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1년]박진영·JYP의 행복한 2015년, 예견된 '명예회복'(인터뷰③)

"1위곡 42+2곡=44곡, 히트곡 써야겠다는 욕심 버렸더니"


[이미영, 정병근 기자] 박진영이 지난 21년 간 작곡한 노래는 500곡이 넘고, 44곡이 1위를 차지했다. 그 중 2곡이 올해 추가 됐다.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와 원더걸스의 'I Feel You'가 그것. 지난해 데뷔 후 처음으로 1위곡을 내지 못했다는 박진영은, 2015년 다시 히트곡을 내고 날았다.

1위라는 수치가 전부는 아니다. 성적이 다소 저조했다고 해서 지난 날이 의미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다만 박진영의 오늘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엔 충분히 가치가 있다.

뮤지션으로, JYP 수장으로, 박진영은 2015년을 참 치열하게 살았다. '어머님이 누구니'로 무대에 오른 박진영은 10대 20대와도 교감할 수 있는 섹시한 뮤지션이었다. 원더걸스부터 막내 트와이스까지, 올 한 해 아티스트 농사를 참 잘 지은 JYP 프로듀서이기도 했다.

과거에 멈추지 않았고, 도전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성과다. 2015년 오늘의 박진영은 여전히 한국문화 트렌드를 견인하는 '딴따라'로 살아가고 있다.

◆'어머님이 누구니' 탄생에 숨은, 대박의 법칙

'박진영 없는 JYP를 꿈꾸며' 3년 전 JYP에 처음 도입된 평가제는 박진영과 JYP엔터테인먼트, 양측 모두에게 파격적인 실험이었다. 신인 작곡가를 영입하고, 외부 작곡가의 곡을 받았다. 박진영의 곡이라고 해서 '특별대우'는 없었다. 음반 발표 전 JYP 직원들이 모여 평가를 하고, 일정 점수를 넘지 못하면 '킬' 된다. 그렇게 살아남은 곡이 세상 밖으로 나온다. 박진영이 "다른 가수 곡도 아니고, 내 앨범에 넣을 내 곡이 까이면(?) 정말 답답하다"고 웃을 정도로, '엄격한' 시스템이다.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해는 바쁘다. 다른 가수들 앨범에 집중하자"는 정욱 대표와 직원들에게 한 번만 들어줄 것을 부탁했다. 그렇게 평가 무대에 올랐던 '어머님이 누구니'는 내부 평가에서 역대 최고점(94점)을 받았다. 미안하게도, 당시 1위를 차지하고 있던 미쓰에이를 끌어내리고 2주 넘게 인기차트 1위를 차지했다. 박진영이 발표한 노래 중 가장 음원성적이 좋았던 곡이기도 하다.

"지난해엔 가수 생활 시작하고 처음으로 히트곡이 없었어요. 슬프고 우울했죠. 회사 오너이기보다 곡을 쓰는 사람, 이게 내 정체성인데 제가 쓰는 곡마다 별로라고 하니까요. 사실 십년 전부터는 곡을 내면서 '이게 내 마지막 히트곡이야. 감사하자'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지난해 히트곡을 못 썼지만, 지난 19년을 감사하며 '나 같은게 뭐라고' 마음을 다 비웠죠. 그냥 내가 제일 잘하는 음악을 하자'고 했어요. 히트곡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버린 거죠. 그런데 회의에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1위보다도 자신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좋았다. 뮤지션의 숙명이다. 그러고는 새삼 겸손함을, 감사함을 품게 됐다.

"열심히 한다고 곡이 나오는 게 아니고, 잘 된다고 자만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1위 했다고 파티 안 하고 조용히 넘어갔죠(웃음). 그 전까지는 항상 공부하고 분석하고 노력해서 히트곡이 나오는 줄 알았어요. 작년에 아무것도 못하면서 하늘이 안 도와주면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죠. 그런 걸 절감한 후에 히트곡을 쓰니 겸손해졌어요."

무대 위 박진영은 여전히 섹시했다. '박진영스러움'을 머금은 무대였다. 2013년 발매된 앨범 '하프타임'으로 삶의 철학을 논할 때도, '어머님이 누구니'로 잘록한 엉덩이와 큰 엉덩이를 가진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결국은 '박진영스러운' 무대로 귀결된다.

"박진영스러움요? '내가 심장이 뛰지 않는 음악은 하지 말자'가 철칙이죠. 한 번도 돈이 목적이었던 적이 없어요. 즐겁고 행복한 음악을 하다보니 일관성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라는 사람의 취향이 있어요. 심장이 뛰는 것만 하다보니 어느 순간 일관성이 생긴 것 같아요."

◆"2015년은 JYP의 과도기, 좋은 방향으로 또 한걸음"

SM, YG와 함께 가요계 3대 기획사로 불리는 JYP.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비아냥도 받았던 JYP는 올해 그 불명예를 깨끗이 씻고, 빅3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3년간의 시행착오로 만들어진 JYP의 시스템이 잘 굴러가고 있다는 증거다. 박진영 체제에서 집단 체제 시스템으로 바꾸면서, 박진영의 색을 빼고 각 아티스트의 색깔을 살렸다. 올해 들어서는 매달 가수 한 팀을 내놓는 대량생산 체제를 이어가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지금은 JYP의 과도기라고 봐요. 지난해는 정신이 없었고 올해는 시스템이 정착되는 것 같아요.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춰 찍어낼 수 있는 분량도 확 늘어났죠. 이 시스템을 보완만 하면 장점이 정말 많을 것 같아요. "

2015년, 성적은 화려했다. 미쓰에이의 '다른남자 말고'와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가 1위를 다투는 기분 좋은 '팀킬'을 만들어냈고, 백아연은 '역주행'의 주인공이 됐다. 밴드로 돌아온 원더걸스는 걸그룹의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줬고. 2PM은 자신들의 앨범을 진두지휘하며 아티스트로 발돋움 중이다. 갓세븐은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고, 데이식스는 차근차근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그리고 최근 데뷔한 대박 신인 트와이스는 JYP의 2015년에 방점을 찍었다.

"좋은 방향으로 가는 한 걸음이었던 것 같아 의미가 커요. 2PM은 자신들이 곡을 써서 알아서 하는 단계까지 간 게 자랑스럽고, 원더걸스는 피나는 노력을 해서 다음 앨범을 기대할 수 있게 됐죠. 갓세븐과 트와이스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키워낸 친구들이고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죠. JYP의 내년은 정말 좋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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