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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롯데 경영시계 재가동…'유통·화학' 키운다


5년간 50조 신규 투자·7만 명 일자리 창출…"신성장동력 발굴 집중"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8개월여 만에 경영복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년간 50조 원의 신규 투자와 7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23일 내놨다. 과거 5년간 약 31조 원 가량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66% 가량 증가한 규모다.

롯데가 이날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한 것은 신 회장이 수감 생활을 마치고 경영 복귀 후 첫 회의에서 "어려운 환경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기업가치를 적극 제고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진행됐다. 특히 그룹의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에 투자를 집중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롯데 관계자는 "향후 5년 간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일은 최근 둔화됐던 경영활동을 빠르게 정상화하고 미래 성장에 대비하기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그동안 떨어졌던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롯데는 2014년 5조6천억 원, 2015년 6조9천억 원, 2016년 11조2천억 원, 2017년 7조 원 내외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올해는 신 회장이 2월에 국정농단 사태로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돼 어떤 계획도 내놓지 못하던 상태였다.

앞서 삼성의 경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과 연관돼 떨어졌던 신뢰도가 다시 올라가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후 지난 8월 3년간 설비·연구개발에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 회장이 이달 초 석방되면서 경영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는 롯데는 일단 첫 해인 내년에 약 12조 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유화사를 인수했던 2016년 투자금액인 11조2천억 원을 넘어서는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롯데 관계자는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이뤄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며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신시장 진출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 부문에서는 온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며, 화학 부문에서는 한국 및 인도네시아, 미국에서 에틸렌 등 대규모 설비 증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유통 부문에서는 과감한 투자로 온라인 업계 1위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과 빅데이터(Big Data)를 적극 활용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현재 인공지능 챗봇인 '로사' 등을 통해 쇼핑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롯데는 물류 시설 및 시스템 등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 인프라 구축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고객 편의성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용유발효과가 높은 쇼핑몰 사업도 지속 추진해 나간다.

식품 부문에서도 트렌드 분석 및 신제품 개발을 더욱 적극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AI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감지해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 개발에 앞장 서 나갈 예정"이라며 "국내외 설비 개선도 진행해 사업 수익성 개선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그룹의 양 축인 유통부문과 화학부문을 중심으로, 2023년까지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데 지속 투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화학 부문은 국내 생산 거점인 여수, 울산, 대산 지역에 지속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할 예정으로, 원료 지역 다변화를 이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수한 국내유화사와 스페셜티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안전을 최우선가치로 둬 지속 성장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관광 및 서비스 부문에서는 국내외 사업을 지속 확대해 롯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해나갈 계획이다. 해외 M&A 등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이날 투자 계획과 함께 향후 5년간 7만 명을 고용하는 채용 계획도 발표했다. 올해는 대내외 여건이 악화돼 연말까지 1만2천 명을 채용할 예정이지만, 내년에는 약 10% 증가한 1만3천 명 이상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유통 부문의 이커머스(e-commerce) 분야에서 많은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매년 채용 규모를 차츰 늘려나가 2023년까지 7만 명을 채용할 것"이라며 "국가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석방되자마자 롯데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총수 부재로 멈춰있던 롯데의 경영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이번 계획은 롯데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춰 추진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가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신 회장이 이미 2016년 10월 경영비리 관련 검찰 수사가 끝난 직후 대규모 투자·고용을 한 차례 발표했었던 데다, 신 회장 석방 뒤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만큼 이전보다 규모가 더 클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삼성처럼 롯데도 신 회장의 경영 복귀에 따라 대규모 투자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기대한 것 만큼은 아니다"며 "2년 만에 투자 계획을 내놨지만 고용 규모가 동일한 데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 지에 대한 계획도 2년 전처럼 확실하게 내놓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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