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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성장 모멘텀 찾아라-1] '장기호황' 끝....성장 모멘텀을 찾아라


 

지난 95년 첫 선을 보인 이래 8년간 승승장구하던 TV홈쇼핑업계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올 1분기 들어 사상 첫 매출 감소라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

북핵과 사스 여파로 2분기 전망도 어둡다. 가시청 가구 증가세 둔화, 소비심리 급랭이란 안팎의 요인이 겹쳐 단기적인 실적회복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성장세가 꺾이면서 시장구도 개편론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5개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현 체제에 '심상찮은'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한 때 '신유통 혁명'을 주도했던 홈쇼핑업계. 하지만 이제 '저성장 시대'의 개막과 함께 처절한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홈쇼핑 5사의 마케팅 사령탑을 통해 그 '신성장 전략'을 들어본다.<편집자주>


'바잉 파워(Buying Power)인가 수익률인가'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홈쇼핑업체의 최대 화두는 '수수료 매출'이었다. 회계 기준이 판매금액에서 '수수료' 베이스로 변경되면서 업체들의 수익이 그대로 공개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변경된 회계기준이 첫 적용된 1분기에 상당한 '이변'이 발생했다. 대표적인 것이 CJ홈쇼핑. 판매총액면에서 LG에 뒤졌던 CJ홈쇼핑은 영업이익이 오히려 2배 가까이 많아 화제가 됐다. 수수료 매출 기준을 적용하면서 매출 외형차도 241억원까지 크게 좁혔다.

특히 CJ홈쇼핑은 3% 대의 판매총액 대비 영업이익율을 기록, 1%대에 그친 LG를 크게 앞질렀다. 영업 이익면에서는 CJ가 1위인 셈이다.

3위 자리를 둘러싼 현대홈쇼핑과 농수산홈쇼핑의 설전 역시 만만치 않은 편이다. 현대홈쇼핑이 판매총액 1천458억원으로 3위라고 주장하자, 농수산홈쇼핑 측이 바로 반격했다. 매출은 적어도 영업이익율 2% 달성, 20억원 흑자를 기록해 이익률 기준으로는 자신들이 3위라는 설명이다.

농수산홈쇼핑은 1분기 판매총액이 808억원으로 우리홈쇼핑에도 뒤쳐졌다. 하지만 수익률 기준을 적용할 경우엔 LG와 CJ 다음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CJ홈쇼핑과 농수산홈쇼핑의 이같은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판매총액은 업체의 '바잉파워'와 직결되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잉파워가 큰 업체가 지배력을 가져가는 유통시장에서는 매출 외형이 수위자리를 가늠하는 잣대라는 게 일반적인 정서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장 상황이 변화하면서 결국 '수익율' 이 높은 업체 중심으로 '빅3'가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 매출보다 수익으로 경쟁…수익률 게임 점화

홈쇼핑업계의 장기 호황이 막을 내리면서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거 홈쇼핑업계는 '시장 파이' 확대와 함께 매출도 동반 상승해왔다. 지난해만 해도 세자리 성장을 기록하면서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올들어 급반전됐다. 단기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해석하기에는 침체 정도가 너무 심하다.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홈쇼핑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꺾이는 것 아닌가 하는 시각은 이미 지난 연말부터 제기됐다. 올 1분기 실적 발표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실적은 예상보다 더 낮았다.

LG홈쇼핑은 올 1분기 매출(판매총액)이 지난해 4분기 5천36억원 비해 17%나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최고 70%나 줄었다.

CJ홈쇼핑 역시 올 1분기 3천47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분기보다는 15% 가량 감소했다. 114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도 전분기보다 19% 줄었다. 양사는 1분기 매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목표 매출을 20% 가량 낮춰 잡았다.

현대홈쇼핑은 1분기 1천45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는 크게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1천412억원에 비해선 4% 증가에 그쳤다.

우리홈쇼핑과 농수산 홈쇼핑도 기대에는 못미쳤다는 평가다. 지난해만 해도 업체별 세자리 성장을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소비심리 냉각 여파가 실적에 반영됐다지만 IMF 때도 고속성장을 했던 것을 감안하면 '시장환경'이 변했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다.

국내 케이블TV 가시청 가구수가 1천만을 돌파하면서 과거같은 시장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후발 3사의 가세로 경쟁이 더 치열해진 점도 적잖은 부담이다. '고비용구조'가 한결 심화됐기 때문이다.

송출권 확보경쟁이 가속화되면서 SO에 지불하는 송출료가 많게는 매출의 7%를 웃돌고 있다. 반면 구매 취소나 반품에 따른 고정비용 부담에 '비대면거래'라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높은 카드 수수료는 오히려 상승할 조짐이다.

이에 따라 홈쇼핑업체의 영업이익율은 백화점의 절반 수준인 3%대에 머물고 있다. '파이'가 늘지않고 단기적인 경기 회복이 안된다면 이같은 고비용 저효율구조는 업체들의 수익기반을 악화시키는 부담이 된다.

더욱이 롯데 등 후발업체 진입이 점쳐지면서 수익률은 생존의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 신규수요 창출…차별화에 '드라이브'

업체들이 올들어 마진율 위주 영업 전략에 주력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판매금액이 큰 가전, PC 보다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이-미용이나 생활용품 위주로 편성하고 있는 것.

한발 더 나가 자사 차별화와 고객 충성도를 제고, '뜨내기'고객보다는 '고정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규모 확대에 '제동'이 걸리면서 재구매 유도 등 신규수요 창출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LG나 CJ의 경우 차별화를 위해 독점제품을 늘리는 'Only'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자사 대표 전략 상품과 중국 등 해외기지를 활용한 자체 브랜드(PB) 상품 개발과 오프라인채널 강화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고정고객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CRM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채널 시너지 전략 차원에서 인터넷쇼핑몰 'H몰' 통합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H몰은 현대백화점이 출자, 별도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지분변동 제한이 풀리는 내년초 현대홈쇼핑과 합친다는 계획이다.

우리홈쇼핑은 올들어 '이문열의 삼국지' 등 인기 도서를 주요 상품군에 편성,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처럼 전환율이 높고 표준화된 상품군으로 수익률 개선 효과를 꾀할 예정이다.

농수산홈쇼핑은 농수산제품과 식품 고정 편성율을 유지하는 대신 차별화 상품군을 추가했다. 구매력있는 고객을 겨냥한 고가의 1억원대 펜션, 1천만원대 난 등을 잇달아 전진배치한 것.

특히 올해 홈쇼핑에서는 자동차 판매도 속속 선보일 전망이다.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현대홈쇼핑이다. 현재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와 협상을 진행중이어서 이르면 5월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농수산홈쇼핑은 최근 벤츠를 판매한데 이어 국산차 판매도 검토 중이다. LG CJ 우리홈쇼핑도 자동차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올해는 '스타'를 활용한 쇼호스트나 자사 인기 쇼호스트 이름을 딴 프로그램과 인텃쇼핑몰 비중도 집중 확대될 전망이다.

과거의 충동구매와 달리 고객이 특정 시간과 채널, 브랜드를 기억해 찾아오는 '목적구매'와 '재구매' 유도로 마케팅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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