAIST]

나트륨은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미량영양소 중 하나다. 주로 소금인 염화나트륨(NaCl)의 형태로 존재하는 나트륨은 세포외액의 주요 이온 중 하나로, 수분 균형과 혈압을 조절하며 근육 수축 및 신경세포의 작용전위를 생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물은 주로 혀와 같은 미각 기관을 통해 소금을 감지하며, 그 농도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그러나 동물이 이러한 미각 체계와 독립적으로 나트륨에 반응할 수 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연구팀은 INSO(INternal SOdium sensing neurons)라는 장내 신경세포가 나트륨에 직접적으로 반응하고 이 반응이 동물의 소금에 대한 섭취 욕구를 조절하는 새로운 감지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초파리 실험을 통해 나트륨 결핍 상태에 따라 소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함을 확인했다. 특히 소금에 대한 미각 센서가 작동하지 못하는 돌연변이 파리도 나트륨 결핍 상태에서 소금을 더 선호하는 것을 보고 스크리닝을 통해 나트륨을 직접 인지하는 초파리의 장내 신경세포를 발견했다. 이 신경세포가 나트륨 결핍에 따라 나트륨에 대한 반응 정도를 다르게 해 초파리의 소금 섭취 욕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소금에 대한 섭취 욕구는 모든 생물에 존재하므로 초파리와 같은 무척추동물뿐 아니라 포유동물과 같은 척추동물에서도 유사한 메커니즘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서성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금의 짠맛과는 독립적으로 장 신경세포를 통한 나트륨 섭취 조절에 대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공했다. 소금에 대한 섭취욕은 모든 진화 생물에서 보이는 공통적인 특징으로 고혈압을 포함한 여러 질병에 생리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생명과학과 김병수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쳐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 4월 3일 자로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Postprandial sodium sensing by enteric neurons in Drosophila).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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