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연속 월드컵 진출 윤덕여호, 가시밭길 묵묵히 걸었다

'평양의 기적'부터 '죽음의 조', 모든 악조건 이겨내며 본선행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4강 진출 후 우승 도전이라는 목표는 사라졌지만, 2019 프랑스월드컵 진출권 획득으로 기본 목표는 달성한 윤덕여호다. 과정 자체가 힘들었기에 결과는 순위에 상관없이 만점이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17일 오전(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18 여자 아시안컵 5~6위전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5-0으로 이겼다. 장슬기(인천 현대제철), 이민아(고베 아이낙), 임선주(인천 현대제철)가 한 골씩 넣었고 주장 조소현(아발드네스)이 멀티골을 터뜨렸다.

선수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충분히 4강에 갈 수 있었지만, 호주와 일본에 승점이 같고도 다득점에서 밀려 운이 따르지 않았다. 호주와 일본에 0-0으로 비겼지만, 베트남에 4-0으로 밖에(?) 이기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어차피 호주-일본이 1-1로 비겨 세 팀 사이의 승자승을 따졌기 때문에 베트남에 많이 넣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아시안컵 본선까지 오는 과정은 기적이었다. 지난해 4월 평양에서 열린 아시안컵 예선에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 북한과 묶였다. 북한과의 승부가 가장 중요했고 장슬기의 동점골로 1-1로 비긴 뒤 다득점에서 앞서 본선에 올랐다. 적지에서 일방적인 압박을 견딘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었다.

그런데 본선 조편성에서 운이 따르지 않았다. 강호 호주, 일본과 '죽음의 조'에 묶였다. 상대적으로 A조에는 개최국 요르단을 비롯해 중국, 태국, 필리핀이 섞였다. 절대 1강 중국을 제외하면 모두 도토리 키재기였고 한국보다 수준도 떨어졌다. 태국이 2위로 월드컵 본선 직행과 아시안컵 4강에 오른 것 자체만 보더라도 한국은 정말 운이 없었다.

윤 감독은 월드컵 진출을 위해 일부 포지션은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그러나 나머지 포지션에서는 기존 선수단을 그대로 데려갔다. 새로 발굴 가능한 자원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 무대에서 장창(고려대), 한채린(인천 현대제철), 홍혜지(창녕WFC) 등을 겨우 수급해 대표팀에 올렸다.

대부분은 지난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우승 주역들이다. 이들이 A대표팀의 주축으로 올라섰다. 새로운 선수단이 올라오지 않는 답답함을 안고 아시안컵에 나서게 됐다.

주장 조소현이 허리에서 균형을 잡고 지소연과 이민아가 공격에서 무서움을 보여줬다. 전가을은 예리한 세트피스 키커로 역할을 했고 장슬기는 측면에서 폭발력을 과시했다.

윤덕여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선수들이 정말 좋은 경기를 했다. 월드컵에 진출해 매우 기쁘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힘든 일이 많았다. 모든 것을 극복해준 선수들 덕분에 감독으로서 이런 좋은 자리에 있게 됐다"고 전했다.

월드컵은 내년 6월에 열린다. 1년 2개월 동안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2015년 캐나다 월드컵에서는 사상 최초 16강 진출을 해낸 바 있다. 16강 이상을 꿈꾸기 위해서는 더 강한 대표팀을 만들어야 한다. 호주, 일본 등 강호에 전략적으로 나서 0-0으로 비긴 경기 운영은 월드컵에서 충분히 시도 가능한 부분이다.

윤 감독도 비슷한 생각이다. 그는 "4경기 무실점했고 강팀에 맞서 물러서지 않을 수 있다는 힘을 얻었다"며 한국적인 경기력 완성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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