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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한국정치사 새로 쓴다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진입했다. 지난 60년 이후 44년만에 진정한 의미의 진보정당이 제도권 정치에 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레드 콤플렉스'에 젖어있는 우리 사회에서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은 대중적인 정치 환경이 변했음을 의미한다. 유권자들은 국회가 좌우의 목소리를 고루 담아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줬다.

'부자에게 세금을'이란 모토에서 드러나듯 민주노동당은 지금까지의 제도권 정당들과는 다른 철학적, 정책적 방향을 갖고 있다. 노동시장 유연화와 한·칠레 FTA,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유일한 정당이다.

노동자와 농민, 서민의 정당이며, 세비를 노동자 평균임금 수준으로 받아 국회의원의 특권을 없애기로 한 유일한 정당이다. 탄핵정국후 열린우리당-한나라당 양강구도로 진행된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의 약진은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공약이 꾸준한 지지세를 모았다는 걸 보여준다.

그래서 창당한지 만 4년만에 원내 진출에 성공하고 "2008년에는 제 1야당, 2012년에는 집권할 수 있도록 일로매진할 것"이라는 권영길 대표의 말은 희망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앞으로의 역할과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제대로 된 '국회감시자' 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점이다. 민주노동당은 더이상 '도둑 소굴'의 국회가 아니라 국민의 국회가 될 수 있도록 국회 내부를 정화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열린우리당 등 기존 정당의 개혁 세력들과 함께 개혁 입법이 가능하도록 캐스팅 보트 역할도 해내야 한다.

쉽지 않은 문제다. 원내교섭단체(20석)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당과의 섣부른 공조나 결별은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

자칫하면 진보진영에선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고, 지지자들은 정치력 부재를 안타까워 할 수 있다.

유럽의 진보정당들도 진출 초기에는 리더쉽 부재와 기존 정당과 제휴 문제에 힘겨워했기 때문이다.

노회찬 선대본부장은 "17대 국회가 개원되면 이라크파병철회 동의안부터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파병철회안 국회 통과의 현실성에 대해 "탄핵정국을 불러일으켰던 역순으로 가면된다"며 "국회에서 합법적인 절차로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켰다지만 다수 국민이 반대하니까 사실상 효력이 없었던 것 처럼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 속에서 파병철회를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권영길 대표는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지 못해도 국회에서 무너진 서민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입법 과정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이 거리에서 읽어온 민심을 원내에서 현명하게 풀어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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