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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9년 인터뷰]'9'구단 NC 다이노스 이태일 대표이사 "누 안끼쳐 만족할 만한 데뷔 시즌"


'거침없이 가라' 구호 맞춰 7위 성적으로 1군 데뷔 시즌 마무리

[류한준기자] 프로야구 막내구단 NC 다이노스는 다사다난했던 2013시즌을 마무리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교육리그에 참가했던 선수들은 귀국했다. 선수단은 이제 마무리 훈련을 앞두고 있다. 짧은 휴식기를 끝내고 다가올 2014시즌 준비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조이뉴스24'는 창간 9주년을 맞아 프로야구 9구단 NC의 이태일 대표이사와 만나 1군 데뷔 시즌을 치른 소회를 들어봤다.

시즌은 끝났지만 오히려 이 대표를 비롯한 NC 구단 프런트는 더 바쁘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리고 외국인선수 계약, 선수 트레이드 등이 일어나는 스토브리그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대표도 창원과 서울 그리고 모기업 NC 소프트 사옥이 있는 경기도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를 바쁘게 오가고 있다.

이 대표는 "오프시즌에 약속을 잡기가 더 어렵다"며 "지나고 보니 한 시즌이 참 빨리 간 것 같다"고 했다. NC는 2011년 창단 후 지난해는 퓨처스(2군)리그를 통해 프로야구 적응기를 보냈다. 그리고 올 시즌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NC는 52승 4무 72패를 기록했다. 순위표에선 7위에 올랐다. 신생팀으로 데뷔 시즌 거둔 성적치고는 만족할 만하다. 형님팀인 KIA 타이거즈(51승 3무 74패)와 한화 이글스(42승 1무 85패)를 제친 것은 놀라운 성과다.

팀 평균 타율은 2할4푼4리로 9개 팀 중 가장 낮았지만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4명이 나오며 호쾌한 야구를 선보였다. 베테랑 이호준(20홈런)을 포함해 권희동(15홈런) 나성범(14홈런) 모창민(12홈런1)이 장타력을 뽐냈다.

마운드는 다른 팀들이 부러워할 정도였다. 평균자책점 부문 1위를 차지한 찰리 쉬렉(2.49)을 중심으로 만만치 않은 투수력을 보여줬다. 찰리는 11승 7패를 기록했고 신인왕을 차지한 이재학도 10승 5패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둘을 중심으로 NC는 팀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하면서 LG 트윈스(3.72)와 롯데 자이언츠(3.93)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우승팀 삼성(3.98)보다 좋았다.

이런 결과물에도 이 대표는 "신생팀 꼬리표를 떼는 내년 시즌이 더 중요하다"며 더욱 발전된 팀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다음은 이태일 대표와 일문일답]

-1군 첫 시즌을 보낸 소감은.

"만족한다. 순위나 팀 타율, 평균자책점 등 숫자나 기록에 큰 의미를 두거나 연연하지 않고 시작한 시즌이었다. 승률 4할1푼9리 그리고 7위로 시즌을 마쳤는데 물론 의미있는 숫자다. 그러나 내게는 팀 성적도 그렇지만 마산구장을 찾은 팬들의 숫자가 더 의미가 있었다. 올 시즌 52만명이 넘는 관중들이 구장을 찾아 NC 홈경기를 지켜봤다. 그리고 김경문 감독과 프런트 모두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있었다. 바로 우리 팀으로 인해 프로야구 전체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그래도 아쉬웠던 부분은 있지 않을까.

"중간에 부상선수들이 나왔을 때다. '아 이런 부분을 왜 먼저 준비하지 못했을까'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외국인선수 아담 윌크가 문화적 차이로 많이 힘들어했다(아담은 결국 시즌 도중이던 지난 8월 27일 계약해지돼 팀을 떠났다).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

-찰리와 에릭은 내년에도 NC 유니폼을 입는가.

"그렇다. 두 선수와 모두 재계약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내년 시즌 외국인선수 보유 숫자가 늘어난다. 우리 팀은 4명까지 둘 수 있는데 찰리와 에릭 외에 외국인 투수를 한 명 정도 더 영입할 계획이다."

-기자를 거쳐 프로팀의 대표를 맡게 됐다. 아무래도 보는 시각 등에서 차이가 있을텐데.(이 대표는 주간야구와 중앙일보에서 16년 동안 야구담당 기자로 일했고 NC에 오기 전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스포츠실장을 맡았다)

"큰 변화가 생겼다(웃음). 지금은 정말 마음속으로 열렬하게 응원하는 팀이 생겼다. 기자로 16년 반, 그리고 네이버에서 4년 반 동안 일을 하던 21년 동안은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야구를 보려했다. 물론 친분이 있는 선수도 있고 경기를 지켜보다 마음속으로 응원하는 팀이 있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당연히 NC를 응원한다."

-구단 대표이사를 맡게 된 계기가 있나.

"2011년 초반으로 기억된다. 당시 네이버에서 근무할 때였다. 9구단으로 NC가 프로야구에 참가한다는 건 당시 알고 있었다. NC에서 연락이 와서 '한 번 시간을 내 만나자'고 했다. 그래서 편하게 마음을 먹고 나갔다. 기자로서 그리고 포털사이트에서 야구 관련 컨텐츠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내게 조언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그 자리에 나가보니 NC 김택진 대표가 함께 있었다. 김 대표가 '함께 일을 해보자'고 얘기했고 일주일 정도 고민 끝에 NC 행을 결정했다."

-결정을 쉽게 내린 편인가.

"그렇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중앙일보에서 네이버로 자리를 옮길 때보다는 고민을 덜했다(웃음). NC로 가게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변에서는 '진작 그리로 가야 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기회를 준 구단과 회사에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하겠다."

-9구단 출범이 모두에게 환영받지는 않았다. 특히 지역라이벌로 꼽히는 롯데 자이언츠의 반대가 심했는데.

"신문, 방송, 인터넷 등 여러 매체에서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리 구단과 롯데를 '지역 라이벌'이라 칭했다. 우리로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롯데는 같은 리그에 속한 멤버로서 동반자적인 그리고 서로 긍정적인 효과를 추구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본다. 구단과 구단 관계에서 누구 하나 잘못된 그런 게 아니라 더불어서 잘되는 그런 구조가 돼야 한다고 본다. 야구경기는 승패가 나눠지지만 어쨌든 같은 리그에 있으니까 서로의 성공을 바탕으로 윈윈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보고 있다."

-구단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정한 모토가 따로 있었나.

"캐치프레이즈는 '거침없이 가자'였다. 그리고 세 가지 모토를 선수단 뿐 아니라 구단 프런트에에게도 전달했었다. 정의, 명예, 존중 세 가지다."

-최근 진해에 들어서는 신축구장 부지 선정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사회적인 상식 차원에서 받아들였으면 한다. 팀을 창단할 때부터 연고지인 창원(통합된 마산, 창원, 진해를 뜻한다)시도 그런 부분을 알고 있었고 서로 이해를 했다. 올 시즌 1군에 참가하는 조건도 새 구장과 관련돼 있었다. 현재 신축구장 부지에 대해 팀이 반대의사를 나타내는 건 우리가 진해시를 다른 곳과 견줘 폄훼하거나 지역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다. 구장을 건설하는 주체보다 구장을 사용하는 쪽 즉 사용자 입장을 좀 더 고려하고 생각해봐야 한다고 본다. 구장을 사용하는 건 선수들이고 그리고 그 곳을 찾는 팬들을 가장 우선 순위에 둬야 하지 않겠나."

-현재 홈 구장인 마산구장을 리모델링 등을 거쳐 계속 이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당장 내일 어떤 일 그리고 어떤 상황이 전개될 지 모르지 않느냐(웃음).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에 맞춰서 (신축구장 문제 등) 진행할 생각이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제 내년이면 1군에서 2년차 시즌이다. 그리고 스토브리그에 들어섰는데.

"그렇다. 2014시즌이면 우리도 더 이상은 신생팀이 아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과 곧 있을 예정인 2차 드래프트를 당연히 주목하고 있다. 제2의 이재학을 데려와야 하는데, 어떤 선수가 나올지 벌써부터 궁금하다.(이재학은 롯데 자이언츠 김성배와 함께 2011년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팀을 옮겨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이재학은 지난 4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팀 동료 나성범과 두산 베어스 유희관을 제치고 신인왕에 뽑혔다)"

-10구단 kt 위즈가 출범하면서 조범현 감독은 NC가 팀에 있어서 교과서와 같다는 얘기를 했다.

"과분한 칭찬이다. 조 감독에게 감사를 드린다. kt도 우리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오고 있다. 내년에 퓨처스(2군)리그에 참가하고 2015년 1군으로 온다. 그 때는 kt가 신생팀이 되지만 잘 해나갈 것으로 본다."

-신생팀으로서 롤 모델로 삼은 팀이 따로 있었는지. 예를 들자면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를 통해서.

"굳이 롤 모델로 특정팀을 거울로 삼은 적은 없다. 같은 익스펜션팀(리그 확장)으로 꼽자면 일본 프로야구의 소프트뱅크, 미국 메이저리그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소프트뱅크의 경우 모기업이 IT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NC와 비슷한 분위기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애리조나는 신생팀으로 이른 시간 안에 강한 팀 전력을 꾸렸다. 공통점도 찾을 수는 있겠다."

-'머니볼'로 유명한 빌리 빈 단장과 같은 그런 야구를 추구하는가.

"아니다. 꼭 그런 식으로 정의를 내리기보다는 메이저리그, 일본야구와 견줘 국내야구는 환경적인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본다. 일단 미국, 일본과 견줘 시장 규모가 작다. 그리고 아무래도 한국은 야구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한식구라고 여기는 그런 문화가 있다. 그리고 선수들의 성향도 미국, 일본과 다르다. 한국적인 요소가 따로 있다고 본다."

-내년 시즌 목표를 미리 말한다면.

"올 시즌을 치르면서 크게 느낀 부분이 있다. 기존팀들과 경기를 치르기 전 오더를 살펴보고 벤치에 있는 선수들 면면을 보면 '아, 정말 깊이가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아무래도 그 동안 리그를 뛴 경험 그리고 백업 선수층 등등 뎁스(depth) 차이는 분명히 있다. 목표는 5할 승률 이상이다.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도 그 목표를 세웠고 앞으로 변함이 없다. 5할 승률 이상을 달성한다면 그 다음 단계로 팀 성적이 나아가지 않을까."

-시즌 개막하자마자 연패를 당했다.

"1승이라는 게 정말 힘들다는 걸 알았다. 아니 그것보다 승리의 가치가 정말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됐다. 사실 연패에 빠질 때는 잠을 잘 못이루겠더라. 예전 기자시절 현장에서 인터뷰를 하다보면 감독이나 선수들이 그렇게 얘기를 하곤 했다. 그 부분에 대해 정말 이제는 절실히 느낀다. 연패 기간 동안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를 안타깝게 바라봤다. 그라운드에서 정말 열심히 치고 던지고 달리는데 결과가 계속 좋지 않았다. 그런 부분이 힘들었다."

-LG 트윈스를 상대로 연패를 끊고 1군에서 첫 승을 기록했고 또 홈구장에서 연승도 했다.

"LG와 경기에서 팀 승리를 위해 많은 도움을 준 이재학 선수에게 고맙더라. 선수들 모두 격려했고 잠깐 연승을 한 다음 또 다시 9연패에 빠졌는데 역시나 그 때도 밤에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 그러나 앞선 연패 경험 때문인지 선수단은 오히려 더 끈끈해졌다. 서로 위로하고 격려를 하는 가운데 팀 워크가 다져진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본다."

-야구담당기자로부터 시작해 프로야구 현장과 늘 함께 있었다.

"기자로 활동할 때는 '이 일이 내겐 천직이구나'하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신문사에서 인터넷 포털로 자리를 옮긴 데는 미디어 환경에 대한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 변화에 한 번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기자로 일을 할 때는 야구를 컨텐츠적인 부분으로 봤고 인터넷 포털에서 일을 할 때는 서비스적인 부분에 신경을 썼다. 지금은 퍼포먼스로서의 야구다. 이 세 가지를 모두 경험하고 있다."

-아직까지 구단 CEO가 아닌 기자 이태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지금은 글을 쓰지 않는다(웃음). 물론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가 가끔 있기도 하다."

=한 시즌을 보내는 동안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가.

"크게 힘이 빠지거나 일이 어렵다든지… 아직 그런 부분보다는 뭐랄까, 좋은 부분과 기억이 더 많다. 주변에 힘이 되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웃음). NC의 사우들 그리고 마산구장을 직접 찾아 응원하는 팬들, 그리고 선수들 모두 내게 힘이 된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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