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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남아돌아도 가격 올려…물가 인상 부추기나


서울우유 이어 남양유업 우유 가격 4.5% 인상…타업체 "검토 중"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 8월 유업계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우유 가격을 평균 3.6% 올린 데 이어 남양유업도 이달 16일부터 평균 4.5% 인상키로 했다. 올해 8월 젖소에서 바로 짜낸 원유 가격이 922원에서 926원으로 4원 상승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매일유업, 동원F&B , 연세우유, 건국유업 등 다른 유업체들도 조만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이날부터 '맛있는 우유 GT', '옳은 유기농 우유' 등 흰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4.5% 올리기로 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13년 이후 5년 만으로, '맛있는 우유 GT'의 경우 200ml는 33원, 500ml는 50원 인상되고 1L는 900ml로 용량이 변경된다. 다만 발효유, 우유, 커피 제품 등은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원유가격 인상 외에 그 동안 누적된 생산 및 물류비용 증가, 주52시간 근무제도 도입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결정됐다"며 "가계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통채널별로 할인행사, 덤증정 프로모션을 연말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우유도 지난 8월 16일부터 흰 우유 소비자 가격을 2천570원 안팎으로 올렸다. 이는 2013년 8월(11.1% 인상) 이후 5년 만이다.

매일유업, 동원F&B 등 다른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현재 매일유업은 시장상황, 소비자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상을 결정하고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과 관련해 아직 논의 중"이라며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 인상폭이 크진 않지만 지난 몇 년간 원가 압박이 누적되면서 흰 우유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취약해진 상태"라며 "서울우유에 이어 남양유업까지 가격 인상을 진행한 만큼 다른 업체들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유 가격 인상은 다른 가공식품 가격에 반영돼 특히 커피전문점과 제빵업계의 제품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유 가격 상승으로 빵, 과자, 커피, 분유 등 2차 가공식품 물가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유 가격이 인상된 것은 원유가격연동제 때문이다. 현재 국민 1인당 연간 우유 소비량은 2005년 35.1kg에서 지난해 33.1kg으로 감소하며 사실상 원유가 남아돌고 있지만, 현 구조상 시장의 수급과 무관하게 우유 생산비가 높아지면 가격도 올라가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원유 수매가격은 낙농진흥회가 농가로부터 원유를 사들일 때 적용하는 가격으로, 낙농진흥회는 이를 유가공 업체에 되판다. 낙농진흥회를 통해 유통되는 원유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전체 23.8%다.

서울우유는 협동조합으로, 낙농진흥회가 아닌 조합원인 농가로부터 원유를 직접 구매한다. 그러나 유가공업계와 낙농업계가 협상한 원유 수매가격을 준용하는 탓에 영향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 구조상 유가공 업체들은 생산비가 오르면 수급과 관계 없이 높은 가격에 원유를 구입해야 한다"며 "저출산 현상으로 흰 우유 소비가 정체돼 있는 데다 낙농 선진국들의 좋은 품질의 유가공품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원유가격연동제를 유지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년 우유가 많이 생산돼 남아도는 상태지만 원유 가격은 생산비에 연동돼 있어 계속 오르고 있다"며 "정부와 업계가 제도 개선을 위해 나서고 있지만 유가공업계와 낙농업계의 입장 차가 커 쉽게 결론을 내진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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