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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이라는 축의 이동, 전북은 계획대로 갈까


중국 톈진행, 선수단 개편·문화 등 모든 것이 달라져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봉동 이장' 최강희(59) 전북 현대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 지휘봉을 잡기로 결정했다. 고민을 거듭하며 내린 결정이었다. 지난 3~4년 구애를 이어왔던 중국 축구의 손길을 피하지 못했고 22일 톈진행이 결정됐다.

톈진의 제안은 대단했다. 중국의 톈센트 스포츠, 시나 스포츠 등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최 감독을 포함해 코칭스태프가 3년 계약에 25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의 연봉은 1년에 75억원이며 세금을 떼더라도 50억원 안팎을 충분히 손에 넣는다. 3년 계약 기간 중 중도 해지해도 잔여 연봉을 보전받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최 감독은 전북과 2016년 5년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전북을 떠나야 한다는 점에서 쉬운 이동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동기부여가 없는 K리그에 염증을 느낀 최 감독과 변화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던 전북 구단의 협의로 모든 것이 정리됐다.

중국 축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톈진이나 상하이 선화 등은 오래전부터 최 감독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최 감독이 전북을 발전시킨 방식이나 선수 육성 등에 대한 관심이 큰 편이었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했던 지도자에게 없는 동양적인 사고방식이나 환경 이해가 뛰어나다는 점도 합격점을 받았다. 전북 부임 후 게을렀던 선수단의 습관을 뜯어 고쳤던 점이나 클럽하우스 건립 등에서의 역할도 주목 받았다"고 말했다.

이미 박충균 코치가 톈진 임시 사령탑을 맡아 잔여 경기를 진행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도 최 감독에게는 득이다. 톈진은 지난 20일 상하이 선화와 원정에서 1-1로 비겼다. 승점 28점으로 강등권인 15위 허난 전예(25점)에 불안한 3점 차이지만 11위 광저우 푸리(29점)와도 격차가 크지 않다. 남은 4경기에서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관건이다.

전북에서 영원할 것 같았던 최 감독이 물러나면서 좁게는 전북, 넓게는 K리그에 전체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최 감독은 일개 의미 없는 지역 구단이던 전북을 2005년 7월 부임해 FA컵 우승을 안긴 뒤 이듬해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를 바탕으로 힘을 축적해 2009년 K리그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011, 2014, 2015, 2017, 2018년에도 별을 달았다. 2016년에 다시 한번 ACL 정상에 오르는 등 분명한 성과를 냈다. 선수에 의존했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닥치고 공격(닥공)'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홈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최 감독이 곧 전북이었다. 그를 따랐던 이동국, 김신욱 등은 여전히 팀의 중심축이다. 다른 구단 이적 제의가 숱하게 왔던 최철순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 잡았다. 최 감독이 뿌리내린 문화가 흔들림 없이 자리 잡아왔다.

그러나 최 감독이 부재하면서 전북도 새로운 상황과 마주했다. 선수단 개편도 피하기 어려운 문제가 됐다. 당장 이동국과 재계약이 초미의 관심사다. 나이에 상관없는 대우가 필요하다는 것은 올해 우승 과정에서도 증명됐다. 무형의 가치를 구단이 다 이해하고 가느냐가 관건이다.

어떤 지도자가 전북의 지휘봉을 잡을 것인가도 봐야 한다. 전북 백승권 단장은 "외국인 지도자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며 크게 문을 열어뒀다. 국내 지도자 중 전북 수준의 팀을 맡을 자원이 크게 보이지 않다는 점도 그렇다. 우승권에 있는 팀은 우승권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북이 계속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이미 수원 삼성, FC서울, 울산 현대도 우승권을 유지하지 못하고 추락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최 감독이 자리를 비워도 구단 발전 계획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남은 것은 구성원들의 자세다. 전북 한 관계자는 "구단 장기 발전 계획에는 해가 지나면 어떻게 변화가 필요한지가 명확하게 잡혀 있다. 큰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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