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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조재성 "석진욱 코치·마르코 고마워요"


소속팀 시즌 초반 상승세 알토란 활약…토종 라이트 유망주로 눈도장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한국 남자배구에는 '계보'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세터다. 김호철 한국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을 시작으로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명세터 계보를 이었다.

다른 포지션도 비슷하다. 현역 선수 시절 발군의 기량을 자랑했던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과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도 그랬다. 또한 배구 센스가 뛰어난 선수들에게는 '제2의 박희상'(현 KBS N 스포츠 배구해설위원·송산고 감독) 이나 '제2의 석진욱(현 OK저축은행 수석코치)'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마련이다.

그런데 V리그 출범 후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자리는 상황이 달랐다. 외국인선수가 해당 포지션을 차지하면서 박철우(삼성화재) 이후 왼손잡이 국내 라이트 자원은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유망주'가 등장했다. 아직까지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코트 안에서 제몫을 하고 있다. OK저축은행 라이트 조재성(23)이 주인공이다.

조재성은 올 시즌 요스바니(쿠바)와 함께 소속팀에서 쌍포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최하위(7위) 수모를 당했던 OK저축은행은 두 선수를 앞세워 올 시즌 개막 이후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1라운드를 5승 1패로 마쳤고 지난 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홈 경기에서는 세트 스코어 3-1로 역전승했다. 2라운드도 기분 좋게 출발했다. 조재성은 이날 서브 에이스 하나와 블로킹 두개를 포함해 18점을 올렸다.

요스바니의 31점까지 더해 OK저축은행은 화력 대결에서 상대를 앞섰다. 조재성은 최근 활약에 대해 "감독님(김세진 감독은 선수 시절 소속팀 삼성화재 뿐 아니라 한국배구를 대표하는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였다)과 박철우 형과 비교될 수 도 없다"며 "오히려 제2의 김세진, 제2의 박철우라는 말을 안듣기 때문에 부담은 없다"고 웃었다.

경기가 없는 날 조재성은 김 감독과 함께 비디오를 본다. 김 감독의 선수 시절 영상과 박철우의 경기 장면을 함께 지켜본다. 조재성은 "타점이나 그런 것 보다는 세터가 올린 공 밑으로 잘 찾아가는 그런 위치 선정과 스탭을 밟은 뒤 공을 때리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선수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조재성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그는 부산 동성고와 경희대를 나와 지난 2016-17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OK저축은행에 입단했다. 코트에 나올 기회는 적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출전 시간이 조금씩 늘어났다.

OK저축은행은 당시 외국인선수 자리로 골머리를 알았다. 시몬(쿠바) 이후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선수는 모두 기대 이하였다. 조재성은 "그래서 마르코(포르투갈)에게 정말 고맙다"고 했다. 라이트로 나온 마르코가 부진하자 김 감독은 조재성에게 기회를 줬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프로 2년차였던 조재성은 범실이 많았다. 그도 "원포인트 서버로 나와 실수가 너무 많았다"고 했다. 석 수석코치는 그런 조재성을 다그쳤다. 그는 "당근보다는 채찍을 많이 줬다. 그런데 그 부분이 나를 더 성장시킨 계기가 된 것 같다. 석 코치에게도 정말 감사를 드린다"고 얘기했다.

올 시즌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멘탈이다. 조재성은 "코트 안에서 뻔뻔해져아한다는 것을 알았다"며 "지난 시즌에는 너무 많이 졌다. 그러나 올 시즌 지금은 다르다. 역시 팀이 자주 이겨서 기분이 좋다. 운동을 하는 것이 힘들지만 배구가 재미있다"고 웃었다.

그가 가장 신경쓰고 소속팀 코칭스태프에서도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블로킹이다. 조재성은 "타이밍도 그렇고 손을 넣고 각도 좁히는 방법도 아직 모자르다"며 "감이 와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 점을 못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부상 부위도 신경쓰고 있다.

그는 오프시즌 동안 박희상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AVC(아시아배구연맹)컵 파견 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런데 오른쪽 발목을 다쳐 결국 대표팀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부상 재발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코트에 나와 플레이하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 그는 "배구를 시작한 뒤 이렇게 신이 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김 감독 역시 조재성 활약에 싱글벙글이다. 그는 "(조)재성이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며 "그리고 시즌 초반 잘 뛰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예를 들어 20점 이후 보이는 플레이가 훨씬 나아졌고 핀치 상황에서 서브 공략이 좋아졌다"며 "지난 시즌은 좀 가벼웠다고 봐야한다. 플레이 스타일도 그랬고 그러나 올 시즌 지금까지는 듬직하다"고 웃었다.

OK저축은행은 시몬이 뛸 당시 송명근, 송희채(현 삼성화재)가 공격에서 힘을 더하며 V리그 최강팀이 됐다. 올 시즌 조재성이 같은 임무를 맡고 있다. 지금까지는 더할 나위가 없다.

조이뉴스24 안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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