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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닛, 신인 랩퍼의 반란 "할 말은 한다"(인터뷰)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는 말랑말랑한 랩의 홍수 속에서 하고 싶은 말을 눈치 안 보고 거침없이 토해내는 가수는 참 오랜만이다. 그래서 신선하고 또 충격적이다.

10년차 중고신인 일리닛의 데뷔 앨범 '더 아이(The i)'는 지나치게 솔직하다.다. "대중들의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음악을 했다"는 일리닛의 가치관이 가감없이 담겨져 있는 것.

타이틀곡 '학교는 뭘배워'는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를 비판하고 사회 부조리를 비꼬고 있다.

일리닛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야기 하지 않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 문제 제기를 해보고 싶었다. 선동을 하기보다 학생들이나 기성 세대가 한번쯤 공감할 수 있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지나치게 솔직했던 걸까. '학교에서 뭘 배워'는 KBS에서는 심의 통과했지만 MBC에서는 방송 불가 판정을, SBS에서는 현재 방송 심의중에 있다. '오락가락' 심의 판정에 불만은 있지만 기죽지는 않았다.

"심의제도의 기준이 불명확한 것 같아요. 어떤 곳에서는 되고 어떤 곳에서는 왜 안되는지, 또 무엇이 해롭고 이로운 것인지 잘 공감되지 않아요. 문화적으로 벽을 좁히는 것 같아서 아쉽긴 하죠. 언젠가는 이런 것들을 음악 안에 녹여내고 싶어요."

그의 도전적인 마인드는 앨범 곳곳에 녹아있다. 거칠고 공격적이면서도 재치 넘치는 위트에 웃음이 난다. '19세 청취불가'라는 스티커에도 불구하고 그의 음악이 크게 불편하지 않은 이유다.

"화나면 화난다고 이야기 하고, 당할 때는 속시원히 이야기도 하고 그런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어떤 분이 제 음악을 듣고 뭔가 속시원하다고 그러더라구요. 뭔가에 억압 당하는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3분여만이라도 가슴이 뻥 뚫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일리닛이 이런 직설적인 랩을 하게 된 것은 그의 성장기와 무관하지 않다.

일리닛은 4살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고 초등학교 6학년때 한국에 들어왔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또다시 그는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한국에서는 또래의 친구들에게 '우리와 다르다'고 놀림 받았고 미국에서는 동양인이라고 손짓 받았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주변인이었던 그는 혼돈을 겪었고 방황했다. 그런 일리닛의 탈출구가 음악이었다.

"고등학교 때 힙합 음악에 빠져들었어요. 스스로 가사를 쓰고 혼자 녹음을 하고. 제 음악의 기준점이 거기서 시작된 것 같아요. 비판적이고 공격적인 음악이 탈출의 도구였어요. 음악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저를 살려줬죠."

어느 덧 20살,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교에 진학했다. 그는 음악의 끈을 놓지 않고 더욱 본격적으로 음악을 했다. 힙합 마니아들 사이에서 제법 유명세를 탄 그는 음반 제의도 받았지만 매니지먼트의 시스템에 얽매이는 게 싫었다. 카투사로 군 복무를 마친 그는 2007년 지금의 소속사 스나이퍼 사운드와 인연을 맺고 앨범 준비에 돌입했다.

배치기, 아웃사이더 등이 먼저 앨범을 내고 대박을 터트리는 것을 보면서도 조급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한 그는 음악 작업에 몰두했다. 그렇게 쓴 곡이 무려 50곡. 그 중 5곡만이 이번 앨범을 통해 세상과 만났을 뿐이다.

일리닛은 '학교에서 뭘 배워'의 말미에 '이건 맛보기에 불과한 노래 진짜 앨범은 올해 10월에'라고 자신감 있게 10월 정규 앨범 출시를 예고했다.

"3년 동안 앨범 작업을 진짜 많이 했거든요. 자신감의 표출이라고나 할까요?(웃음). 앞으로의 목표요? 전설이 되는 것, 힙합이라는 장르에서 독보적인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꿈을 꾸면 언젠가는 그 순간이 다가오더라구요. 자신 있습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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