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분 43초의 열전… 판정 하나로 차갑게 식었다

[KBL 챔피언결정전]우왕좌왕 심판진…최고 명승부 오점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이상범 원주 DB 감독은 분통을 터뜨렸고 관중석에선 물병이 날아왔다. KBL 역사상 길이 남을 수도 있었을 모처럼의 명경기가 얼룩졌다.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 서울 SK의 2017~2018 정관장 KBL 챔피언결정전 3차전은 시작부터 명승부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6천512명의 관중들이 잠실학생체육관을 빈틈없이 꽉 채웠다. 매표소에는 '전석매진' '입석만 살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올 시즌 KBL에서 가장 뜨거웠던 승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경기 내용도 수많은 팬들을 만족시킬 만큼 매력적이었다. 특히 3쿼터부터 펼쳐진 치열한 접전에 팬들은 물론 취재진도 분주해졌다. 전반 부진했던 디온테 버튼이 돌파 후 강하게 내리꽂은 덩크에 경기장이 달아올랐다.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진검승부가 계속됐다. 종료 18초를 남겨놓고 버튼이 보고도 믿기지 않는 슛을 만들었을때만 해도 경기장의 열기는 대단했다.

하지만 정확히 1초 뒤 벌어진 상황이 경기장 전체를 얼려버렸다. 내용은 이랬다. 공을 잡고 빠르게 치고 들어가려던 테리코 화이트를 김태홍과 버튼이 막아섰다. 김태홍의 파울이 선언됐다. 이상범 감독은 두 팔을 돌리면서 항의했다. 트래블링 바이얼레이션이라는 뜻이었다. 이상범 감독의 30㎝ 앞에서 벌어진 상황이었다.

이 감독의 항의가 이어지자 심판은 테크니컬 파울 경고를 줬다. 이미 이상범 감독은 테크니컬 파울 경고를 하나 받은 상태였다. 심판진이 우물쭈물하는 상황이 여과없이 중계 화면에 노출됐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심판진은 테크니컬 파울 경고를 취소하려는 제스쳐까지 취했다. 그러나 SK 벤치 측에서 강력하게 항의하자 심판진은 이상범 감독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줬다.

주장 김태홍이 심판에게 정중히 설명을 요구했다. 두경민이 달려와 "물어보는거잖아요"라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자석에서 입 모양과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격앙된 상태였다. 버튼과 김주성은 마치 질린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만 항의하고 오라며 두경민을 말렸다. 관중석에선 물병이 날아들었다. 치열했던 접전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버튼이 놀라운 플레이로 3점슛을 성공한 후 파울까지 얻어냈지만 경기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야유와 환호가 코트에 뒤섞였다.

심판은 당연히 테크니컬 파울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테크니컬 파울을 줘야했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분분하다. 다른 경기도 아니고 챔피언결정전 무대다. 점수차는 물론 경기의 흐름 상 분명 넘어갈 수도 있었다. 여기에 테크니컬 파울 취소를 두고 주저하는 장면은 우왕좌왕이라는 말 이외에 설명이 안 된다. 한 농구 관계자는 이 장면에 대해 "저런 클러치 상황에서 테크니컬 파울 경고를 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여기에 판정을 취소하려는 장면도 나오지 않았나. 정말 어이가 없다"고 맹비난을 쏟아냈다.

경기가 끝난 후 이상범 DB 감독은 말은 아꼈다. 하지만 "봐서 아시지 않느냐. 스코어는 졌지만 농구는 이겼다"고 안타까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 경기는 분명 올 시즌 최고의 경기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DB의 뚝심과 SK의 추격하고자 하는 의지가 충돌해 큰 재미를 낳았다. 6천명이 넘는 대관중이 만드는 분위기도 대단했다. 그렇기에 판정이 더욱 아쉬웠다. 39분 43초간 뜨거웠던 경기가 차갑게 식는 순간이었다.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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