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신재생에너지원 목재펠릿, 친환경 에너지일까

"석탄보다 오염물질 많이 배출" vs "BIO-SRF가 불러일으킨 오해"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정부가 조만간 '신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의 세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바이오매스의 범주가 수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신재생에너지원별 발전량 중 81.2%가 폐기물과 바이오매스(폐기물 61.7%, 바이오매스 19.5%)를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태양광, 풍력 등의 비중을 보다 높이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규정돼 있는 신재생에너지 범주 중에서 대표적으로 논란이 되는 것이 바로 바이오매스 에너지이다. 곡물과 식물, 해조류, 동물의 분뇨, 목재펠릿(톱밥을 분쇄한 뒤 원기둥 모양으로 압축 가공한 연료) 등이 주요 원료로 꼽힌다. 이중에서도 목재펠릿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폐기물과 함께 발전소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많이 쓰이고 있지만, 발전 과정에서 오염 물질이 많이 배출된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황주홍 의원(국민의당)은 목재펠릿의 친환경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목재펠릿이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한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구미, 영천 등에서는 목재펠릿, 목재칩 등을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화력발전소 건립을 두고 발전소 측과 지역 주민들이 마찰을 빚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은 건립 반대의 주요 이유로 발전소 건립으로 인한 미세먼지 증가 등 대기오염을 내세웠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목재펠릿이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한다는 주장에 대해 오해라고 항변한다.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목재펠릿을 신재생에너지 원료로 인정했으며, 미국·EU 등 선진국에서도 석탄을 대체하는 청정 발전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목재펠릿은 신재생에너지라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목재펠릿 자체는 친환경에너지가 맞다. 다만, 국내에서는 목재펠릿에 화학물질 등이 포함된 BIO-SRF가 목재펠릿과 혼용돼 쓰이고 있다.

올해 산림청 국정감사에서는 황주홍 의원이 목재펠릿의 대기오염 문제를 제기했다. 황 의원은 "같은 양을 연소 시, 질소산화물(NOx)의 배출계수(허용기준치)는 목재펠릿(1.55g/㎏)이 연탄(0.08g/㎏)보다 약 20배 높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이 주장의 근거로 올해 초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발간한 '고체연료 사용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 특성 조사연구'라는 논문을 근거로 들었다. 질소산화물은 초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물질 중 하나다.

지난 2015년 감사원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도 이 같은 우려가 나타난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목재펠릿은 태양광·풍력발전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 감소 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그 근거로 목재펠릿이 나무를 베어 만들기 때문에 에너지 구조의 환경친화적 전환에 기여도가 떨어지고, 석탄보다 열량이 낮고 수분이 많아 석탄보다 더 많은 양을 연소해야 한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를 근거로 감사원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연이어 목재펠릿에 대한 에너지공급인증(REC) 가중치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REC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 공급을 했음을 증명하는 인증서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직접 늘리는 방법과 함께 RPS 의무 할당량을 채우는 방식이다. 발급량은 전력공급량(MWh)에 가중치를 곱한 값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가중치가 높을수록 비용 절감에 유리하다.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도 "발전사들이 환경성 논란이 일고 있는 목재펠릿으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실적을 꼼수로 채워 바이오에너지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 결국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친환경 발전에 대한 투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신재생에너지 확대 및 RPS 이행을 위해 목재펠릿에 대한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적이 모두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 등 목재펠릿 활성화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황주홍 의원, 감사원 등의 비판에 다소 왜곡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는 목재펠릿에 대한 황 의원의 주장에 대해 "환경과학원 고시에 근거한 석탄과 목재펠릿의 대기오염물질배출계수 비교를 보면 황산화물은 아예 없고, 질소산화물도 보도된 내용보다 훨씬 적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따르면 목재펠릿은 미세먼지의 주 원인이 되는 황산화물(SOx)이 아예 없는 반면, 석탄은 약 5kg/ton다. 질소산화물 역시 목재펠릿은 2.42kg/ton인데 비해 석탄은 7.5~9kg/ton으로 집계됐다.

목재펠릿 등 바이오매스가 석탄을 대체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오염물질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2010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매스 혼소비율이 1%에서 4%로 증가함에 따라 질소산화물 농도가 60ppm에서 37ppm으로 감소했다.

황 의원이 근거로 든 연구자료가 예시로 적절치 못했다는 주장도 있다. 한규성 충북대 목재종이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목재펠릿 사용 설비가 아닌 간이 소각시설에서 실험해 나온 결과"라며 "게다가 연탄과 목재펠릿의 연소 실험이 전혀 다른 방법으로 진행됐기에 해당 주장을 결론으로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애초에 논문에서 가정한 것은 가정용 난방이었는데, 황 의원이 이를 발전용으로 잘못 해석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목재펠릿의 환경기여도가 떨어진다는 감사원의 주장에 대한 반박도 있다. 첫째로 목재펠릿을 생산하기 위해 나무를 베는 것이 아니라, 벌목해야할 시기가 된 나무 혹은 나무 제재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 등을 이용해 목재펠릿을 생산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둘째로는 석탄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전반적으로 적다는 점을 내세운다.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 등은 근본적으로 현 신재생에너지 분류 체계에서 목재펠릿이 BIO-SRF와 따로 분류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는다. 현재는 목재펠릿과 BIO-SRF 모두 바이오에너지에 속해 있다. BIO-SRF란 폐목재를 원료로 사용한 목재펠릿인데, 페목재는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워 단가가 저렴한 대신 화학물질이 많이 함유됐다. 이렇다 보니 BIO-SRF를 태우면 당연히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될 수밖에 없다.

협회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순수 목재펠릿과 폐기물로 만드는 BIO-SRF가 혼용되면서 모든 목질계 바이오매스가 폐기물로 오해받고 있다"며 관련 제도에 대한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BIO-SRF는 바이오에너지가 아닌 폐기물로 분류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문제는 국내 발전사들이 사용하는 상당수 목재펠릿이 BIO-SRF라는 점이다. 현재 일반 목재펠릿과 BIO-SRF 간 REC 수치는 같은데, 이러다 보니 발전사들이 상대적으로 단가가 싼 BIO-SRF를 통해 RPS 할당량을 채우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BIO-SRF에 대한 수요가 많다 보니 수입량도 많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은 산림청 국감에서 지난 2015년 기준으로 전체 목재펠릿 수입량 중 63%가 BIO-SRF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 의원은 "발전사들이 국산 발전용 목재펠릿을 선호할 수 있도록, 경제성 제고 측면에서 REC 가중치를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관건은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신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세부 내용에서 신재생에너지 범주를 어떻게 산정하는지, REC 가중치를 어떻게 조정하는지 등의 여부가 될 전망이다. 당초 이는 11월 말 발표 계획이었지만, 국회가 새해 예산안 논란 등으로 여야 간 공방을 벌이면서 발표 시기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음 주 중으로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아직 일부 내용을 조율 중이기는 하지만, 큰 틀에서는 논의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특성상 관련 업계들도 정부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음 주 중으로 나올 정부의 세부 정책이 주목된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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