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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압도적 1위 보험민원, 협회에 맡겨도 될까


보험 민원 전 금융업종 중 압도적 1위…"감독당국 단순 민원 부담 완화해야"

[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최근 보험민원 일부를 민간협회에서 처리하도록 이관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단순 민원을 분산해야 효율이 높아진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협회가 보험사 편을 들어줄 우려가 크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험 약관 관련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보험 약관 관련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 금융 민원 중 보험 압도적 1위…"감독당국 부담 완화 시급"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령층의 보험가입이 늘어나면서 60세 이상 노년층 보험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

보험연구원의 김동겸 연구위원이 발표한 '고령층 보험계약 증가와 보험회사 과제' 보고서를 살펴보면 최근 10년간 60세 이상 생명보험 신계약 체결 건수는 연평균 19.8% 증가했다.

인원이 늘어나면서 민원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권의 60대 이상 고령층의 환산민원 건수는 2020년 기준 7.4건으로 2018년 대비 4.1배 증가해 동 기간 중 타 업권에 비해 증가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금융업권 전반으로도 보험 민원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금융권역별 민원 비중을 보면, 보험이 전체 민원의 59.0%(생명보험 23.4%, 손해보험 35.6%)로 1위를 유지했고, 이어 비은행 18.9%, 은행 13.5%, 금융투자 8.5% 순이었다.

이처럼 보험 민원이 줄어들지 않자 감독당국과 국회에서는 보험민원을 생명‧손해보험협회에 일부 이관해 처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현재 한국금융투자협회와 여신금융협회는 증권사과 여신금융사의 영업 행위와 관련된 분쟁의 자율 조정과 민원의 상담, 처리를 수행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보험협회가 민원처리와 분쟁의 자율 조정, 상담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근거법을 마련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금까지는 금융감독원에 보험 관련 민원이 집중되지만, 담당 인력은 제한적이기에 부담이 가중돼왔다. 지난 2019년 기준 금감원의 금융 민원 평균 처리 기간은 24.8일로 전년보다 6.6일 늘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장감사에서 "보험협회가 단순 민원을 해결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응답을 하는 모습.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 캡처]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응답을 하는 모습.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 캡처]

◆ 보험사 이익 대변 가능성 우려…"단순 질의성 민원은 분산 필요"

생보협회·손보협회는 지난 3월부터 금감원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민원 처리 효율화 방안을 추진하면서 업무 이관 방안을 검토해왔다.

보험사들은 금감원에 악성 민원을 제기하거나 단순 민원을 반복하는 ‘블랙컨슈머’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금융소비자연맹 등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는 반대의 목소리가 크다. 보험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험협회에 민원 처리와 분쟁조정 업무를 맡기면 사실상 보험사 편을 들어줄 확률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한 금융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생·손보협회는 매년 회원사인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로부터 출연금 형태의 협회비를 걷어 운영되는 단체"라며 "협회 입장에서는 민원 처리나 분쟁조정 과정에서 보험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자동차 교통사고 분쟁심의위원회도 협회에서 운영하는데, 100% 한쪽 과실인데도 양쪽 모두에 과실비율을 매긴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한다"면서 "양쪽 고객 모두를 할증시켜 이익을 늘리려는 의도라는 해석인데, 이와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다른 민원까지도 협회가 보험사 입장을 대변하도록 만들면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민원에 따른 감독당국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어 단순민원의 경우는 협회에서 처리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보험금 분쟁과 같이 금융당국이 관여해야 하는 분쟁성 민원인데, 이외에도 정책 건의, 단순 질의성 민원 등은 협회에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면서 "협회와 감독당국이 보험소비자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kimth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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