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결산]모기에 정전…우여곡절 자카르타 대회

참가 선수들 고개 절레절레…2032 올림픽 유치 '숙제'


[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지난달 18일 막을 올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지난 2일 폐회식을 마지막으로 종료됐다. 그런데 이번 대회는 여러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4년 전인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은 미숙한 진행으로 외신들로부터 국제종합경기대회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인천 대회는 재평가를 받았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개최지는 베트남 하노이였다. 그러나 베트남이 경제적인 문제로 개최권을 반납했다. 이런 이유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가 새로운 개최지가 됐다.

당초 대회 개막일은 2019년 1월로 잡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자국 대통령 선거일이 같은해 7월에 예정됐다는 이유로 대회 일정을 앞당겼다.

이러다보니 대회 준비에 시간이 부족했고 결국 대회 운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남자 축구는 조 추첨만 세 차례나 다시하는 상황이 나왔고 몇몇 다른 종목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경기장 시절도 문제가 됐다. 대회 개막 이후에도 야구장을 비롯한 몇몇 경기장은 공사가 진행됐다. 펜싱 종목이 열린 자카르타 컨벤션 홀은 경기 도중 전기가 나가는 바람에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남녀배구 조별예선과 순위 결정전이 열린 블룽안 스포츠홀은 국제 경기 개최 기준에 한참이나 모자랐다.

배드민턴과 태권도에서는 전자 장비가 말썽을 부렸다. 배드민턴은 전광판이 멈춰섰고 태권도에서는 전자 호구에 이상이 생겨 3시간 가까이 경기가 열리지 못했다.

계측 장비 이상과 이해할 수 없는 피해를 본 대표적인 사례가 사격 진종오(KT)다. 그는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 시작 전 시험 사격에서 마지막 발 결과가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지 않자 두 손으로 'X'자를 그렸다.

이런 경우 선수가 이의를 제기하면 대회 진행 본부는 장비를 점검하고 다시 확인하고 해당 선수에게는 무제한 시험 사격 기회를 주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진종오는 그 '기회'를 받지 못했고 경기도 중단되지 않았다.

결국 진종오는 사격에서 가장 중요한 평정심이 흔들리는 바람에 5위에 머물렀다. 세팍타크로 남자 레구는 참가 신청이 모두 끝난 상황인데도 말레이시아를 슬쩍 끼워넣는 상황도 일어났다.

한국은 남자 레구에서 금메달을 기대했으나 대회 조직위원회의 눈감아가주기로 엉뚱한 피해를 봤다. 한국은 말레시아에 밀려 조 2위로 준결승에 진출했고 결국 동메달에 그쳤다.

엉성한 운영은 웃지 못할 촌극도 만들었다. 수영 시상식 도중 국기가 게양대에서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중국 남자수영의 '간판 스타' 쑨양이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데 시상식에서 '사고'가 터졌다.

국기를 제대로 달지 않아 시상식 도중 중국 국기가 떨어졌다. 여자 자유형 200m 시상식에서는 게양대가 말썽을 부렸다.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대회 운영 관계자가 직접 손으로 국기를 들고 시상식이 치러졌다.

태극기도 게양대에 거꾸로 달리는 등 수난을 당했다. 남북 단일팀이 출전한 여자농구의 경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는 '한반도기' 대신 홍콩 국기로 뒤바뀌어 전광판에 표기됐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각국 선수들을 가장 힘들게 한 점은 열악한 선수촌 시설이 꼽힌다. 선수촌은 겉모습만 그럴듯 해보였다.

피로를 풀고 경기를 치러야할 공간이 오히려 선수들을 힘들고 지치게 했다. 선수들이 쓰는 방에는 냉장고가 준비되있지 않았다. 키가 큰 선수들이 많은 농구와 배구의 경우 침대 사이즈가 맞지 않아 고생을 했다.

가장 큰 적은 모기였다. 선수들은 대회 기간 내내 모기와 전쟁을 치렀다. 선수촌에 모기가 극성이라는 말을 전해들은 선수들 중에는 모기장과 살충제 등을 직접 챙겨오기도 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남자배구대표팀 리베로 부용찬(OK저축은행)은 "선수촌에 돌아온 뒤 가장 중요한 일이 모기를 잡는 것이었다"고 할 정도였다. 선수촌 위생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선수촌 식당에서 공급하는 야채와 식수에 문제가 있어 음식을 먹은 뒤 탈이 난 선수가 많았다.

한국 야구대표팀에서도 선수 세 명이 장염과 고열 증세로 그라운드가 아닌 선수촌 의무실 신세를 져야했다. 한편 국제종합경기대회에 걸맞지 않은 허술한 보안 검색도 이번 대회 기간 내내 문제점으로 꼽혔다.

인도네시아는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 의사도 밝혔다. 오는 2032년 올림픽이 그 무대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과제는 산더미다. 교통 혼잡이 심하기로 유명한 자카르타시는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강제 2부제를 실시했지만 효과는 적었다.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이 드러난 대회였지만 한 가지 만큼은 분명하다. 대회 기간 내내 자원봉사자들과 자카르타 시민들은 경기장에 도착한 참가국 선수들과 관계자에게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냈다. 대회 공식 슬로건인 '에너지 오브 아시아'(Energy Of Asia)가 아닌 '스마일 오브 아시아'(Smile Of Asia)가 더 어울리는 대회였다.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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