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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현대차 개편' 닮은꼴 '롯데지주 분할합병' 반대했다


주주가치 훼손 이유로 반대표 행사…현대차 개편안과 유사점 발견돼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캐스팅보트로 평가받는 국민연금이 앞서 비슷한 형태의 롯데지주 합병 및 분할합병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한 적이 있어, 현대차 개편안에는 어떤 의견을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2월 27일 열린 롯데지주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 및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에 대해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당시 롯데지주 지분을 5% 가량 보유하고 있었다.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현대차그룹 개편안 관련 주총에서 국민연금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롯데지주 사례와 유사점이 발견되면서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사점①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분할합병

롯데지주는 지난 1월 2일 롯데지알에스, 롯데상사,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그룹 개편안을 발표했다.

롯데지주는 롯데아이티테크를 그대로 흡수합병하고, 이를 제외한 5개 계열사를 각각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 롯데지주가 지알에스‧상사의 분할 신설 투자부문과 로지스틱‧후지필름‧대홍기획의 분할 존속 투자부문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를 모두 해소하기 위한 방책으로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의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28일 현대모비스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하고, 현대글로비스가 현대모비스의 분할 신설되는 사업부문을 흡수합병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합병사 지분과 기아차의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 교환, 정몽구 회장 부자의 현대제철‧글로비스 보유 모비스 투자부문 지분 매입 구상도 함께 내놓았다.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순환출자 해소 등을 통해 지배구조를 간소화한다는 데서 롯데의 개편안과 비슷한 맥락의 의미를 가진다.

◆유사점② 개편안 발표 후 주가 하락

롯데지주의 주가는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직후부터 임시주총이 열린 2월 27일까지 약 2개월간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지주의 1월 3일(이하 종가 기준) 주가는 6만9천400원으로, 임시주총 전날인 2월 26일 6만3천900원을 기록해 이 기간 7.9%가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에도 유사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개편안 발표 당일 26만1천500원과 17만3천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16일 현대모비스는 23만7천원으로 9.4%, 현대글로비스는 14만9천원으로 14.1%가 하락했다.

지속적인 주가 하락은 곧 주주가치 훼손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이 롯데지주 개편안 때와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서도 주가하락을 반대의 근거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유사점③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 문제

국민연금이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명분은 ‘주주가치 훼손 우려'다. 이 같은 판단의 잣대가 됐을 것이 바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이나 영업양도 등 주주의 이익과 중대한 관계가 있는 사항에 관해 주주총회가 열릴 경우, 이에 반대하는 주주가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따라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해당 안건에 대한 가치 평가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롯데지주는 개편안 발표 당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으로 6만3천635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임시주총 전날인 2월 26일 주가는 6만3천900원까지 떨어졌다.

당시 롯데지주의 주가가 행사가격을 밑돌지는 않았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행사가격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순 없는 상태였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만 따지고 보면 현대차그룹은 롯데지주 때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다.

지배구조 개편안에 따르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현대모비스 23만3천429원, 현대글로비스 15만1천156원이다. 16일 종가 기준으로 현대모비스(23만7천원)는 행사가격보다 높지만, 현대글로비스(14만9천원)는 낮은 상태다.

개편안 발표 후 지속적인 주가 하락 및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 하회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상당한 점을 감안하면 분할합병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의 당위성과 취지에 대해 시장과 주주들을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연금은 올해 4월 효성의 회사분할승인 건과 이달 초 두산엔진의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에 대해서는 찬성표를 행사했다.

한상연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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